최일도 목사, 10.27에 “차별·혐오 넘치는 200만… 가지 않는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작은 시골교회 찾아가 주님 묵상하며 노동기도할 것”

“꼭 한목소리 낼 이유 없어… 생각 다르면 존중할 뿐
흥분하고 큰소리치며 이단 모는 것은 매우 어리석어
대형교회 중심 초대형 집회, 참석 여부는 개인의 몫”

▲최일도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최일도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밥퍼’로 유명한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대표)가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이하 10.27)를 비판하며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일도 목사는 23일 자신의 SNS에 게재한 글을 통해 “(10.27에 대해) 묻는 분들이 제법 많고 혼란에 빠진 분들도 여러 사람 되는 것 같아 저의 생각을 솔직히 말씀드리는 것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 여겨 제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저는 가지 않는다! 다녀오실 분들은 광화문에 잘 다녀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최 목사는 “저와 공동체 형제 한 사람, 두 사람은 10월 26일 오전 10시 부터 한국의 성 프란치스코라고 불리는 이세종 선생님과 그의 제자 이현필 선생님을 깊이 생각하고 그분들이 걸으신 영성의 길을 함께 걷고자 전남 화순군 도암면에 있는 아주 작은 시골교회를 찾아간다”며 “이세종, 이현필 그 두 분의 청빈과 청결과 순명의 삶과 그 숨결을 따라서 화학산 각수바위 초막까지 걷고 걸으며 한국교회와 대한민국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고적한 시골길을 걸으며 주님을 깊이 묵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10월 27일에 200만이 모여 한국기독교의 단합된 힘을 보여 준다는 큰 집회에 저는 참여할 마음이 없다”며 “저는 10월 27일 그날은 동광원의 암자에서 항상 쉬지 않고 기도하는 이영길 수사님과 다리가 없는 동광원 언님, 단 두 분과 함께 도암면 동광원 분원인 작은 판잣집에서 주일예배를 올려 드리고 노동기도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군중의 힘과 차별과 혐오가 넘치는 200만 명이 모일 것이라는 광화문보다는 두세 사람이라도 주님의 이름으로 모여 서로서로 사랑하기에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도록 서로 권하고 위로하며 예수살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하나 되는 소수의 모임을 저는 더욱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교단과 교리와 교파가 다양한 기독교가 꼭 한목소리를 내야 할 이유는 없다. 서로 생각이 다르면 존중해 드릴 뿐”이라며 “‘왜? 나와 같이 행동하지 않는가?’ 흥분하고 큰소리치며 예수 안에서 한 몸 된 형제를 이단으로 몰거나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대형교회 중심의 초대형 군중집회를 찬성하여 함께 모이든지? 모임에 가지 않든지?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역사 앞에서 개인의 결단이요 몫”이라며 “집회 찬성파와 반대파가 서로를 비난하거나 제발 악마화하지 않기를 간구하며 소망할 뿐”이라고 했다. 다음은 최 목사의 해당 글 전문.

"저는 가지 않습니다!"

10.27 대회에 대하여 최목사님 입장이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날마다 밥퍼에 오시는 어르신 몇 분께서 지난주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오늘은 저에게 "목사님은 왜, 안 가십니까? 저 가도 되겠습니까?" 묻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렇게 묻는 분들이 제법 많고 혼란에 빠진 분들도 여러 사람 되는 것 같아 저의 생각을 솔직히 말씀드리는 것이 마땅하고 옳은 일이라 여겨 제 입장을 분명히 밝힙니다.

"저는 가지 않습니다!"

"다녀오실 분들은 광화문에 잘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저와 공동체 형제 한사람, 두 사람은 10월 26일 오전 10시 부터 한국의 성 프란치스코라고 불리우는 이세종 선생님과 그의 제자 이현필 선생님을 깊이 생각하고 그분들이 걸으신 영성의 길을 함께 걷고자 전남 화순군 도암면에 있는 아주 작은 시골교회를 찾아갑니다.

이 세종, 이 현필 그 두 분의 청빈과 청결과 순명의 삶과 그 숨결을 따라서 화학산 각수바위 초막까지 걷고 걸으며 한국교회와 대한민국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고적한 시골길을 걸으며 주님을 깊이 묵상할 것입니다.

금주 주말이 케노피아 영성학교 첫번째 시간입니다. 캐노피아는 헬라어 케노시스와 토피아가 결합된 말입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케노시스는 '자기 비움' 이며 토피아는 '장소'라는 뜻이지요.

화순군 도암면은 한국교회가 낳은 성자 이세종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말씀대로 제자도를 철저하게 살았던 장소입니다. 곧 케노피아 (비움의 장소)입니다.

10월 26일(토) 오전 10시부터 '이세종의 영성과 문화적 자산'에 대한 세미나가 있고 점심 이후 걷기 묵상을 합니다.

두번째 케노피아 영성학교는 11월 23일(토)에 열리는데 부족한 제가 '이현필의 생애와 영성의 길'이란 제목으로 그리고 동광원 벽제분원장이신 심중식 수사님도 강의를 맡아 진행하며, 그날도 침묵 속에서 걷기 묵상을 할 것입니다.

10월 27일에 200만이 모여 한국기독교의 단합된 힘을 보여 준다는 큰집회에 저는 참여 할 마음이 없습니다.

저는 10월 27일 그날은 동광원의 암자에서 항상 쉬지 않고 기도하는 이영길 수사님과 다리가 없는 동광원 언님, 단 두 분과 함께 도암면 동광원 분원인 작은 판잣집에서 주일예배를 올려 드리고 노동기도를 할 것입니다.

군중의 힘과 차별과 혐오가 넘치는 200만명이 모일 것이라는 광화문보다는 두 세 사람이라도 주님의 이름으로 모여 서로서로 사랑하기에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도록 서로 권하고 위로하며 예수살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하나되는 소수의 모임을 저는 더욱 귀하게 여기기 때문이지요.

교단과 교리와 교파가 다양한 기독교가 꼭 한 목소리를 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서로 생각이 다르면 존중해 드릴 뿐입니다. 왜? 나와 같이 행동하지 않는가? 흥분하고 큰소리치며 예수 안에서 한 몸된 형제를 이단으로 몰거나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형교회 중심의 초대형 군중집회를 찬성하여 함께 모이든지? 모임에 가지 않든지?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역사 앞에서 개인의 결단이요 몫입니다. 집회 찬성파와 반대파가 서로를 비난하거나 제발 악마화 하지 않기를 간구하며 소망할 뿐입니다.

예수님이 가장 미워하고 심지어는 회칠한 무덤이라고 책망한 사람들은 당시 죄인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세리와 성을 매매한 여자가 아닙니다.

스스로 하나님을 가장 잘 알고 잘 믿는다고 여기며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들을 다르다는 이유로 함부로 판단하고 정죄한 바리새인들입니다.

우리 주님이 하신 생명의 말씀, 복음의 본질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치하며, 살아 운동력이 있어 심혼 골수를 쪼개는 변화 능력이 있습니다. 주님의 공생애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요. 그 시작은 지금부터, 여기부터,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나부터 입니다.

어느 민족 누구게나 결단할 때가 있습니다. 참과 거짓이 싸울 때에 어느 편에 설 것인가는 여러분 각자의 몫이요 선택입니다.

골방으로 갈 것인가?
광장으로 갈 것인가?
변두리로 갈 것인가?
중앙으로 갈 것인가?

저는 골방과 변두리를 선택했고 갈수록 고독하고 힘들더라도 그 길을 끝까지 걷겠습니다. 죽는날까지 이 걸음으로...

한국기독교 최초의 수도 공동체인 동광원에서 1일 1식을 하면서 평생을 중보기도와 노동기도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주님께 바친 제 친구 이영길 수사님 골방에 적힌 글로써 오늘 '저의 마음 나누기'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아들아, 오늘이 네가 죽는 날이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
(고전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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