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울린 10.27 연합찬양대 ‘Way Maker’ 솔리스트 유난이 “나를 다 비웠을 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인터뷰 통해 비하인드 스토리와 소감 밝혀

▲현재 출석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성원교회(담임 이준 목사)에서 만난 유난이 자매. ⓒ송경호 기자
▲현재 출석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성원교회(담임 이준 목사)에서 만난 유난이 자매. ⓒ송경호 기자

온·오프라인으로 200만여 명이 함께한 ‘10.27 연합예배’의 여운이 계속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 생중계 영상이 11월 8일 오후 현재까지 126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당시 접속 국가 리스트에 따르면 총 102개국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함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400여 명의 성가대와 100여 명의 오케스트라로 구성된 연합찬양대가 빗속에서 ‘Way Maker(웨이 메이커, 길을 만드시는 주)’를 부르던 장면은 ‘10.27 연합예배’를 대표하는 순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찬양 영상은 크리스천투데이 유튜브에서만 조회수 46만 회 이상을 기록했으며, 그 외에도 수많은 채널들에서도 게시되며 엄청나게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그 연합찬양대 속에서도 강력한 존재감을 보였던 솔리스트의 정체(?)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궁금증을 갖고 있다. 이에 본지는 당시 솔리스트 유난이 자매(서울 마포구 성원교회)를 지난 1일 만나 이번 무대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소감을 들었다.

어렸을 땐 찬양하는 일 당연시
저 같은 죄인도 써주시니 감격
가장 약할 때 강하게 사용하셔
다 비우고 내려놓았을 때 역사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지난 ‘10.27 연합예배’에서 함께 찬양한 유난이 자매입니다. 저는 대학교 졸업 후 교수님을 통해 가수들의 코러스를 4-5년 했고, 간간이 앨범도 냈습니다. 유난이, 유나니, 나니 등 세 가지 이름으로 각각 활동한 적이 있어요.

지금은 보컬 트레이너도 병행하고 있어요. 제가 생각보다 가르치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거든요. 저는 제게 있는 것들을 나누고, 나눔을 받은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더라고요. 저희 집에서 여러 직업을 가진 분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대일로 노래를 가르치고 있어요. 간혹 크리스천들이 오시면 믿음에 대해 나누면서 제 공간을 키워가고 있어요.”

-찬양사역을 시작하신 계기가 있으신지요.

“찬양은 저도 하고 싶었고, 찬양을 할 수밖에 없는 일들도 이어졌어요. 친구들을 통해서나 프로젝트로 계속 해 왔고, 교회에 가서도 솔리스트를 하게 됐죠. 하나님께서 계속 찬양을 하도록 이끌어 주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어렸을 때는 그런 부분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막연하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너무 즐거워’ 이렇게만 생각했고, 저 자신이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지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죠. 약간 수동적으로, 어린아이처럼 시키니까 하지만 재미가 있는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어요. 실력의 높고 낮음보다, 그저 저 같은 죄인도 이렇게 써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이 너무 느껴져요. 그래서 찬양할 때마다 엄청 은혜를 받고 감격해서 막 울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도 찬양을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10.27 연합예배’ 찬양대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참여 계기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그때 한 공연을 하게 됐는데, 당시 사랑의교회 호산나찬양대 지휘자이셨던 김홍식 장로님께서 알아봐 주셔서 2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2-3년마다 솔리스트를 하고 있었어요.

코로나가 막 시작된 2020년 5월쯤, 사랑의교회 호산나찬양대에서 솔리스트로 이번 찬양곡인 ‘Way Maker’를 영어 버전으로 함께 부르게 됐어요. 반응이 좋았고, 저희에게는 자주 부르는 자연스러운 찬양이었죠. 당시 유튜브 찬양 영상에도 많은 댓글들이 달렸는데, ‘침체돼 있던 믿음이 회복됨을 느낀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아요.

그런데 이번 ‘10.27 연합예배’ 연합찬양대 지휘를 맡은 사랑의교회 호산나찬양대 조성환 목사님께서 한 달 전 연락을 주셨어요. 한글 버전으로 함께 찬양해 보지 않겠느냐고 하셨고, 바로 순종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도 (제가 솔리스트로 선정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당시 제 상태가 그리 좋진 않았어요. 그래서 기억하고 싶은 것은, 제가 가장 약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일 때 하나님께서 강하게 써주셨다는 거예요. 이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성령님께서 함께해 주셔야 할 수 있고, 나 자신을 다 비우고 내려놓고 항복했을 때 하나님께서 쓰신다는 것을 기억하고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돼요.”

-당시 어떤 마음으로 찬양을 하셨는지요.

“저희 교회 목사님과 성도님들이 정말 많이 기도해 주셨어요. 그런데 그런 티는 잘 내지 않으시죠. 그래서 좀 더 편안하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말씀드렸듯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그랬기 때문에 그 찬양을 제 능력으로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하는 중간에도 계속 속으로 ‘주님! 주님! 진짜 주님이 하셔야 돼요!’ 부르짖었던 것 같아요. 그 마음 하나만 갖고 했기 때문에, 제가 아예 없었던 느낌도 들었어요. 끝나고 나서도 어떻게 하고 내려왔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정말 하나님만 불렀던 것 같아요. 정말 그것밖에 없습니다.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이 얼마나 위대하고 놀라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삶을 바꾸시고 일으키심을 보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자녀로서 사람을, 삶을 일으킬 수 있길 조심스럽게 기도해 봅니다.”

▲유난이 자매가 10.27 연합예배 당시 빗속에서 찬양하는 모습. ⓒ조직위
▲유난이 자매가 10.27 연합예배 당시 빗속에서 찬양하는 모습. ⓒ조직위

1천여 명 한목소리 쉽지 않아
하나님 앞 엎드린 믿음의 현장
유례없는 큰 예배 초대돼 영광
정치색 떠나 하나님 일하신 것

-1,400여 명의 성가대와 함께 찬양하셨는데요.

“1,400여 명이 한목소리를 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여러 교회들에서 모여 서로가 서로를 처음 보는 성도님들이 당일 몇 번의 연습만으로 놀라운 사운드를 만들어 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하나님 앞에 납작 엎드려 그의 의를 구하는 자들이 아니라면 절대 할 수 없었을, 대단한 믿음의 현장이었습니다.

양 옆에는 오케스트라 연주자 분들이 저를 감싸고, 바로 뒤에선 1,000명 넘는 성도님들이 힘 있게 받쳐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수고와 노고가 없었더라면 절대로, 절대로 많은 분들의 마음을 울리는 찬양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예배자가 되어 드리는, 역사상 유례없는 큰 예배에 초대돼 영광이었습니다.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예배를 함께하신 분들이 다들 찬양에 은혜를 많이 이야기하고 계신데요.

“제게도 많은 분들의 연락이 왔어요. 대학교 친구들부터 사회에서 사귄 친구들, 그리고 어렸을 때 다니던 모교회 목사님도 부모님을 통해 연락해 주셨어요. 지금 제 고향에서 부모님이 다니시는 그 교회 목사님을 통해서도 소식이 들려서 너무 신기했어요. 이런 반응이 처음이거든요. 그저 ‘하나님께서 일하시면 이런 느낌이구나. 하나님은 정말 위대하시구나’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가끔 인스타그램을 하는데, ‘10.27 연합예배’ 태그 검색을 해보니 제 촬영 부분만 짧게 ‘쇼츠’로 올라온 게 있었어요. 그 영상 댓글에 제가 누군지 물어 보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제 이름을 모르시니까요.

그랬는데 누군가 거기다 대댓글을 달았어요. ‘이분이 헤리티지에 있었던 분이라고 들었다’는 거예요. 그런데 저는 헤리티지를 팬으로서 정말 좋아하지만, 한 번도 거기서 활동해본 적은 없거든요.

그래서 ‘나의 정체를 밝혀야 하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웃음), 조용히 입 다물고 어떻게 진행되나 봤어요. 그랬더니 제 본명은 아니지만 누군가 소리나는 대로 ‘유나니’라고 답을 달아 주셨어요. 이것도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죠. 이런 댓글을 보면서도 감사했어요.”

-이번 예배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없던가요?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있나 하고 유튜브 등을 통해 좀 찾아보기도 했어요. 너무 모르고 시작하면 안 되니까 노파심에 찾아봤는데, 내용이나 댓글 모두 그런 내용들은 발견할 수 없었어요. 제 알고리즘이 너무 탄탄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웃음).

한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쓰신 댓글들을 굉장히 많이 봤어요.그런 것들을 보면서 더 마음을 다졌던 것 같아요. 정치색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기 때문에 기도하는 마음이 더 컸어요.

예배를 드리는 이유가 되는 부분들이 정말 하나님께서 역사하셔서 바꿔 주시지 않으면 안 되는 사안들이잖아요. 정치색을 떠나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믿으려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제 주변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었고, 그런 쪽으로 이야기를 해주시는 분들도 없었어요.”

10.27 예배, 일회성 되지 않아야
주제 ‘건강한 가정, 거룩한 나라’
세우고 지켜나가는 날까지 계속
하나님 찬양하는 일 매진할 것

-많은 분들이 함께한 ‘10.27 연합예배’ 현장에서 예배드린 소감과 이후 달라진 점이 있으시다면.

“이 예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길 바랍니다. 나아가 가정과 학교, 교회와 직장, 친구관계에 이르기까지 저희 크리스천들이 추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길 바랍니다. ‘건강한 가정, 거룩한 나라’를 세우고 지켜나가는 그날까지 예배는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

찬양하기 어려웠던 제 몸과 마음 상태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모두 많은 분들의 응원과 아낌없는 기도 덕분이라 생각해요. 무엇보다 이 많은 상황들을 예비하고 준비하신 하나님의 열심을 느낍니다. 그래서 지금은 잠시 쉬었던 찬양팀에도 다시 복귀하려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함께 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저는 지금까지 막 계획 있게 살지는 않고, 하고 싶은 일들과 할 수 있는 일들을 해 왔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가르치면서 노래하면서 살 것 같고, 하나님 찬양하는 일도 죽을 때까지 계속 할 것 같아요.

저를 궁금해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감개무량해요. 이번 계기를 통해 더욱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에 매진할 것 같아요. 더 많이 관심을 가져 주시면 거기에 부응하는, 또 찬양을 들려드리는, 하나님의 자녀가, 자매가 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아빠 아버지, 나의 하나님만 홀로 영광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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