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성탄트리 점등식 및 송년 감사예배
인카네이션, 듣기만 해도 설레
성탄, 수수께끼 같은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어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사랑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예수와 믿음 안에서 하나 됨을
불과 1주일 전 전쟁터 같았던 국회의사당 한복판에서, 여야 의원들이 손을 맞잡고 2천 년 전 아기 예수가 전했던 평화의 빛을 함께 밝혔다.
‘2024 국회 성탄트리 점등식 및 송년 감사예배’가 12월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국회조찬기도회 주최로 개최됐다.
성탄트리 점등식은 매년 12월 진행되는 연례행사지만, 1주일 전 불의의 사태로 국회의사당과 인근에는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1부 송년감사예배에서는 김대식 의원(국민의힘) 사회로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이 대표기도했다. 허 의원은 비상계엄 사태를 맞아, 76년 전 제헌국회에서의 이윤영 의원(목사)의 대표기도를 그대로 낭독했다.
이인선 의원(국민의힘)의 성경봉독, 새에덴교회 찬양대와 브라스밴드의 특송 후 한교총 대표회장과 예장 합동 총회장을 지낸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한국교회미래재단 이사장)가 설교했다.
‘카르네우스를 아는가(요1:1-3, 14)’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소강석 목사는 “카르네우스(carneus)란 로마어로 ‘육신·살’이라는 말로, 성육신을 의미하는 영어 ‘인카네이션(incarnation)’이 여기서 나왔다. 인카네이션,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단어 아닌가”라며 “어떻게 하나님이 사람, 아기 예수로 오실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 아기 예수가 자라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가 충족된 사건은 인류 구원사의 대변환점을 이뤘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는 “우리는 성탄의 신비와 수수께끼 같은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한 번 카르네우스를 생각하면, 우리는 고개 숙이고 허리를 굽혀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며 “카르네우스, 성탄의 사랑이야말로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다. 그래서 저는 ‘카르네우스’라는 제목으로 성탄절 칸타타를 작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소 목사는 “성탄의 사건은 빛 하나 없는 암흑의 지평선, 해도 달도 별도 뜨지 않은 어느 밤, 저 먼 우주의 끝에서 푸른 별 지구를 향해 날아온 사랑의 노래였다. 저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으로 내려온 세상에서 가장 신비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였다”며 성탄절 칸타타 첫 곡 ‘그 사랑 어디에서 왔을까’ 가사를 소개하자, 새에덴교회 찬양대는 이 곡을 부르기도 했다.
그는 “그 귀하고 사랑스러운 아기 예수, 우리 죄를 대속하러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셨는데도, 베들레헴 허름한 여관에는 아기 예수를 누일 빈 방이 없었다”며 “사람들 모두 잠들고, 바람에 흔들리던 등잔의 불도 꺼지고, 잿빛 바람이 이불을 덮을 때, 마구간 적막 사이로 아기 예수의 숨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 숨소리는 하나님이 육신 되어 오신 성육신의 사랑과 평화의 숨결, 생명과 구원의 노래였다”고 호소했다.
소 목사는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아기 예수로 오신 성탄의 사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느 과학자가 성육신을 설명할 수 있고, 어느 철학자가 그 사랑의 감격을 이해할 수 있을까”라며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시는 임마누엘의 사랑 앞에 우리가 드릴 것은 오직 눈물, 오직 은혜, 오직 찬양뿐”이라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오늘 함께 예배드리는 크리스천 여야 국회의원님들에게 이런 하나님의 사랑이 가득하시길 바란다. 하나님의 신비한 사랑이 여러분 가슴 속에 불꽃이 되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류처럼 느껴지시기 바란다”며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오늘 예배를 계기로 예수 그리스도와 믿음 안에서 하나 됨을 이루고 서로 연합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비롯해 교회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반기독교 악법들을 막아 달라.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무궁한 은혜와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설교 후에는 박균택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조찬기도회 총무)이 한반도 평화와 국가 발전을 위해, 조배숙 의원(국민의힘 국회조찬기도회 부회장)이 대한민국과 국회를 위해 특별기도를 인도했다.
1부 기도회는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의 헌금기도, 국회 성가대의 봉헌 찬양, 소강석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이후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조찬기도회 회장과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은 소강석 목사에게 제헌국회 기도문패를 전달하고, 국회 내 환경미화원들에게 사랑의 쌀 220포대를 증정했다.
윤상현 의원은 “캐롤을 들으면서, 이 찬송이 국회를 넘어 나라 전체를 감싸줬으면 했다. 마음 같아서는 국회 전체를 교회로 만들고 싶다. 그러면 여야 관계도 정치도 더욱 아름답고 성숙해질 것”이라며 “기독교 정치인으로서 통치권은 하나님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 믿는다. 저는 하루 일정을 새벽기도로 시작한다. 하나님의 영이 감동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반기독교 법안이 제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하나님 은총이 더욱 크게 함께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송기헌 의원은 “여야가 어느 때보다 정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트리 점등식과 예배를 할 수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런 때일수록 예배의 자리가 필요한 것 아닐까”라며 “대한민국은 기도로 시작한 나라 아닌가. 그러니 국회에 성탄의 빛을 비춰야 하나님 뜻에 따라 대한민국이 제 길을 찾아갈 수 있다. 엄중한 시국에서 국민들에게 진정한 빛과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소 목사님께 불편하시겠지만 해야겠다고 말씀드렸다. 함께해 주신 새에덴교회 성도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여러분 덕분에 오늘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주님께 감사드린다”며 “엄중한 가운데 점등식을 할 수 있게 됐다. 오늘 말씀에 어느 때보다 귀한 은혜를 받았다. 주님께서 영광 받으실 것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하면서, 윤 의원님 말씀처럼 하나님께 기준이 있음을 잊지 않고 의정생활을 하겠다. 의견은 다를 수 있지만 연합하겠다”고 답했다.
점등식, 우원식 국회의장 참여
성탄절 공식 명칭 ‘기독탄신일’?
윤상현 의원 “변경 법안 제출해”
성육신의 성탄, 하나님의 신비
예수님, 말구유에서 십자가까지
국민들에게 희망 주는 국회 다짐
이후 자리를 옮겨 분수대 앞 야외에서 진행된 2부 성탄트리 점등식에서는 새에덴교회 찬양대의 ‘기쁘다 구주 오셨네’ 박주옥 교수(백석예대) 등의 ‘거룩한 성’ 특송에 이어 윤상현 의원과 송기헌 의원의 인사 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축사를 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성탄절이지만, 국가에서는 성탄절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규정에 ‘기독탄신일’로 공식 명칭이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변경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라며 “대림절 기간에 성탄이 좀 더 필요해졌다. 예수님은 베들레헴 초라한 마굿간에서 태어나셔서 인류의 역사를 바꾸셨다. 낮은 곳에서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 주셨는데, 저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곧 켜지게 될 성탄트리 불빛이 우리 국회뿐 아니라 온누리에 하나님 사랑과 은혜를 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기헌 의원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점등식을 한다는 것이 사실 고민이 많았지만,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회에 성탄트리가 불을 밝힘으로써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대한민국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소강석 목사는 “하나님의 사랑이 이 땅에 성육신, 인카네이션으로 나타난 신비의 사건이야말로 이 세상 어느 학자도 철학도 말할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라며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가 직접 몸으로 받아냈다면, 수십만 수백만 볼트 이상의 전류가 흘러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맨살의 아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 사랑을 나타내 주셨고, 그 사랑이 오늘 성탄트리를 통해 빛날 것”이라고 전했다.
소 목사는 “2007년 12월인가 조용기 목사님을 모시고 북한 평양에 심장병원을 세우러 갔는데, 평양 고려호텔에도 성탄트리가 빛나고 있더라. 예수님의 성육신 사건이 정말 위대하다고 느꼈다”며 “오늘 점등식을 통해 국회와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바란다. 함께하신 우원식 국회의장님을 비롯한 여러분 모두에게 샬롬의 평화가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 현안 질의 때문에 예배에 참석하지 못했다. 다행히 잘 끝나서 점등식은 참석하게 돼 너무 기쁘다. 성탄은 우리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의 빛이 되는 것이기에, 정말 기쁜 날이 아닐 수 없다”며 “크리스천으로서 국회 의정활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늘 생각한다. 예수님의 메시지를 한마디로 줄이면, 말구유에서 태어나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것 아니겠나”라고 운을 뗐다.
우 의장은 “아주 화려한 궁궐에서, 높은 지위를 갖고 태어나는 대신 가장 낮고 천한 말구유에서 태어나셨다. 멋있는 곳에서 안락하게 사는 대신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며 살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분은 부활하셔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셨다”며 “결국 우리는 주변의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해, 고통스럽고 힘든 일들을 다 넘어서서 희망과 구원을 전해야 한다. 정치도 그런 마음으로 하라는 메시지로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성탄을 앞두고 기쁜 일만 있어야 하는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로서 아직 해결해야 할 여러 어려움들이 있는데,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게 여야가 힘을 모아서 잘 해결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라며 “민생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가운데, 주변에 고통을 겪고 있는 이웃들을 잘 살피는 것이 2024년 지금 우리에게 주는 예수님의 메시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국회의 역할을 다시 생각하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국회로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 환하게 비치듯, 오늘 국회를 새롭게 비추는 성탄트리가 어려움 가운데 있는 국민들 마음을 비춰 더욱 큰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멋지고 환한 빛이 되길 기대한다. 저도 그 일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후 우원식 의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소강석 목사 등이 버튼을 눌러 성탄트리를 점등했다. 점등식은 장헌일 목사(국회조찬기도회 지도위원)의 폐회기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