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진화론, 무신론·불가지론으로 귀결될 위험 있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기독교한림원 제6차 학술대회 개최

루터, 이행득의에서 이신득의로
하나님의 義, 심판에서 십자가로
로마가톨릭 전통 뿌리채 뒤엎어
기독교 넘어 세계 역사의 새 지평
깊은 성경연구로 복음진리 발견
교회 위협 반복음적 사상 배격을

▲기념촬영 모습. ⓒ한림원

▲기념촬영 모습. ⓒ한림원

종교개혁 507주년 및 대신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 초청 한국기독교한림원(이사장 조용목 목사, 원장 정상운 명예총장) 제6차 학술대회가 최근 경북 경산 대신대학교(총장 최대해 박사)에서 개최됐다.

‘유신진화론,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는 1부 개회예배와 2부 학술대회 순으로 진행됐으며, 대신대학교와 한국기독교한림원이 공동 주최했다.

1부 개회예배에서는 총무 박응규 명예교수(아신대) 사회로 이병일 학생처장(대신대)의 기도, 서정숙 명예교수(강릉영동대)의 성경봉독 후 원장 정상운 명예총장(성결대)이 ‘솔라 피데(로마서 1:17)’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정상운 원장은 “로마서는 바울이 로마의 성도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복음의 중요한 진리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본문인 1장 17절은 하박국 2장 4절을 인용해 ‘솔라 피데’, 율법의 행위로 의로워진다는 이행득의(以行得義)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게 되는 이신득의(以信得義), 오직 믿음으로써만 참 생명이 가능함을 말한다”며 “하나님의 의는 믿음·구원과 함께 로마서의 중심 개념이고, 이러한 가르침은 갈라디아서에서도 율법주의에 맞서 동일한 내용으로 강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 원장은 “하나님의 의가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생각하던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는 기도와 깊은 명상, 로마서 강해를 통해, 하나님의 의는 십자가에서 대속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것임을 알게 됐다”며 “그는 하나님의 의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종교개혁적 통찰의 초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확신과 깨달음은 그가 면죄부(免罪符)로 보통 말하는 면벌부(免罰符) 남용을 바로잡는 95개조 반박문을 붙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은 종교개혁의 화약고에 불을 붙이게 해 로마가톨릭 수도사에 불과했던 그를 16세기 종교개혁자로 우뚝 세웠고, 이신득의의 복음을 주창하면서 중세 1천 년의 반성경적 로마가톨릭 전통을 뿌리채 뒤엎게 했으며, 기독교뿐 아니라 세계 역사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게 했다”며 “종교개혁은 이처럼 루터의 깊은 성경연구를 통해 로마가톨릭의 모순된 교리와 진정한 복음진리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우리는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연례 행사로 끝내지 말고, 대신대 건학이념처럼 루터로부터 시작된 종교개혁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계승하는 진정한 개혁교도의 후예가 돼야 한다”며 “이 시대에 교회를 위협하고 도전하는 반복음적 사상과 종교다원주의, 혼합주의, 인간 중심 세속적 인본주의 사상들을, 십자가 성경적 복음주의에 굳게 서서 철저히 규명하고 배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심기도 후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이광희 명예교수(평택대), ‘한국교회를 위해’ 임성택 전 강서대 총장, ‘대신대와 한국기독교한림원을 위해’ 박명수 명예교수(서울신대)가 기도를 인도했으며, 오덕교 총장(횃불트리니티대)이 축도했다.

▲정상운 원장이 설교하고 있다. ⓒ한림원

▲정상운 원장이 설교하고 있다. ⓒ한림원

성경 계시, 정통 교리 수정 요구
교회, 유신진화론 경계·배격을
진화론에 객관적 진리 권위 부여
유신진화론 파괴력 무겁게 봐야

2부 학술대회는 이상규 석좌교수(백석대)를 좌장으로 정상운 원장의 개회사,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인 최대해 총장(대신대)의 환영사, 한국기독교학회 회장 황덕형 총장(서울신대)의 축사 후 발표가 이어졌다.

김병훈 석좌교수(합동신대)가 ‘복음 신앙과 유신진화론’, 김찬영 신대원장(대신대)이 ‘헤르만 바빙크의 신학에서 유신진화론이 허용되는가?’, 한국창조과학회 회장 하주헌 교수(경희대 의대)가 ‘최신 연구 자료 분석을 통해 고찰한 진화론의 본질’을 각각 발표했으며, 이승구 석좌교수(합동신대)가 종합 논평, 목창균 전 총장(서울신대)가 폐회기도를 각각 맡았다.

김병훈 교수는 “유신진화론자들은 현대 과학의 결과물을 받아들여 교회가 교리를 수정해야 하고, 유신진화론은 이 시대 교회를 향한 복음이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교회를 세우기보다 오히려 무너뜨리고 복음 신앙에 해를 끼치게 될 것”이라며 “교회는 결코 유신진화론을 수용해서는 안 되고, 도리어 철저히 경계하고 배격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유신진화론은 ‘하나님의 초자연적 직접 창조’를 부인하고, 자연질서를 통해 만물이 형성되고 생물이 종류대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진화, 곧 우연과 돌연변이를 통해 생물이 종류대로 만들어졌다고 믿는다”며 “그러나 유신진화론은 아직 과학적 진리로 확정되지 않은 진화라는 가설을 근거로, 성경 계시에 근거한 정통 교리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신진화론은 하나님의 신관을 왜곡하고, 하나님께서 온갖 종류의 동·식물들을 직접 종류대로 창조하셨다는 창조 사실에 대한 이해를 왜곡하며, 진화를 자연계시로 왜곡해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만물 가운데 나타났다는 성경 교훈을 부인한다”며 “인류 조상이 아담과 하와임과 이들의 역사성을 부인해, 아담과 그리스도와의 대비를 통한 타락과 구원의 원리마저 파괴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신진화론은 과학의 옷을 임힌 진화론에 객관적 진리의 권위를 독점적으로 부여해 성경 계시를 주관적 가치로 제한함으로써, 기독교 진리 체계의 객관적 권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유신진화론은 무신론 또는 불가지론으로 귀결될 위험을 갖고 있다. 복음 신앙은 유신진화론으로 나타날 파괴력을 매우 무겁게 보아야 한다”고 정리했다.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림원

▲학술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한림원

바빙크, 진화론 문제 있다 여겨
초자연적 개입 배제, 허용 불가
진화론, 자연 과학 증명 못해도
가치중립적·보편적 사실로 여겨

이어 김찬영 교수는 “헤르만 바빙크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고백을 기독교 신앙의 본질로 간주하고, 진화론을 불충분하고 문제성 있는 과학으로 볼 뿐 아니라 무신론적 기계론으로 평가했다”며 “바빙크는 창세기 1장의 역사적 가르침과 구별된 종의 실재를 강조하면서, 성경 가르침과 충돌하지 않는 유기적 발전만 수용 가능하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유신진화론은 진화론의 과학적 문제점을 여전히 갖고 있다”며 “하나님의 초자연적 개입을 배제하거나 창조에 대한 창세기의 역사적 가르침을 부정할 경우, 바빙크의 신학적 틀에서는 허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하주헌 교수는 “생명 기원에 관한 다양한 가능성은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며 “두 가능성은 자연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영역임에도, 사회적으로 창조론은 종교적·주관적 주장인 반면 진화론은 가치중립적·보편적 과학적 사실로 여기는 편견이 팽배하다”고 비판했다.

하 교수는 “현대 자연 과학은 진화론이라는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주관적 측면이 강해, 모든 데이터를 진화론으로 해석하고 창조 가능성은 반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생명체는 우연이라는 동력으로 절대로 설명할 수 없는 고도의 복잡성과 정교함을 보여, 설계된 특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생명체는 우연보다 창조됐다는 주장이 훨씬 더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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