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하나의 구호나 뜬구름 잡기로 끝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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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44] 쉬운 큐티의 도구 (9) 괄호 넣기 ②

성경 속 실천 가능한 단어 비워
구체적 언어나 행위 집어넣으라
나의 일상, 신앙생활로 바뀔 것
말씀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해야

▲ⓒ픽사베이

▲ⓒ픽사베이

40분 설교를 외워서 하는 분이 계시다. 몇 년 전 필자가 교육목사로 사역하던 교회 담임목사님이시다. 설교 원고가 A4용지로 8장인데, 강단에 원고를 들고 올라가 본인의 설교에 맞춰 넘기기는 하지만 거의 보지 않으신다.

하루는 필자가 담임목사님께 “어떻게 그렇게 외울 수 있으시냐?”고 여쭤봤다. “내가 쓴 글이니까!” 남의 글을 베껴서 말하려면 외울 수 없다고 덧붙이셨다. 자신의 언어로 정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것이다.

큐티도 마찬가지다. 성경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대로 살겠다고는 하지만 쉽지 않다. 성경구절을 그대로 외우면 일상에 적용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남의 옷을 걸친 것처럼 내 몸에 맞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씀도 나만의 언어로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신앙이 된다.

성경 말씀을 자신만의 언어로 정리하는 방법이 바로 <괄호 넣기>이다. 지난 시간에 <괄호 넣기> 도구에 대해 설명드렸다. 오늘은 <괄호 넣기> 도구 사용법에 대해 알려드리려 한다. 도구를 이용하여 성경의 말씀을 쉽게 적용해 보자.

<괄호 넣기>는 쉽게 설명하면 ‘키워드 바꾸기’다. 성경 본문에서 말하는 핵심 문장 내지 단어를 자신의 일상의 단어로 바꾸는 방법이다.

마태복음 7장 1-5절을 ‘쉬운성경’으로 보자.

1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비판하지 마라.
2 너희가 비판한 그대로 비판을 받을 것이며, 너희가 판단한 기준에 따라 너희도 판단받을 것이다.
3 어찌하여 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작은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나무토막은 보지 못하느냐?
4 네 눈 속에 나무토막이 있으면서, 어떻게 네 형제에게 ‘네 눈 속에 있는 작은 티를 빼주겠다’라고 말할 수 있느냐?
5 위선자들아! 먼저 네 눈 속에 있는 나무토막을 빼내어라. 그후에야 잘 보여서 네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성경구절을 읽고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구절이 어렵지도 않고 이해도 쉽게 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큐티를 하며 ‘적용’하기도 쉽다. 내가 남을 비판하면, 나도 비판받게 되니 비판하지 말아야 하겠다는 적용을 하고 큐티를 마치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적용하면 일상에서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막상 일상에서 적용하려니 잘 되지 않는다. ‘비판하지 말자!’는 구호로 끝나게 된다. 어찌 보면 뜬구름 잡기가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괄호 넣기>가 빛을 발한다. 지면관계상 1절과 2절만 보겠다.

1 ( ① )을 받지 않으려면, ( ② )하지 마라.
2 너희가 ( ① )한 그대로 ( ② )을 받을 것이며, 너희가 ( ③ )에 따라 너희도 ( ② )받을 것이다.

여기서 바꾸어야 할 단어는 ‘비판’과 ‘판단’, 그리고 ‘판단한 기준’이다. 성경 키워드를 일상 키워드로 바꾸려면, 구체적인 나의 언어나 행위를 넣으면 된다. 그래야 일상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일상이 신앙생활이 된다.

여기서 ‘내가 받는 비판’과 ‘내가 하는 비판’으로 나누어 보자.

a. 내가 받는 ‘①비판’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②비판’을 하지 말아야 하나?
b. 내가 ‘③판단한 기준’은 무엇인가? 그 기준대로 ‘④판단’을 하거나 받은 것이 있나?
이렇게 (괄호 넣기)를 하면 내가 오늘 할 적용이 정리된다.

예를 들어 보면 이렇다. 청소년의 적용을 옮겨 본다.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면 왕따를 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너희가 왕따 한 그대로 왕따를 받을 것이며, 너희가 ‘사용한 세상의 기준’에 따라 너희도 ‘외모 지적’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나는 오늘 다른 친구의 외모를 지적하는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청소년뿐 아니라 장년들도 쉽게 <괄호 넣기>를 할 수 있다. 그러면 성경 말씀이 자신의 일상 언어로 바뀌게 된다. 언어만 바뀌는 게 아니라 우리 일상까지 바뀌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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