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년 전 교부가 전하는, AI 시대 인간이 가야 할 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조윤호 박사, 한국개혁신학회 발표

존재와 관계 설정, 하나님으로
메타와 AI 무의미하게 따라가면
창조주 되거나, 기계에 종속돼

만족의 가치관, 본질 회복 통해
메타와 AI, 유토피아 못 만들어
창조 세계 활용·이용 매체일 뿐

중심 세우면서 인간성 지켜내야
물리주의·환원주의 빠지지 않게
인간 본질 중심 세워 발전 견인

▲주요 인사들의 기념촬영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주요 인사들의 기념촬영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이경직 박사) 제157차 학술심포지엄이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교회(담임 박진수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학회에서는 조윤호 박사(그리심교회)가 ‘교부의 인간론이 메타 시대에 던져주는 시사점’이라는 제목으로, 아리우스 등의 이단에 맞서 삼위일체 교리를 지켜냈던 ‘나지안주스의 그레고리(Gregory of Nazianzus, 329-390)’의 인간론과 메타(Meta)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발표했다.

조윤호 박사는 “그레고리는 인간에 대해 ‘하나님의 형상’과 ‘창조된 존재’를 강조한다. 반면 21세기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에 따라 형성된 메타 시대는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간주, 자연과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존재로 보고 있다”며 “인간에 대해 논할 때 그레고리는 구원, 메타 시대는 행복에 각각 중점을 두면서 서로 다른 길을 말하는 것 같지만, 인간의 유한성과 자유의지, 사랑과 공감 추구 등의 측면에선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그레고리는 창조를 통해 하나님의 목적을 부각시키고, 구원의 성취를 이루기 위해 성육하신 그리스도의 사역을 증거한다. 그의 인간론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음을 중심에 둔다”며 “이로써 메타 시대를 향해 하나님이 모든 존재의 근원이시고, 인간은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살아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메타의 본질이 어떻게 진행되고 발전해야 하는지 길을 모색해 준다”고 짚었다.

그는 “그레고리의 인간론은 메타 시대 인간의 본질과 의미를 이해는 데 있어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먼저 인간의 이성과 그에 따른 자유 의지는 인간이 창조주인 하나님을 닮은 존재라는 점을 ‘신성화(Θέωσις, 데오시스)’를 통해 잊지 않도록 한다”며 “가상현실과 AI는 인간 중심적 판단에서 성취를 계획하고 바라보는데, 그레고리의 인간론이 여기에 경종을 울린다. 도덕성이 결여된 인공지능 발전은 동성애의 새로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메타 시대는 경험에 따른 빅데이터 등과 같은 기술을 접목하여 인간의 취향과 관심사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창조한 인간은 지성을 가진 인격적 존재이지, 가상현실이 주는 만족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며 “하나님과 관련없는 독단적 지성과 인격으로 인간의 지성과 인격을 논할 때, 그레고리는 자연환경과 초자연적 역사 등이 모두 하나님과 관련됨을 잊지 않도록 한다”고 안내했다.

▲조윤호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조윤호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조윤호 박사는 “메타의 인간론은 삶의 만족을 개인의 성장과 행복에 두면서,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한다. 반면 그레고리를 비롯한 교부들의 인간론은 본질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있다”며 “메타는 계산된 방식과 통계 속에서 무엇이 유익한지 산출한다. 반면 그레고리의 창조론에 이어진 인간론은 공동체와 사회성, 개인과 다양성을 통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본 뜻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가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메타는 입력된 자료를 기반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새로운 것을 제시하며, 관계성에 따른 분석을 통해 가장 합리적 부분을 제시한다. 반면 교부들은 오실 메시아를 믿음으로 바라보는 신앙 관점에서 사건을 논한다”며 “그레고리는 인간에 대한 물음과 답을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찾고 있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데오시스’”라고 했다.

끝으로 그레고리 인간론의 3가지 시사점을 정리했다. 먼저 “미래와 환경에 대한 창출을 꾀할 때도, 인간은 존재와 관계 설정이 하나님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인간 존재와 가치는 창조주 하나님을 떠날 수 없다. 이는 종교 관점이 아닌, 본질적 측면에서 받아들여야 할 문제로, 메타와 AI의 과정을 무의미하게 따라가다 보면 인간이 또 하나의 창조주가 되거나, 기계에 종속되는 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둘째로 “만족에 대한 가치관을 오감이 아닌, 인간 본질 회복을 통해 찾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메타 시대의 어긋난 바퀴의 축을 바르게 세워야 한다. 메타와 AI는 유토피아를 만들지 못한다. 과학과 기술은 창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를 활용하고 이용하는 매체일 뿐”이라고 전했다.

셋째로 “인간성을 지켜내도록 해야 한다”며 “그레고리의 인간론은 물리주의(Physicalism)와 환원주의(Reductionism)에 빠지지 않도록 중심을 세워준다. 그의 인간론은 가상 세계와 생명공학, ChatGPT에 대해 인간의 본질을 중심에 세워 발전하도록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과학의 발전은 고대 사회에서도 있어왔던 것”이라며 “그레고리는 과학에 대해 정의할 때 창조주에 반항하는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요소에서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이재호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이후 이재호 박사(아플도른신학대학)는 ‘여호수아서 주석에 나타난 칼빈의 예정론: 언약론적, 교회론적 고찰’에서 “칼빈의 예정론은 하나님에 대한 사변적 철학 또는 하나님의 의지에 대한 사변적 철학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언약의 역사에 기반하고, 하나님이 언약의 기초(fundamentum) 위에 세우신 교회, 언약의 기초가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 위에 세우신 교회에 기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칼빈은 첫 언약 체결 이후 선택된 자들과 유기된 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기초해 예정론을 전개하면서, 선택된 자들과 유기된 자들의 특징으로서 믿음에 기초한 삶을 살아가는 선택된 자들의 삶의 방식과 죄에 완고하게 머물러 살아가는 유기된 자들의 삶의 방식을 강조한다”며 “칼빈은 선택 또는 유기하시는 하나님만 말하는 것으로 예정론의 전부를 설명하지 않았고, 선택된 자로서 언약 공동체를 이루는 교회의 특징을 제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봉일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는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박봉일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는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박봉일 박사(총신개혁신학연구센터)가 ‘칼빈과 외콜람파디우스의 교회론 비교 연구: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에서 “칼빈과 외콜람파디우스는 모두 교육적·목회적 관점으로 예레미야를 해석하고 있는데, 이는 이들이 생각하는 교회의 정체성과 연결된다”며 “교회는 정적 공동체가 아니라, 다양하고 역동적인 면모를 지니고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동적 공동체임을 둘 모두 예레미야 성경 해석을 통해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박 박사는 “두 신학자가 제시하는 예레미야의 교회는 현재 교회의 거울 역할을 한다. 이는 마지막을 향해 가는 이 시대 교회가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교훈적 역할을 기대하게 한다”며 “두 신학자는 성경해석으로 교회론을 연구하면서 주석과 교리를 분리하지 않고, 나아가 성경신학·조직신학을 목회신학적 관점으로 조화롭게 연결하고 있다”고 했다.

학회 세 차례 발표에 대한 논찬은 조용석(안양대)·조동선(침신대) 박사, 박찬호(백석대)·이신열(고신대) 박사, 김진국(대한신대)·이진락(독립연구가) 박사가 각각 맡았다. 이날 학회는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의 강평으로 마무리됐다. 앞선 개회예배에서는 이신열 박사(총무) 사회로 박진수 목사가 ‘다른 교훈이 아닌 바른 교훈(딤전 1:3-11)’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북한 2025 신년경축대공연 김정은

평양 한복판 김정은 앞 ‘예루살렘 그 거룩한 성’ 성가 멜로디, 우연인가?

‘우리의 국기’ 연주 중 간주 부분 세계적 성가곡 ‘거룩한 성’ 유사 조옮김해 보면 박자와 음정 일치 표절보단 개사 후 ‘복붙’한 정도 예루살렘 재건 노래한 유명 성가 평양, 동방의 예루살렘 불리던 곳 김정은 등 최고 지도부가 총출동한 북한(조선민주…

복음통일 컨퍼런스 33차

25년 후 기독교 인구 265만 명 감소 예상… 경상도가 감소율 최고

25년 후에는 국내 기독교인의 인구가 지금보다 265만 명 줄어든 560만 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특히 지방 소멸 위험 증가 속에서 경상도 지역에서는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목데연)은 21일 넘버즈 272호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낼 성경에 사인하는 김진홍 목사.

윤석열 대통령, 옥중에서 성경 읽는다

김 목사 “나도 옥중에서 성경 읽다 영적 체험 尹도 하나님 만나 새로워진 뒤 직 복귀하길” 시편 “여호와께서 붙드심이라” 글귀도 적어 윤석열 대통령이 옥중에서 성경을 읽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은 김진홍 목사(두레수도원 원장)가 매일 아침 공…

윤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부의 행태 규탄 기자회견

“윤 대통령 인권 침해 반대… 인권위, 불구속 수사 권고해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와 구속을 강력히 규탄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불구속 수사를 권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세이브코리아(SAVE KOREA) 등 40여 개 시민·기독교 단체들은 20…

Carl R. Trueman 칼 트루먼

세상 바꾸려는 비판 이론, 세상 바꾸는 참 복음으로 바꾸자

서던 침례 신학교 총장인 앨버트 몰러는 이렇게 평가했다: “칼 트루먼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그를 발명해야 했을 것이다.” 재치 있고 탁월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트루먼처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사상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찬수 목사

이찬수 목사 “‘유사 내전’이라 할 정도로 대립 심화”

분당우리교회(담임 이찬수 목사)에서 ‘나라를 위한 기도’와 ‘나라를 위한 기도제목’을 홈페이지에 소개했다. 이찬수 목사는 지난 15일 ‘지금은 나라를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역대하 7장 14-15절을 언급하면서 “지금은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