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연금개혁, 미래 세대 희망 좌절되지 않게 함께 하겠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당론 거슬러 재정안정’ 소신 밝혀

연금개혁청년행동 온라인 세미나
위기의 국민연금, 마지막 골든타임
의원들, 재정안정론 만장일치 동의
실질적 부채 규모 추산해 공개해야

한창민 의원 “청년들 현재와 미래
기성세대의 책임 있는 역할 필요”
손영광 공동대표 “미래세대에게
말도 안 되는 큰 빚 지울 수 없어”

▲연금개혁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연금개혁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국민연금이 재정 위기에 놓여 있음에도 국회에서는 연금개혁 논의가 뒤처지고 있는 가운데, 당론을 거스르면서까지 ‘재정안정’ 소신을 밝힌 국회의원들이 있다.

지난 23일 오후 연금개혁청년행동(이하 연금행동)이 개최한 ‘위기의 국민연금, 마지막 골든타임’ 온라인 세미나에서는 국민연금 재정 현황, 공론화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다루면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연금개혁 관련 국회의원 질의서 내용 및 일부 답변 결과’를 공개했다.

300여 명이 참석한 세미나에 앞서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인사 메시지를 전했다. 사회를 맡은 조평세 연금행동 공동대표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정부를 끊임없이 견제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연금개혁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이어 손영광 연금행동 공동대표가 ‘연금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진행했고, 옥동석 전 조세재정연구원장, 김인영 전 KBS 보도본부장,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 김지연 에이랩아카데미 대표, 유튜버 책읽는사자, 노태정 작가 등이 각각 연금개혁에 관한 의견들을 남겼다.

연금행동 측은 “지난 20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연금개혁 정책질의서를 발송했다”며 “해당 질의서는 현재도 계속 응답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마감 기간보다 일찍 대답한 의원들의 응답을 선공개한다”고 밝혔다.

질의서는 총 4가지 질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 △국민연금 실질적 적자 규모인 ‘미적립부채’ 추산 및 공개 동의 여부 △부채를 줄여 자녀세대의 연금 수령을 보장하는 재정안정론 찬반 여부 △자녀 세대 빚을 늘리더라도 연금지급액을 늘리는 소득보장론 찬반 여부 △미적립부채 1,800조원을 부담해야 하는 세대는 누구인지 등이었다.

연금행동에 따르면, 현재 응답지가 제출된 국회의원으로는 회신 도착 순서대로 한창민 의원(사회민주당 비례대표), 이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갑), 정을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박수영 의원(국민의힘 부산남) 등이 있었다.

해당 의원들은 모두 실질적 국민연금 적자규모인 ‘미적립부채’를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또 미래세대에게 빚을 지우는 소득보장론이 아닌 ‘최소한 낸 만큼이라도 받을 수 있게’ 하는 재정안정론에 찬성했다.

더불어 미적립부채를 해결 방법으로는 이상식 의원을 제외하고 경제활동 중인 현재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는 ‘현재부터 국고를 투입하는 방안’을 꼽았다.

한창민 의원은 ‘청년들을 위한 한마디’로 “청년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어른들의(기성세대들의)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며 “희망이 좌절되지 않도록 당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손영광 연금행동 공동대표는 응답 내용들을 발표하며 “일부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로부터는 질문지를 보내는 것이 강압적이라거나 자칫 당론과 반대되는 답을 하게 되면 곤란하다며 답변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오히려 야당 의원들은 최근 당론과 다름에도 재정안정론 찬성 입장을 보이면서 응답지를 여당보다 더 많이 제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과 사회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정당들은 양대노총과 함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응답지를 제출한 야당 의원들은 사실상 기존 당론을 거슬러서 응답을 내놓은 셈.

앞서 손영광 공동대표는 ‘연금의 현재와 미래’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 중 “현재 연금구조는 부채를 더 쌓으면서 상환을 미루다, 기금이 고갈되면 그 시점부터 보험료를 급증시켜 적자를 메우는 방식”이라며 “이는 자녀 세대에게 빚을 갚으라는 구조이고, 기금 고갈 이후 국민연금만으로 월급의 27-35%를, 앞으로 오를 건강보험료까지 포함한다면 50% 가까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영광 공동대표는 “공론화위원회에서는 20대 과반이 ‘미래 세대에 큰 빚을 지우더라도 당장 연금액만 늘리면 그만’이라는 소득보장안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고갈 시점만 알려주고 연금 적자 상태와 부채 규모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연금행동에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 파탄 재정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설문에 참여할 경우 전 연령대에서 소득보장론을 지지한 응답자는 13.7%인 데 반해, 연금폐지론을 포함한 재정안정론을 지지하는 응답자가 79.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해당 발표 중 청취자 대상 실시간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이들에게 단순히 소득보장론과 재정안정론 중 어느 쪽을 지지하냐고 물었을 때는 재정안정론이 66%, 소득보장론이 25%였는데, 이후 미적립부채 규모를 자세히 설명하고 다시 실시하자 재정안정론 99%, 소득보장론 1%로 그 격차가 더욱 극심하게 벌어졌다.

또 청취자들에게 미적립부채 감소 방안들 중 어느 것을 지지하냐고 묻자 80%는 ‘납부 보험료 대비 과도한 수령액을 조정하는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17%는 ‘당장 국고를 투입해야 한다’고 답했고, 2%만 ‘현행 제도대로 유지하자’고 주장했다.

국민연금 수지 균형 방안에 관해 질문했을 때는 77%가 ‘각자 내는 만큼 노후에 돌려받는’ 개인계좌 방식을 선택했으며, 소득대체율을 현실적인 만큼 줄이자는 주장에는 16%가, 보험료율을 증가시키자는 주장에는 8%가 지지를 표했다.

▲연금개혁 관련 설문조사 답변 내용.

▲연금개혁 관련 설문조사 답변 내용.

발표 막바지에 “자녀 세대의 빚을 줄이는 데 반대하는 정당 및 의원에 대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자, 청취자의 90%가 ‘연금개혁 캠페인에 참여해 정당 및 국회의원을 압박하겠다’고, 9%는 ‘다시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1%는 ‘기존지지 정당이라면 여전히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즉 청취자의 99%가 연금개혁 문제에 소극적이고 미래세대의 부담을 신경쓰지 않는 정치인들에게는 지지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손영광 공동대표는 “현재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말도 안 되는 큰 빚을 지울 수는 없다”며 “미래 세대를 생각한다면 앞으로 부채는 나몰라라 하는 것이 아니라, 점차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예영 위원장은 앞으로 연금행동의 계획에 대해 “전국 대학교 총학생회와 단과대 후보자들에게 국민연금 관련 질의서를 배포해 학생들의 여론을 조사하고, 이후 지역별 청년 대표자들을 세운 뒤 네트워킹하여 청년들의 입장을 수렴하고 대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상종 공동대표는 회계적 관점에서 “미적립부채를 부채로 인식하든 안 하든 국민들이 연금개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이용하도록 충분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소득보장론의 ‘어떻게든 준다’는 말은 국고를 턴다는 것인데 이는 비양심적인 포퓰리즘에 가깝다. 진정한 연금개혁은 모든 세대가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조세재정연구원장 출신 옥동석 인천대 명예교수는 “연금문제와 재정문제는 정말 청년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치인과 관료들은 미래세대로 빚을 떠넘기는 손쉬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며 “국가채무와 연금의 미적립부채는 아무리 좋은 곳에 쓴다 해도 미래 세대의 족쇄가 된다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젊은 시절 어렵게 살았다지만, 그 전 세대들로부터 빚을 물려받지는 않았다. 청년 세대들이 목소리를 내야, 대한민국이 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연금행동이 국회의원들에게 발송한 질의서는 오는 28일까지 받을 예정이며, 이후 빠른 시일 내에 미래 세대를 위한 연금개혁안에 관해 각 정당 소속 의원 개인의 관심 여부와 응답 내용에 관해 정리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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