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원회, 3일 앞두고 기자회견
서울역까지 열어준 것도 처음
60만 등록, 현 장소로 힘들어
경찰도 전례없는 규모에 관심
확정 안 돼 하차 공지 못한 것
‘10.27 한국교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3일 앞두고, 조직위원회가 원활한 예배 운영과 참석자들의 안전을 위해 경찰 당국에 집회 장소를 추가해줄 것을 호소했다.
10월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10.27 연합예배’ 마지막 기자간담회에는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홍호수 목사와 기획·운영위원장 주연종 목사(사랑의교회)가 설명과 답변을 맡았다. 기도회를 처음 시작한 손현보 목사도 참석했으나, 앞에 나서는 대신 자리에 앉아 지켜봤다.
홍호수 목사는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장소 문제”라며 “서울역부터 광화문까지 2차로를 제외한 전 차로에서 집회가 진행되나, 현재 홈페이지 신청 등록자가 6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홍호수 목사는 “허수를 잡아내고 실제 참여자들을 걸러내는 중이지만, 실제 등록자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가늠하긴 힘들다. 신청하지 않고 오시는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한다”며 “경찰도 안전 문제로 실제 참여자에 관심을 갖고 있고, 현재 허가 장소만으로 수용이 힘들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저희는 서울역에서 삼각지까지 추가로 신청했지만, 용산경찰서에서 지난주 금요일 불허 통보를 받은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홍 목사는 “모든 성도님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안전하게 예배드리고 귀가하셔야 하는데, 장소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만에하나 있을지 모를 사고 방지를 위해 계속 삼각지까지 요청드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허가받은 서울역-광화문만으로는 20만 명도 수용할 수 없음을 경찰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의치 않을 경우 제3의 장소인 여의대로와 국회의사당 인근 도로도 대안으로 영등포경찰서에 일단 집회 신고는 해놓았지만, 주무대인 서울시청에서 무선으로 여의도까지 영상 송출은 쉽지 않다”며 “저희가 요청한 서울역-삼각지와 서울시청 인근 여러 이면도로들까지 열어줄 경우 여의도에서도 모일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홍 목사는 “단 한 사람의 참여자라도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기에, 저희는 최대한 안전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예배를 진행할 것”이라며 “전국 교회에서 버스 하차와 주차 지점 문의가 쇄도하고 있음에도 아직 답을 드리지 못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홍호수 목사는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집회 장소를 열어준 것도 사실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모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경찰 당국과 일부에서는 더 이상은 도심이 마비되니 적당히 오게 하라는데, 그런 목소리는 우리가 왜 모이는지 알지 못하시는 것”이라며 “자발적으로 참석하시는 것이므로 강제로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 여러분들의 어려움도 충분히 이해한다. 공간은 제한돼 있는데,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소 추가를 요청드린 것이고, 경찰에서도 노력해주고 계신다”며 “경찰은 추가 참여 자제를 요청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저희도 어찌 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홍 목사는 “서울 도심에 대형버스만 2천여 대가 들어올 텐데, 도심이 마비될 수 있다”며 “주일날 오시는 분들이 조금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다음 세대를 위한 노력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조직위는 이날 취재진에게 이제까지 허가 및 추가 요청 지역과 추가 집회 신고 지역 자료 등을 배포하기도 했다.
주연종 목사도 “자발적 집회이고 참석하는 구성원들이 같은 신앙 공동체이기 때문에, 소통이 원활해 안전 문제는 여타 집회들보다는 괜찮으리라 본다”며 “하지만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장소가 평지이고 행진 등 예배 중 움직임도 없다”고 보충했다.
같은 시간 광화문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지키기 국민대회’에 대해 “우리나라에는 집회의 자유가 있다”며 “타 집회와 겹치지 않는 시간으로 설정했고, 현장에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으리라 본다. 저희는 정치집회가 아니다. 정치인들 누구도 순서를 맡지 않는다. 총회장 등의 인사도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조직위 대변인 김정희 대표(전국청년연합 바로서다)는 “저희가 모이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7월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 때문이다. 이는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듯한 ‘사법적 입법’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문제를 놓고 걱정하는 성도님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개인과 교회별 신청이 60만 명을 돌파한 것이다. 만든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홈페이지에 매일 5만여 명이 접속하고 있다”고 놀라워했다.
‘10.27’ 이후 계획에 대해 주연종 목사는 “이번 과정에서 한국교회가 그동안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했다는 자각이 있었다. 그래서 동성애 문제뿐 아니라 교육·문화·통일·북한인권 등 각종 사회 어젠다에 대해 교회가 해야 할 일들을 종합적으로 다룰, 미국 후버연구소나 브루클린연구소에 버금가는 연구재단이나 모임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며 “계속 기부와 헌혈 등 사회에 기여하는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물결이 필요하다. 이번에 일으킨 물결이 다시 서구 사회로 역으로 흘러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