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에 “나라 위해 기도할 때” 한목소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목회자들, “국제정세 급박, 리더십 부재” 우려

▲비상계엄 관련 보도 화면. ⓒKBS

▲비상계엄 관련 보도 화면. ⓒKBS

이번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한국교회 원로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이런 때일수록 나라를 위해 기도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정치권을 향해 “당리당략을 떠나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정익 목사(한국외항선교회 총재, 기성 전 총회장)는 “정치권이 어설픈 일들이나 너무 극단적인 발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절차와 과정이 중요한데, 너무 아마추어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설익은 발상과 대처 같았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 목사는 “안 그래도 살아가기도 팍팍하고 어려운데, 국민들이 이런 일로 부질없는 평지풍파를 겪고 있다”며 “차제에 우리 기독교인들은 진영 논리에 빠져 왈가왈부하기보다, 조용히 기도했으면 좋겠다. 크리스천들은 이런 때일수록 냉철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성희 목사(추양재단 이사장, 연동교회 원로)는 “간밤에 어리둥절했다. 이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상당히 혼란해질 것”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크리스천들은 성경적 세계관과 모습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한 개인을 의지하면 어려워질 수 있다. 교회와 성도들은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계획하심이 무엇인지 성경적으로 구해야 한다”며 “지금 단기적으로 윤석열 정권이 어떻게 되고 야당이 어떻게 되는 것보다, 우리나라가 향후 지속적으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나라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가 바르게 가야 한다. 경제는 이렇게 성장하는데 정치는 어찌 이렇게 곤두박질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가운데서 경제가 이렇게 성장하는 것도 기적이다. 정치만 잘하면 된다”며 “국회는 민생을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서로의 정치적 욕심으로 대결만 하지, 민생을 챙긴 적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정상운 박사(한국기독교한림원 원장, 성결대 명예총장)는 “정쟁이 심화되고 지지율이 낮다 보니 어떤 돌파구를 생각한 것 같은데, 좀 더 멀리 내다봤으면 좋겠다”며 “지금 내부보다는 외부가 더 위중한 상황 아닌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 박사는 “여야가 힘을 합쳐도 부족한 상황인데, 야당도 여당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모든 것이 상식적 선에서 물 흐르듯 흘러가야 한다”며 “야당은 정신 없이 탄핵만 외치고 있다. 여당도 겸허히 자신을 희생하면서 앞을 내다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과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다 보니 이런 해프닝이 발생한 것 아닐까. 그나마 물리적 충돌이 없어 다행”이라며 “앞으로 여야는 이 문제를 놓고 국민만을 생각하며, 하나 되는 모습으로 협치를 해 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런 때일수록 정치적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고,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서서 그들의 문제를 놓고 회개하면서 어느 때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라며 “더욱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맡기고 각자 할 일을 해야 한다. 특히 지난 70년간 하나님 은혜로 전쟁이 없었는데, 잘 수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지 칼럼니스트 최원호 목사(은혜제일교회)는 “에스더가 ‘죽으면 죽으리이다’라는 사명을 갖고 금식하면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 것처럼, 지금은 정말로 기도할 때”라며 “크리스천들은 이런저런 일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확장되도록 기도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최원호 목사는 “사실 너무 심각한 일이라 말이 잘 안 나올 정도다. 결국 야당의 탄핵 카드 남발이 불씨가 됐다. 이제 자중하고 민생과 국민 화합, 그리고 법치를 실행해야 한다”며 “모든 것이 ‘이재명 방탄’으로 가는 것 자체가 갈등을 유발하는 정치적 도화선이 됐다. 이제 법 앞에 만인의 평등, 야당과 여당 대표, 그리고 대통령마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야당에 주는 메시지도 있을 것이다.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목사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그 후폭풍이 지난밤 계엄보다 더 심각할 수도 있다”며 “특히 대통령부터 정신차려야 하고, 참모들은 역사 앞에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목회자로 사역 중인 이정훈 교수(피엘교회)는 “정상화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탄핵이 예상된다. 정권이 위험해져서 큰일”이라며 “저쪽 진영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고 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정훈 교수는 “국제정세도 급박하고 여러 어려움 속에 있는데, 국가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가 됐다. 그러나 새 리더십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교안보적으로는 한미일 공조가 깨질 수 있다. 미국이 김정은과 거래를 시도하면 여러 어려움들이 예상되는 등, 굉장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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