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수 목사의 ‘예언’ 적중(?)
대규모 종교단체 집회 언급하며
소음·교통 정체로 불편 등 중심
한겨레·경향은 “예배 아닌 혐오”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10월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 그리고 여의도에서 현장 110만, 온라인 100만 이상 참석해 열린 가운데, 일반 언론들이 바라보는 ‘10.27 연합예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예배 첫 번째 설교자였던 박한수 목사(제자광성교회)가 이날 저녁 뉴스 내용을 ‘예언(?)’한 바 있기 때문.
박 목사는 “오늘 우리 모임을 세상은 비웃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모여서 목소리를 내도, 오늘 저녁 메인 뉴스에 나오지도 않을 것”이라며 “다루더라도 ‘보수 기독교 단체가 일부 모여 시내 한복판에서 집회를 해 고통을 겪었다’는 소리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그러나 만약 동성애 지지자들 100만 명이 모였다면 메인 뉴스에 도배가 될 것이고, 전 세계 외신들이 주목할 것”이라며 “이처럼 우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엄연히 차별을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음행과 일탈을 일삼는 자들도 당당하게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는데, 우리가 무엇이 두렵겠는가? 우리는 죄가 무섭고 하나님이 두렵지, 무서울 게 뭐가 있을까”라고 전했다.
일단 박한수 목사의 ‘예언’대로, 대부분의 언론들은 주말에 도심에서 ‘대규모 종교단체 집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짧게나마 언급하면서 ‘극심한 교통 혼잡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부정적 뉘앙스로 다루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어느 정도 혼잡했는지, 몇십만 명 정도가 모이면 차량 정체가 몇 시부터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는지 등 객관적 데이터 없이, ‘습관적으로’ 차량 정체와 교통 혼잡 언급을 반복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공중파 3사 제목 모두 ‘차량 정체’
공중파 3사의 경우 <도심 대규모 집회 교통 통제… 차량 정체(KBS)>, <서울 도심서 개신교 단체 대규모 집회… 교통 혼잡 빚어져(MBC)>, <서울 도심서 ‘개신교 단체’ 대규모 집회…한때 극심 정체> 등 제목부터 ‘차별금지법 반대’나 ‘한국교회 연합예배’ 대신 ‘차량 정체와 교통 혼잡’을 주로 다뤘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주최측을 잘못 표기했다. MBC는 다섯 문장의 오후 7시 10분(이하 시간 네이버 기준) 보도문에서 ‘한국교회연합’이라고, KBS도 오후 5시 7분 최초 네 문장의 보도문에서 ‘한국교회연합 등’이라고, SBS도 오후 8시 55분 보도에서 세 문장 중 ‘개신교 단체가 주축이 된 한국교회연합’이라고 잘못 표기했다.
그나마 KBS는 오후 9시 21분 보도에서 제목을 <개신교 대규모 도심 집회…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라고, SBS도 최초 오후 6시 17분 보도에서는 <창조주 부정… 개신교 ‘차별금지법·동성혼 반대’ 대규모 집회>라고 했다.
특히 SBS는 최초 오후 6시 17분 보도에서 비교적 상세히 내용을 보도했다. SBS는 “참석자들이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기 위한 1천만 기독교인 1027 선언문’을 발표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며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 판결과 이후 일련의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의단체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와 여의도에서 옥외 집회 형태로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를 열어 주최측 추산 약 110만 명이 참석했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이와 함께 조직위와 입장을 달리하는 교계 단체가 별도 예배를 드리며 “차별과 혐오로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 사실도 언급했다.
이 외에도 조선·동아일보를 비롯해 대부분의 언론들은 ‘교통 혼잡과 차량 정체’를 하나같이 지적했다. 서울신문의 경우 <“귀 찢어질 듯” 광화문 집회 ‘소음 폭탄’…시민들 불편>이라고 소음 문제를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사진 기사 형태로 간단히 보도했다. 연합뉴스도 <‘10.27 연합예배’ 개최, “창조주 부정하고 성오염과 생명경시 우려”>라는 제목 아래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도하고자 했다.
조선일보는 그나마 상세히 보도한 편이었다. <“동성혼 합법화 반대” 110만명이 모여 연합 예배>라는 제목 아래 서울시청·여의도 등 11개 도로에서 대법원 지난 7월 건강보험 피부양자 판결을 규탄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경찰 추산 약 23만 2,500명, 주최 측 추산 약 110만 명이 참가했다며 다섯 문단 정도로 소개했다.
경향신문의 경우 <‘예배’라는 이름의 ‘성소수자 차별’ 도심 광장 집회>라는 제목으로 “주최 측은 이 행사를 ‘예배’ ‘기도회’라고 했지만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집회에 가까웠다”고 논평했다. 이들은 “누구나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있다. 그런 점에서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의사 표현도 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들이 광장에서 집단으로 표출한 의견은 약자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결코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도 <“동성혼 막은 거룩한 나라로” 예배 가장한 혐오… 도심에 쏟아졌다>는 제목으로 유사하게 보도했다. 한겨레도 ‘한국교회연합 등 보수적 개신교 단체들’이라고 표기했고, “이날 집회에선 성소수자 혐오 발언과 가짜뉴스도 쏟아졌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