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모대학’ 20주년 감사예배 및 행복축제
영적·정신적·신체적·대인관계 건강
목회자 부부 행복해야 교회도 행복
은혜받은 사모들이 다른 사모 도와
‘행복한 사모대학’ 20주년 기념 감사예배 및 행복축제가 12월 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은혜제일교회(담임 최원호 목사)에서 개최됐다.
한국가정상담연구소(이사장 추부길 목사, 이하 한가연)가 지난 2004년 3월 개설한 ‘행복한 사모대학’은, 전문 교수진을 통해 각종 교양과 지식을 함양하고 사모들이 교제하면서 서로의 상처를 자연스럽게 치유하는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1부 예배에서는 홍현나 회장 사회로 교수진인 이돈규 목사(새생명교회)의 기도, 행사모증경회장단의 ‘주의 은혜라’ 특송 후 사모대학을 20년 전 설립한 추부길 목사가 ‘에벤에셀의 하나님(삼상 7:1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추부길 목사는 “20년 전 ‘웰빙 사모치유학교’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사모대학의 슬로건은 ‘사모가 건강해야 교회가 힘이 납니다’였다”며 “당시는 ‘웰빙’이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저희는 세상에서 말하는 웰빙 개념이 아닌 영적·정신적·신체적·대인관계적으로 건강함을 뜻했다. ‘웰빙 사모치유학교’는 치유와 회복을 추구했다”고 소개했다.
추 목사는 “한 학기 회비를 10만 원으로 책정하고 선착순 50명을 처음 모집하면서, 10명은 미자립교회 사모들을 위해 회비 면제를 내걸었다. 그랬더니 50명 넘는 미자립교회 사모님들이 신청하셔서, 우리 부부가 고민을 많이 했다”며 “결국 회비를 포기했다. 단, 소속감을 위해 모두 1만 원만 내라고 했다. 교수진에게도 사모들을 위해 자비량으로 봉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사모대학을 시작한 이유는, 연구소로 찾아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일반 성도가 아니라 목회자 부부였기 때문”이라며 “상담을 하다 보니, 목회자 부부가 행복하지 않고서는 한국교회가 건강할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때부터 목회자 부부들에게 사역을 집중했다. 목회자 부부가 건강하고 행복하면, 그 교회는 저절로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토요일까지 목회자 부부가 싸우고 투닥거리는데, 다음날 설교가 은혜로울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추 목사는 “사모대학에 몸담았던 사모님들이 멘토가 되어 다른 사모들을 양육하신다. 아직까지 졸업하지 않고 계속 나와서 배우는 분들도 계시다. 자신들이 받았던 은혜로 다른 사모님들을 돕는 것이 바로 은혜이자 하나님 역사”라며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신 것이다. 주님 은혜로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도 우리 행복한 사모대학, 행사모를 인도해 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축사한 최원호 목사는 “‘행복한 사모대학’이라는 말만 들어도 행복하지 않나. 사모님이 불행하고 우울하고 불안하면, 남편 목사님도 얼마나 불안하고 우울하고 염려스러운지 모른다. 그 상태로 강단에 서서 하나님 말씀을 전하면, 은혜가 덜할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행사모가 한국교회에서 지난 20년간 굉장히 중요한 일을 이어온 것”이라고 치하했다.
최원호 목사는 “유명한 교수님들이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재능기부로 섬기시고 때로는 실제로 기부도 하시더라. 이렇게 아낌없이 함께해 주셨기에 행복한 축제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조금이라도 섬길 수 있는 기쁨을 주셔서 하나님 앞에 영광을 돌리고, 지내온 20년보다 앞으로 20년이 더 중요하다. 교회의 얼굴이자 원동력은 바로 사모”라고 강조했다.
사모대학 김정희 소장은 앞장서서 섬긴 사모들에게 공로패를 수여했고, 홍현나 회장은 교수진에게 사모들이 준비한 ‘롤링 페이퍼’ 등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1부 예배는 전요섭 교수(성결대)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2부 발표 시간에는 장승하 사모 사회로 우쿨렐레와 오카리나 연주, ‘제발, 내 마음의 말에 귀 기울여 주세요!’ 연극, ‘하나님의 부르심’ 목사 중창, ‘웨이 메이커(Way Maker)’ 사모 합창, 자녀 독창, 사모와 목사들의 연합 합창 등으로 실력을 뽐냈다. 3부 레크레이션은 안복연 사모 진행으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교수진이 말하는 ‘사모 행복’
행사에 앞서 ‘행복한 사모대학’에서 재능기부로 사모들을 섬기는 교수진들은 최원호 목사 진행으로 행복한 사모대학 20년을 짧게나마 회고했다.
사모대학을 이끈 김정희 소장은 “ 교수님들이 도와 주셔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며 “교통비도 안 받으시고 자비량으로 처음부터 시간과 열정을 쏟아 주셔서 20년을 달려 왔다”고 감사를 전했다.
전요섭 교수는 “사모님들이 전문가 교수님들로부터 지식이나 교양, 상식 등을 쌓을 기회가 별로 없다. 목회와 상담, 시사와 교육 등 많은 영역을 다뤄주니 정말 좋은 기회”라며 “좀 더 전문적으로 내조할 수 있는 ‘전문가 사모’를 양성하는 좋은 과정이다. 좀 더 확장·발전해서 더 많은 사모님들이 참여해서 목회의 질이 높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원호 목사는 “목회에서 사모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사모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목회자가 행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보이지 않게 ‘그림자 목회’를 해 주는 것”이라며 “목회 5년째인데, 사모 없이는 목회를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교회에서 진짜 스트레스는 목사가 아닌 사모가 받더라”고 거들었다.
이돈규 목사는 “목회자 이상으로 사모님들에게 어려움과 눈물이 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줄 수 있다. 현장 목회자로서, 목회 상황 속에 다양한 성도들을 하나의 복음으로 이끄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다”며 “교회에는 여성들이 많기에, 사모들만 해낼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사모들이 그런 성도들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와 힘이 되어 주려면, 먼저 치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행사모에 나오신 사모님들을 뵈면, 그런 위로를 갈구하시는 게 있더라. 그만큼 힘드시다는 이야기”라며 “사모들끼리 대화하면 서로의 사정을 잘 알게 되는데, 거기서 오는 위로도 있다. 그렇게 역동적으로 힘을 얻을 수 있고,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좋은 모임”이라고 덧붙였다.
전요섭 교수도 “사모대학은 사모님들의 스트레스 해소장이 되어주고 있다. 힘차게 찬양을 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 힘든 부분을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종의 집단상담 효과”라며 “‘너도 그래? 나도 그래!’ 하면서 치유가 돼 버린다. 해결이 된다기보다, 인지가 바뀌는 것이다. 이를 상담학 용어로 ‘합의적 타당화’라고 한다. 이렇게 되려면, 사모들끼리 모여야 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추부길 목사는 “가정상담을 하다 보니, 목회자 교육보다 사모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겠더라. 그래서 ‘행사모’를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팀 목회’ 등으로 사모의 적극적 역할이 강조되는 것에 대해 추부길 목사는 “그렇다고 사모들에게 이런 사역을 일괄적으로 강요해선 안 된다”며 “심성 테스트를 해보면 외향적인지 내향적인지, 활동적인지 등의 성향을 남편 목회자가 알아야 한다. 달란트에 맞는 사역을 해야지, 교회에서 요구한다 해서 이런 저런 일을 시키는 것도 스트레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