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여러분, 하나님 나라 ‘라이징 스타’ 됩시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믿음으로 정면 승부> 이정현 목사 (2)

▲이정현 목사는 &ldquo;중고등학생 때 부모의 믿음이 아닌, 자기 믿음에 대한 확고함이 생기면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rdquo;며 &ldquo;청소년기에 &lsquo;기도와 말씀&rsquo;이라는 신앙의 영적 루틴이 잘 만들어지면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rdquo;고 밝혔다. ⓒ이대웅 기자

▲이정현 목사는 “중고등학생 때 부모의 믿음이 아닌, 자기 믿음에 대한 확고함이 생기면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며 “청소년기에 ‘기도와 말씀’이라는 신앙의 영적 루틴이 잘 만들어지면 교회를 떠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대웅 기자

‘변화하는 목회 현장에서 변함없는 믿음으로 부딪히며 써내려간 이정현 목사의 믿음행전’. <믿음으로 정면 승부>는 ‘교회 혁신을 꿈꾸는 교회 리더들의 필독서’라는 슬로건으로 한국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오직 믿음으로 승부하라’고 권면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다음세대부터 담임 목회까지 목회 현장에서 부딪히며 돌파해 온 믿음 분투기를 담았다. 이정현 목사는 총신대학교와 신대원 졸업 후 미국 사우스웨스턴 뱁티스트 신학교에서 청소년 사역을 전공했다. 기독교 교육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청암교회에서 목회하며 개신대학원대학교 기독교 교육학 겸임교수로도 섬기고 있다. 이정현 목사의 두 번째 이야기.

기본 지키는 목회자 많지 않아
매일 새벽마다 기도한다 하면
힘들어서 어떻게 하냐고 물어
기도 힘든 일, 훈련·시간 필요

믿음으로 정면 승부
이정현 | 생명의말씀사 | 176쪽 | 14,000원

-전편과 비슷한 질문일 수 있겠지만, 모든 목사님들이 예배와 말씀과 기도가 답이라고 고백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는 것 같은데 결과는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목사님들, 기도 안 해요. 말로만 기도한다고 하죠. 말씀을 제대로 연구하고 묵상하시는 분들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설교 들어보면 알죠. 정말 말씀에서 나온 것인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짜깁기한 것인지. 요즘은 자료가 워낙 좋으니 준비도 쉽죠. 편하게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 목회입니다. 제가 볼 때는 기도와 말씀이 정말 없는 것 같아요.

기도는 새벽에 언제까지 앉아 있는지를 보면 다 알죠. 그거 하나로 끝나요. 비슷하게 부임했거나 친구인 목사님들과 새벽예배 몇 번 나가는지 이야기를 해요. 제가 매일 간다고 하면, 힘들어서 어떻게 매일 가냐고 해요. 저는 직접 설교를 안 해도 매일 기도하러 가거든요. 그런 목사가 많지 않다고 해요. 그 자체가 저희 아버지 세대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죠. 그런데 지금은 이해하고, 용납이 되는 시대가 됐죠.

성도님들도 새벽에 그렇게 기도 오래 안 하시거든요. 적당히 하다 적당히 집에 가죠. 그게 너무 일반화됐죠. 제가 처음 부임해서 새벽에 1시간 기도하고 눈을 뜨면 아무도 없었어요. 목사가 기도 안 하니, 성도들도 안 한 거죠.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이 교회에 오지 않죠.

그래서 저는 처음에 ‘기도하는 사람을 보내 달라’고 기도했어요. 눈 떴는 데 아무도 없으면 얼마나 썰렁하겠어요? 그런데 요즘은 저보다 오래 기도하는 분들이 서너 분 이상 돼요. 아까 3시간 기도하신다는 목사님 말씀드렸죠? 그 교회에는 3시간 기도하는 성도님들이 상당히 많아요. 결국은 목사 따라가는 거예요.

기도는 힘든 일이고, 훈련이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해요. 기도의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만들어야 하고, 상당히 오랜 세월 루틴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서 신학부 학생들 만나면 ‘지금 기도 안 하면 목사 돼서도 기도 안 한다’고 항상 이야기해요.”

-요즘 교회에서도 상식을 많이 강조하는데, 또 믿음을 상식으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둘 사이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저는 여기서 말하는 상식이 인간의 상식, 삶의 상식이라고 생각해요. 교회에서 기도와 영성만 말하면서 일반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교인들 때문에, 상식이라는 이슈가 나온 것 같아요. 교회 주차장에서 막 싸운다든지 하는, 기본 이하의 모습들 말입니다.

저는 교인들을 양육하거나 설교를 전할 때, 그런 말씀을 정말 많이 드립니다. 지난 11월 한 달간 교회 본당을 리모델링하면서 예배에 대해 설교했어요. 가인과 아벨의 예배를 이야기하면서, 결국 창세기 4장에서는 하나님께서 ‘가인과 그의 제물을 받지 않고’, ‘아벨과 그의 제물을 받으셨다’고 하셨어요. 제물 앞에 사람이 있죠. 성경은 사람이 문제였다고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성도님들에게 ‘교회에서 기도하고 봉사하면서, 인간이 엉망이 되면 필요 없다. 찬양대원들이 1주일 동안 엉망으로 살면 그런 찬양을 받지 않으신다. 여러분 일상의 삶이 더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막 대놓고 했어요. 그런 상식적 면이 교인들 가운데 은근히 떨어지거든요. ‘교회에 있으니 구원받은 백성인데 뭐가 문제냐’고 하는 성도들이 있다면, 교회에서 방향을 잡아 줄 필요도 있습니다.”

부모와 교역자, 교사 3박자 필요
요즘 3040 부모들에게 믿음 없어
힘들고 어려울 때 ‘위인들’ 나와
믿음이란, 바라보고 의지하는 것

-SNS를 보니 성도들이 사택을 즐겨 방문하시는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요.

“한국에선 잘 없는 일인데, 저도 아내도 사람을 좋아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심방을 해도 성도들이 집을 오픈하지 않고, 식당이나 카페에서 만나게 됩니다. 그러면 깊은 이야기가 불가능하죠. 그래서 역발상으로 교인들이 저희 집으로 찾아오게 했어요. 음식이야 배달시키거나 고기 구워 먹으면 되니까요.”

-예전 청소년 사역을 하시면서 학교에 교회 세우기를 하셨는데, 청암교회에 부임해서는 기독교 대안학교를 별도로 세우셨습니다.

“2년째 돼 가는데, 감사하게도 내년 입학 문의가 계속 오고 있어요. 학교를 세운 이유는 요즘 아이들에게 믿음이 하나도 없어요. 전에는 집에서 부모들이 믿음으로 키우고 교회에서 교역자와 선생님들까지 3박자로 아이들에게 믿음을 섬어줬는데, 지금은 우선 부모들에게 믿음이 없어요. 지금 3040 부모들에게 믿음이 하나도 없는 것이 1차 문제이고, 말씀드렸듯 교역자들도 믿음이 없어요. 이런 교회에서 교사들은 믿음이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한국교회가 도미노가 쓰러지듯 엉망으로 가고 있죠. 지난주 강남에 있는 한 유명 기독교 대안학교에 가서 설교했는데, 최근 설교 가운데 최악 중의 최악이었어요. 학생들이 다 영어로 대화하는 곳인데, 아무도 예배에 관심이 없어요. 크리스천 스쿨인데, 아이들이 크리스천이 아니에요.

저희 학교는 사무엘 크리스천 아카데미인데, 사무엘과 같은 믿음의 아이들로 키우고자 합니다. 그래서 매일 1교시는 예배에요. 다음 큐티와 성경 암송을 해요. 예배 인도도 아이들이 직접 해요. 강남 학생들 보고 왔다가 우리 학생들 보니까 너무 다른 거예요.

강남 대안학교 학생들은 부모가 아이비리그라는 목표를 정해 놓았어요. 영어도 잘하니 세상에서 더 잘나갈 수는 있겠죠. 근데 진짜 말 그대로 ‘so what(그래서 뭐)?’이죠. 반면 우리 학생들은 비전을 계속 심어 주고 있어요. 저도 매주 화요일마다 설교하는데, 거의 똑같은 이야기를 해요. ‘공부 잘해 봤자 뭐 하냐? 인생이 똑바로 가야지.’

학교는 졸업생이 나오기 시작하면 궤도에 올라갈 것 같습니다. 이런 대안학교를 갈망하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지금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데다, 아직 결과물이 없잖아요. 졸업한 다음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면 확실히 다르다는 걸 아시겠죠. 생각지도 않게 내년 중학교 입학 문의가 오고 있어요.”

▲이정현 목사는 &ldquo;청년들에게 믿음이 들어가니, 이제 청년들이 교회를 돌아보기 시작했다&rdquo;며 &ldquo;교회의 모토는 &lsquo;청년들에게 일 시키지 맙시다&rsquo;였는데, 그들에게 믿음이 들어가니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섬긴다&rdquo;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이정현 목사는 “청년들에게 믿음이 들어가니, 이제 청년들이 교회를 돌아보기 시작했다”며 “교회의 모토는 ‘청년들에게 일 시키지 맙시다’였는데, 그들에게 믿음이 들어가니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섬긴다”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기본기를 많이 말씀하셨는데, 목사님의 1주일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말씀드렸듯, 거의 새벽기도로 시작합니다. 집에서 5시 10분쯤 나와 5시 30분부터 새벽기도를 하고, 7시 10분쯤 집에 갑니다. 예전에는 잠시 자기도 했는데, 요즘엔 안 그래요. 아카데미 가는 아이 데리고 9시까지 교회로 다시 옵니다.

출근하면 화요일에는 오전에 교역자 미팅과 사무엘 크리스천 아카데미 설교가 있어요. 저희 교회는 금요기도회 대신 수요 성령집회를 하기 때문에 오후까지 설교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화요일에 좀 바빠요. 붕어빵 전도나 노방 전도하는 교인들도 만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주일 설교를 준비하다 퇴근해요.

수요일 오전에는 성령집회 설교를 준비하고, 교역자들과 스타벅스에 가서 차 한 잔 하고 옵니다. 오후에는 주일 설교를 준비하고요. 수요일 저녁 집회가 끝나면 오후 9시 정도입니다. 목요일에는 보통 심방을 하는 편이에요. 오전에 심방을 하면 오후에는 설교 준비를 해요. 이 외에 목요일에는 양육이 있어요. 지난 주에 끝났는데, 오후 9시 30분쯤 퇴근하죠.

금요일 오전에는 설교 타이핑을 하고, 오후에는 주보 제작 등 행정 업무를 합니다. 저는 금요일 저녁에 외부 집회가 잡히는 편이에요. 토요일에는 새벽기도 후 집에 가지 않고, 교회에서 잘 때까지 쭉 잡니다.

토요일에는 컨디션에 많은 신경을 써요. 자다 일어나서 설교 준비를 마무리하고, 설교 PPT를 직접 만들어 방송실에 넘겨 줍니다. 토요일 오후에는 청년들이 많이 오니 교회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거나, 설교 준비가 덜 됐으면 마무리하거나, 독서를 하다 집에 갑니다.”

-제목처럼 ‘믿음으로 정면 승부’를 펼치고자 하는 목회자들에게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힘들다고들 하시는데, 결국 기본이고 본질이죠. 책 내용은 다 제 경험이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갔을 때 안 되는 건 없었어요. 사역자들이 다른 걸 하려고 하기보다 믿음과 본질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힘들고 어려울 때 오히려 위인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지금 잘 하면 ‘라이징 스타’가 될 수 있어요. 세상에서 잘 나가고 이런 게 아니라, 하나님 나라 관점에서 다니엘 말씀처럼 많은 영혼들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하면 하나님께서 빛나는 별처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그게 ‘라이징 스타’ 아니겠습니까.

지금은 오히려 기회입니다. 남들이 안 할 때 내가 더 기도하며 말씀으로 돌아가고 사람들을 만나면, 반드시 쓰임을 받게 될 것입니다. 담임목사 되기 어렵다고도 하지만, 현장에서 장로님들이 볼 때 마음에 드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이럴 때 본질로 돌아가면 금방 소문 나서 담임 청빙도 잘 될 것이고, 목회의 길도 열릴 것입니다.

-청년들에게도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교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에요. 교회 공동체가 좋으면 얼마든지 찾아와요. 최근 5년 사이 교회를 처음 다닌 사람 손들어 보라고 했는데, 몇 명 있었어요. 요즘 그런 경우가 좀 드물잖아요. 학습·세례를 줄 때도 보면, 청년들 중에는 아예 생짜배기들이 있어요.

요즘 청년들 취업도 어렵고 많이 힘들잖아요.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우리 환경과 상황은 결코 절망적이나 나쁜 건 아니에요. 청년들도 본질로 돌아가서 엎드려 기도하고 믿음으로 나아가면, 하나님이 얼마나 기쁘게 보시겠습니까? 그런 믿음의 세대를 반드시 축복하시고, 인생 길도 은혜 안에서 형통하게 열릴 거라고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믿음이란 무엇인가요.

“내가 무엇을 바라보느냐, 무엇을 의지하느냐, 무엇을 갈망하느냐, 이것이 믿음입니다. 사람마다 삶의 기준이 다르잖아요. 세상 사람들은 돈을 바라보고, 젊을 때는 이성(異性)을 바라보고, 꿈을 바라봅니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아야 할까요?

아브라함을 ‘믿음의 조상’이라고 합니다. 그는 하나님 말씀만 듣고 곧장 갔어요. 떠나라고 하셔서 떠났고, 아들을 바치라고 하셔서 바치려 했죠. 이처럼 내가 무엇을 바라보느냐 이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내가 무엇을 갈망하고 의지하느냐, 이것이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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