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덴교회에서의 즉석 대담 통해 밝혀
개인적 차별금지법 반대하지만
상대의 찬성 의견도 존중하는 것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현재 당의 주류는 실용주의자들
집권 목표 대중 정당 할 일 아냐
반대하고 싫어하는 게 차별 아냐
우리나라엔 동성애자 차별 없어
법안으로 분란 일으키는 것 경계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용인정)이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차별금지법을 발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당 최고위원으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당을 이끌고 있는 이언주 의원은 지난 10일 새에덴교회 저녁예배에 참석해 소강석 목사와의 ‘즉석 대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전했다. 이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야권 지도부의 공개적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포괄적 차별금지법(평등법) 등은 주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좌파 진영에서 지난 17대 국회부터 계속해서 발의해 통과를 시도해 왔다. 이번 22대 국회에서는 아직 발의되진 않았으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당 등 야당이 압도적 의석을 갖고 있어 발의하면 단독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법원의 동성 파트너 피부양자 인정 판결이 계기가 된 ‘10.27 연합예배’ 후 동성결혼 합법화와 성전환 수술 없는 성별정정 등을 반대하는 ‘100만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이날 새에덴교회 저녁에배에서는 조영길 변호사(법무법인 아이앤에스)가 ‘교회여!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전략적으로 막아라(마 7:15)’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전했다. 소 목사는 앞서 이언주 의원과의 대담에 대해 “왜 하필 야당 의원을 모셨느냐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의원님은 저희 교회 성도”라고 소개했다.
특강 후 조 변호사, 소 목사와 함께 토크에 나선 이언주 의원은 먼저 “조 변호사님을 잘 안다. 저와 함께 차별금지법을 주제로 했던 ‘100분 토론’ 동지 아니신가”라며 “당시 찬성 측 진중권 교수와 금태섭 전 의원이 저희를 무식한 사람 취급하면서 공격해 힘들었는데, 변호사님이 스마트하고 차분하게 설명을 잘 하셔서 저는 옆에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언주 의원은 “핵심은 이런 문제를 자칫 흥분하면서 이야기하면, 듣는 분들에게 혐오감을 일으키거나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것처럼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저도 (차별금지법에) 개인적으로는 반대한다. 다른 정치인들도 사실 대부분 반대하시겠지만, 대외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내가 반대 입장이라도 상대의 찬성 의견은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다만 내가 반대할 자유는 있는 것 아닌가. 처음엔 차별금지법에 대해 반대하면 안 되는 것인지, 굉장히 헷갈리더라”며 “하지만 반대할 자유는 있는 것이고, 상대가 찬성할 경우 설득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의견을 강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소강석 목사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시고, 과거 당에서 차별금지법을 강행 처리하려 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지만, 지금 발의되거나 발의 계획은 없는 걸로 안다”고 질문했다.
이에 이언주 의원은 “현재 발의된 법은 없다. 저는 강력하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발의나 통과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혹시라도 이야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 발의할 생각이 있는지 의원들 간 논의도 있었다”며 “몇 년 전 지난 국회 때 차별금지법 등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일부 있었는데,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많이 떨어지셨다”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은 “저도 그렇지만, 지금 당의 주류는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용주의자들이다. 차별금지법 같은 법안은 소수 이념 정당에서는 발의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170석을 가진 대중 정당이고 집권을 목표로 하는데 이것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이슈일까”라며 “그렇지 않다. 미국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과하게 표현됐다. 집권을 목표로 하는 큰 정당에서 이런 법안을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강석 목사가 “그럼에도 한두 사람이 목소리를 낸다면”이라고 질의하자, 이 의원은 “집권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법안을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의 전체적 흐름에 반하고, 그 의원 때문에 당 전체 분위기가 이상하게 비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의원은 “조영길 변호사님 말씀처럼, 우리 당 안에도 기독교인 의원들이 굉장히 많고 당원들도 많다”며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유교적 문화도 있어서, 더욱 (동성애 등에 대해)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그런데 외국에서 유행한다 해서 갖고 들어온다는 것은…”이라고도 했다.
조영길 변호사는 “소강석 목사님이 한국교회동성애대책협의회(한동협) 초대 회장을 하실 무렵 제기됐던 동성애 합법화 소송을 맡으면서 이 일에 뛰어들었고, 이후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해외 선진국들은 교회가 시민단체들이 효과적 연합 활동을 통해 국민들과 정치권 등과 소통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이 전면에 나서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도록 소 목사님을 비롯해 교회들이 잘 뒷받침해 주셔서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소강석 목사는 “연방 하원의원 3선을 지낸 김창준 장로님에 의하면, 미국도 클린턴 대통령 때까지는 막아냈지만 그 이후 힘겨루기에서 밀렸다고 하더라”며 “우리도 말씀하셨듯 시민단체 등이 앞장서고 교회와 목사님들은 뒤에서 후원하고 전면에 나서지는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차별금지법이 발의된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힘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언주 의원은 “법안 이름 때문에 헷갈리기 쉽다. ‘차별금지’라고 하니까 좋아 보이고, 당연한 거 아니냐 하면서 무너지는 것일 수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들을) 차별하지 않는다. 고용이나 교육 등을 막는다면 차별이겠지만, 싫어하거나 반대하는 게 차별인가? 필요 없는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그럼에도 왜 제정하려 하는가? 결국 반대를 차별하겠다는 것”이라며 “해외에는 동성애 자체를 처벌하는 나라도 있다. 반대로 동성애 반대를 처벌하는 나라도 있다. 이것이 차별금지법이다. 우리나라에는 종교와 양심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법은 생기지 않는 것이 맞다”고 정리했다.
또 “국민 양심과 종교의 영역에 맡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그런 법안을 들고 나와서 분란을 일으킨다. (인권조례를 추진하는) 지방이든 어디든, 자꾸 분란과 문제와 갈등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며 “정당 간의 문제도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법안을 발의한 분은 국민의힘으로 갔다. 민주당의 문제도 아니다. 지금은 북한 문제나 먹고 사는 문제 등 훨씬 더 심각한 문제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언주 의원은 “저는 ‘보수적 자유주의자’다. 그래서 가족 공동체를 중요시한다. 대한민국에서 집권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에서, 가족 공동체가 무너지면 사회가 힘들어지지 않겠는가”라며 “저는 민주당에서 보수주의자로서 당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고, 그런 역할에 대해 당에서도 좋아하신다. 차별금지법을 교회가 왜 반대하고, 서양은 왜 저러는지 등을 당에서 설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길 변호사는 “이언주 의원님의 스탠스를 보니, 법안에 대해 정확히 알고 국익에 얼마나 해로운지 정확히 알고 계신 것 같다. 여기에 정확한 팩트와 논리, 지식과 근거로 말씀하시니 잘 모르던 많은 분들을 설득할 수도 있다”며 “여러 성도님들도 차별금지법의 해악에 대해 공부하셔서 믿지 않는 분들까지 설득하시면 좋겠다. 이는 교회의 힘만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깨우친 국민들과 함께 막아야 한다. 차바아나 성수협 등의 강의도 듣고 기도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이언주 의원은 “이런 말씀을 하실 때, 편협하게 보이시면 안 된다. 웃으면서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나는 이런 의견을 갖고 있다‘고 이성적으로 말씀하셔야 먹힌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신앙을 자신들에게 강요한다고 오해하기 쉽다. 정치적으로 편향된 입장을 보일 때도 오해를 받을 수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소강석 목사는 “평정심을 갖고 힘을 합쳐서 대응하자. 조영길 변호사님의 활약 이후 토론을 할수록 차별금지법의 해악만 드러나 중단된 방송 토론도 추진해 보겠다. 대한민국이 문화적 병리현상이 없는 건강한 사회가 되길 기도한다”며 “이번에 한국교회가 똘똘 뭉쳐서 영향력을 보여줬다. 이제 조금 더 전략적으로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하고, 절대 혐오감을 주거나 진영을 나눠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