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예배찬양 학술대회서 최병락·곽승현 목사 질의응답

▲질의응답 모습. ⓒ예사연

▲질의응답 모습. ⓒ예사연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11월 21일 분당 지구촌교회에서 진행된, 예배사역자연합 주최 제1회 예배찬양 학술대회 ‘예배찬양 포럼 2024’에서다.

이날 참석한 50명 이상의 예배사역자들은 패널로 참석한 최병락 목사(강남중앙침례교회)와 곽승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와 진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두 목회자는 예배찬양 사역을 잘하는 교회를 맡고 있으며, 예배사역자 출신이다.

▲최병락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예사연

▲최병락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예사연

‘예배로 부흥하는 교회’ 슬로건
계단 오르듯 한 주간 예배 준비
최고의 하나님께 최선의 예배를
예배 후 메시지 1주일 동안 실천

두 목회자는 앞서 각 교회에서의 예배사역을 소개했다. 먼저 최병락 목사는 “미국에서부터 예배를 강조해 왔다. 역동적인 예배가 삶으로 이어져, 많은 성도들이 난민촌에서 선교와 봉사를 하고 복음을 전하는 등 그들 삶에 필요한 부분들을 제공했다”며 “그런 사역을 하다 부임한 곳이 43년 된 강남중앙침례교회였다. 침례교회의 장자 교회이자 대형교회로서, 1-4부 예배를 모두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전통 방식으로 드리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최병락 목사는 “저희 교회는 5대 ‘W·O·R·L·D’ 사역을 한다. 예배하는 교회(Worshiping), 소그룹 교회(Oikos), 돕는 교회(Reaching Out), 살리는 교회(Life Giving), 제자 삼는 교회(Discipling) 등인데, 예배가 살아야 나머지 4개 사역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부임 첫 해인 2019년부터 ‘예배로 부흥하는 교회’라는 슬로건으로 ‘예배 전 예배자, 예배 중 예배자, 예배 후 예배자’를 선포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먼저 ‘예배 전 예배자’는 예배가 주일 몇 시간 동안 드리는 이벤트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 최고로 드리는 자리가 되도록 1주일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일상에서 예배자로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월화수목금토’ 하루하루 계단을 오르듯 주일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여긴다. 매일 삶을 계속 점검함으로써 최상의 컨디션으로 주일 교회에 나와야 거룩한 산 제사로 직접 하나님 앞에 예배드릴 수 있다. 그래서 예배 전 예배자의 삶을 굉장히 강조했더니, 성도들 삶이 많이 달라졌다는 간증을 목장을 통해 듣는다”고 밝혔다.

‘예배 중 예배자’에 대해서는 “‘최고의 하나님께 최선의 예배’를 선포하고, 주중의 준비가 예배에서 절정을 이루도록 노력한다. 예배는 우리가 찬양과 예물을 드리고, 하나님께 말씀과 은혜를 받는 교통의 시간”이라며 “물론 하나님께서 제대로 살고 잘 준비한 사람의 예배만 받으시는 건 아니다. 예배 자체가 우리를 예배자로 세우도록 참회하고 리셋(re-set)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예배 후 예배자’로는 “다음 예배까지의 준비이기도 하지만, 예배 중 주신 메시지를 1주일 동안 실천하는 장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저도 설교를 적용 중심으로 하게 된다”며 “이렇게 하니 예배가 주일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예배 전·중·후가 연결돼 365일 예배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고 했다.

최병락 목사는 “부임 당시 모든 예배가 같은 스타일이다 보니, 청년들이 소외되고 있었다. 그래서 예배 순서부터 많은 부분들을 바꿨다. 헌금도 설교 앞으로 배치해, 설교 후 받은 메시지를 갖고 기도와 결단 후 그대로 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했다”며 “이런 학술대회가 너무 반갑고, 더 활성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머리를 맞대 예배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처음엔 전통 예배가 편했던 분들과 모던한 예배를 추구하는 분들 모두 불편해하지 않도록, 성가대와 찬양팀을 함께하는 블렌디드 예배를 추구했다. 스타일 때문에 저항감을 가져선 안 된다”며 “지금은 1-2부 예배는 전통에 가까운 블렌디드 예배, 3-4부는 컨템포러리 중심이고, 오후예배를 없앤 대신 5부 예배를 신설해 청년 중심으로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승현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예사연

▲곽승현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예사연

평신도 사역 활발, 찬양인도도
내부에서 사역자 양성해 헌신
담임목회자 의지 가장 중요해
토요일마다 모든 사역자 예배

곽승현 목사는 “제 청소년기는 예배찬양의 부흥기였다. 예배찬양에 대한 자극과 은혜들을 나누고 은혜받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여기 계신 분들도 그때부터 헌신하신 분들이실 것”이라며 “21세기 들어 그 열정과 뜨거움이 조금씩 사그라들어 위기감과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70대까지 찬양사역을 하고 싶다는 저런 열정 덕분에, 여전히 하나님 안에서 소망과 비전이 있다”고 전했다.

곽 목사는 “현장에 있다 보니 이론으로만 담아내기 힘든 여러 고민과 과제들이 있다. 저도 2019년부터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사역했는데, 저희 교회는 평신도 사역이 굉장히 활발하다. 그래서 찬양인도도 평신도들이 하고 있다”며 “매년 8월 워십과 악기팀까지 모든 찬양팀들이 연합 축제를 진행한다. 작년부터는 새해를 시작하면서 하루 12시간 온종일 찬양 기도회를 하는데, 제가 찬양을 인도한다”고 했다.

그는 “다음 세대를 예배자로 세우는 것에 관심이 많아, 내부에서 사역자들을 양성해 헌신하도록 하고 있다. 아카데미를 이수한 청소년들이 금요찬양집회에서 다소 서툴지만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며 “찬양사역자들이 힘든 시기이기에, 예사연과 연계해 ‘예배사역자 연합의 밤’도 열었다. 저희 교회로 초청해 함께 찬양드리고 사역자들에게 장학금도 나누는 등 작은교회 찬양사역자들을 격려했다”고 이야기했다.

곽 목사는 “예배사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담임목회자의 의지라고 본다. 저희는 모든 교역자들이 토요일 오전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예배자로 서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사역자이기 전에 예배자임을 잃지 않도록, 제 인도로 1시간 동안 깊이 예배드린다. 사역 중 지치고 상처받은 모습을 정화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파트 사역자까지 52명 전원이 모인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내용이다.

▲학술대회 전 찬양하는 사역자들. ⓒ예사연

▲학술대회 전 찬양하는 사역자들. ⓒ예사연

담임목사가 찾는 예배사역자
예수님을 진짜로 만난 사람
십자가로 최근 눈물 흘린 사람
비찬송가 저항감? 모르기 때문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불러야
목회자와 평소 자주 교류해야

-참 많은 교회에서 이 시기에 예배사역자들을 찾고 있다.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사역자를 찾고 싶은가.

최병락 목사: 예수님을 진짜 만난 사람이다. 저희도 곽 목사님 교회처럼 워십 아카데미에서 자체 예배자들을 키우고 있고, 청빙한 사역자는 한 분이다. 총 여섯 팀이 훈련해 가면서 찬양을 함께한다.

교회 안에서 드리는 예배와 찬양을 잘 하려면, 찬양사역자들은 그 교회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회론을 알고, 내 교회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구원의 확신과 함께 교회에 대한 이해도, 교회를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찬양이 제대로 나오더라. 교회에 충분히 녹아든 사람을 세우니, 찬양도 뜨거워진다.

곽승현 목사: 예배사역자뿐 아니라 교역자들을 뽑으면서 공통적으로 질문하는 내용이 있다. ‘언제 십자가 앞에서 눈물 흘려 보셨는가? 십자가를 기억하면서 최근에 눈물 흘려본 적이 언제인가? 십자가의 감동을 갖고 있는가?’

오래 전이 아닌, 최근에 십자가로 눈물과 감격과 기쁨이 있는지 묻는 것이다. 이는 목회자도 예배사역자도 마찬가지다. 지금 여기서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대가를 지불하며 살고 있는지 여쭤본다. 부합한 대답이 나오면 그 분이 달리 보인다. 찬양사역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도 그것 아닐까. 늘 십자가 안에서 눈물 흘리고, 그것을 위해 울부짖는 사람 말이다.

-강남중앙침례교회 주보를 보니 1-5부 예배 순서가 조금씩 다른데, 메시지에도 차이가 있나.

최병락 목사: 5부는 청년예배이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제가 설교한다. 그걸 알고 지방에서 서울로 오는 유학생들을 보내주시기도 한다. 1-4부 예배에서 설교를 충분히 숙지한 상황에서 5부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10-20% 정도는 청년들을 위해 내용을 조정한다. 장년층과 청년층은 적용점과 삶의 고민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예사연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발표를 듣고 있다. ⓒ예사연

-담임목사 입장에서, 후배 찬양사역자에게 따끔한 한마디와 사랑의 한마디를 부탁드린다.

곽승현 목사: 찬양인도자는 어려운 자리다. 최 교수님 발표 내용을 무게감 있게 느끼시면 좋겠다. 그대로 살아내셔야 한다는 것이 따끔한 말씀이다.

여러분들, 고생이 많다. 여러분들의 수고를 잘 안다. 담임목사로서 한국교회 안에서 쉽지만은 않다. 찬송가를 넣고 안 넣고 하는 갈등도 있고, 끝까지 예배찬양의 길을 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사명의 길로 알고 가주셔서 고맙다.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갈등들도 있을텐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

최병락 목사: 사실 지금 찬송가들도 모두 당시에는 복음성가였다. 시편도 곡조는 없고, 내용이 다양하다. 어떤 예배가 돼야 한다는 공식은 없지만, 경배부터 고백과 결단까지 배치가 잘 돼야 한다고 본다.

복음성가를 부르냐 찬송가를 부르냐는 오늘날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나이 드신 분들이 왜 복음성가에 저항감이 있을까? 가사 내용 때문이 아니라, 몰라서 그렇다. 익숙하지 않아 싫으신 것이다.

손경민의 ‘은혜’를 찬양하지만, 왜 부르냐고 항의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오히려 눈물 흘리면서 부르신다. 노래가 나온지 2주만에 강찬 목사님이 와서 부르셨는데, 이 곡은 ‘모든 교회에서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때 저희 교회 찬양 영상이 지금 2백만 뷰가 나온다.

저는 찬양인도자에게 지침을 주는 편이다. 새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1년에 새로운 곡이 10곡을 넘지 않으면 좋겠다고. 아는 곡이 나오면 손뼉을 치며 부르신다. 그렇게 익숙해지면 다른 새 곡을 시작하면 된다. 그런 걸로 따지는 분들은 거의 없다. 익숙해지면 다들 은혜 받으신다. 굉장히 익숙해질 때까지 자주 불러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찬양팀이하고 싶은 찬양들도 얼마든지 잘 스며들 수 있다.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끼신 적은 없는가.

곽승현 목사: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평신도들을 세우는 것이 예전부터 교회 방향이었기에, 그렇게 하고 있다. 전문 예배사역자를 아예 안 세우는 건 아니다.

▲학술대회 후 발표와 패널 토론, 사회자 등이 함께한 모습. ⓒ예사연

▲학술대회 후 발표와 패널 토론, 사회자 등이 함께한 모습. ⓒ예사연

-예배인도자가 담임목사를 어떻게 섬기면 좋을까.

곽승현 목사: 평소에 좋은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오래 전부터 예배찬양 사역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찬양을 함께 나누면 좋겠다고 하기도 하고, 제가 모르는 찬양을 사역자가 먼저 부르는데 감동이 왔던 적도 있다. 잘 교제하고 교류하면서, 예배찬양 사역을 공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좋은 관계가 필요한 것이다.

선물을 드리는 것도 방법이다. 담임목사의 생일이나 특별한 일 있을 때, 최근 나온 앨범을 가져가 ‘들어보시라’고 하면서 ‘밥 한번 사달라’고 하면 어떨까. 담임목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사역할 때만 교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고민도 나눌 수 있고, 담임목사가 바라는 점도 알 수 있다. 목회자들이 물론 바쁘지만, 그런 시간을 요청할 때 거절하는 분은 없을 것이다.

최병락 목사: 찬양인도자와 목회자 간에 팀워크가 좋아야 예배가 잘 진행되기 때문에, 관계가 중요하다. 예배 전 찬양이 설교를 위해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찬양에 따라 설교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것은 사실이다. 찬양인도자가 설교자의 보조는 아니지만,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설교 주제를 주면, 찬양 선곡을 금방 해주시는 분들이 있다. 한 곡을 추천하면, 여러 이어지는 곡들을 한 10분 만에 주신다. 고민 없이 코드만 맞춘 것이다. 계속 기도하면서 이런저런 곡들을 찬양해 보거나, 코드가 달라도 맞춰서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특히 목회자들이 무슨 찬양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설교가 두 배로 좋아질 것이다. 저는 ‘비 준비하시니’ 나오면 하늘 문이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설교가 두 배는 좋아지는 것 같다(웃음).

전체 선곡 권한을 설교자가 가져도 좋지만, 아무래도 빈약하다. 찬양인도자는 찬양을 잘 알지만, 목회자는 성도를 잘 안다. 목회자가 좋아하는 찬양이 아니라, 성도들이 은혜 받는 찬양이 좋은 찬양이라는 말이다.

곽 목사님 말씀처럼 좋은 찬양이 있으면 목사님께 계속 소개해 주시면 좋겠다. 바쁘지만 들을 것이다. 듣다가 딱 오는 곡이 있는데, 그건 완전히 된다. 언젠가 ‘하나님 말씀에 운명을 거는 자(말씀 앞에서)’라는 찬양이 나오는데, 너무 좋았다. 몇 달 동안 은혜가 됐다. 상명하복 식으로 하자는 게 아니라, 자꾸 소개를 해주시면 자주 부르게 된다. 설교가 잘 나올 수 있는 선곡도 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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