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사역을 부탁해> 황예찬 대표
“기독교 콘텐츠라고 (알고리즘) 노출 수가 무조건 적지는 않다. 시대가 악해지며 믿지 않는 사람들이 교회를 보는 시선이 다소 싸늘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이 교회를 미워하는 마음을 쉽게 정한 만큼 다시 교회를 좋아하도록 마음을 바꾸는 것도 쉽게 가능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사람들은 자신을 즐겁게 해주고 감동을 준다면, 그것이 교회든 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좋아해 줄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기꺼이 문화적인 방법으로 침투해 그들의 삶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
잘 알려진 기독교 소셜미디어 채널 ‘교회친구다모여(교친다)’ 황예찬 대표가 사역 7년의 노하우를 담아, 교회 소셜미디어 채널을 운영하고 싶거나, 미니스트리나 기독교 사업 등 분야에서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홍보하고 싶거나, 기독 인플루언서로 사역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 <소셜미디어 사역을 부탁해>를 펴냈다. 말하자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영향력을 얻고, 그 영향력을 선한 곳에 쓰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책 1부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 좋을지(마인드셋)를, 2부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실제 운영하기 위한 노하우들을 소개했다. 소셜미디어 활용에 있어 중독이 아닌 올바른 메시지를 전하는 팁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저자인 황예찬 대표는 수많은 기독교 채널들을 ‘경쟁’이 아닌 ‘연대’의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세대 기독교 문화 재건(리빌딩)’과 ‘80억 지구촌 전 인구 전도’의 꿈을 가진 황예찬 대표의 ‘교회와 세상을 연결하는 미디어 사역의 A to Z’ 이야기.
소셜미디어 사역을 부탁해
황예찬 | 두란노 | 268쪽 | 17,000원
청년들, 기독교 ‘사상’에 관심
철학·인문학 차원 긍정적 시각
신앙 자연스럽게 드러내기도
이미지, 바닥 찍고 올라가는 중
오히려 믿는 청년들이 더 문제
허무주의·패배주의 젖고 지쳐
-‘안 믿는 친구들’은 요즘 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미디어 등에서 한국교회를 조금 어둡게 보여줘서 안 좋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고 느끼실 텐데, 저는 ‘인문학으로서의 기독교’가 일종의 트렌드로 오는 느낌입니다. 기독교 사상을 하나의 철학이나 인문학으로서 받아들이려는 청년들과 청소년들이 많아지는 걸 느껴요.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요즘 유튜버들의 경우 크리스천임을 자연스럽게 밝히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입니다. 연예인들은 신앙이 있어도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해쭈나 리쥬라이크 같은 유튜버들은 브이로그를 하면서 ‘오늘 주일인데 이런 옷을 입었습니다’ 같은 식으로 ‘크리스천 라이프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이런 트렌드가 한 6개월 정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기독교 이미지가 바닥을 찍고, 오히려 좀 올라가고 있지 않나 합니다. 그래서 기독교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안 좋아진 것만큼, 빠르게 좋아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럼 ‘믿는 친구들’은 교회를 어떻게 보고 있나요.
“그게 더 문제죠. 허무주의와 패배주의에 젖어 있고, 지쳐 있는 크리스천 청년들이 많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청년들이 ‘위로’를 받고 싶어했는데, 요즘은 ‘위로’라는 키워드도 잘 들어가지 않아요.
위로보다는 오히려 즉각적인 ‘해결’을 바라는 방식의 콘텐츠를 소구(訴求)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해결책을 원하고, 답이 없는 상황에서 답을 찾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숏폼 등 콘텐츠들이 계속 짧아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있어요. 설교 시간이 40분 정도라면, 빌드업이 있잖아요. 이 빌드업을 따라가면서 깊이 있는 신앙 전수가 가능할텐데, 요즘 숏폼은 1분 30초가 기본이고, 30초 만에 끝나는 경우도 많아요. 설교도 그렇게 소비하면서 깊이 있는 신앙 전수가 좀 어려워지고 있다고 봅니다.
안 믿는 친구들에 대해선 긍정적 신호가 있는데, 믿는 친구들 사이에선 다소 부정적이거나 어렵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SNS는 일종의 자기 표현 도구인데, 이것으로 사역까지 해야 할까요.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웃음). 단, 할 사람과 안 해도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르심이 있으면 해야 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했더니 잘 되더라’고 하니까 따라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 있어요.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부르심이 소셜미디어와 관련이 있다면 하는 게 맞죠.
‘종리스찬’이라는 유튜버가 있어요. 전도사님이신데, ‘예수님의 제자가 열두 제자가 이 시대에 있었다면, 그 중 한 명쯤은 SNS와 이 가상 세계를 위해 선교하는 분이 계시지 않았을까?’ 하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어요. 거의 미전도종족이라 할 수 있는 이 공간에, 새로운 문화를 가진 넌리스천들이 많거든요. 이 분들에게 다가가려면 다른 방법은 없고,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독교 소셜미디어에는 세대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1세대는 카페나 블로그, 페이스북 그룹이나 페이지 등 운영자들이고, 저희 교회친구다모여 팀이나 예스히이즈, 크리스천투데이 같은 단체는 2세대죠.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3세대는 개인 인플루언서들이 많아질 거라 생각해요. 자신의 얼굴과 신앙 색깔을 드러내고 일종의 본을 보여주는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삶을 그대로 공개하다 보니 신학적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 이상 많은 품이 들어가진 않겠죠. 그래서 오히려 이쪽으로 더 발전되면 좋겠고, 그런 개인들이 영향력을 갖는 방향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로 활동하시는데, 요즘은 유튜브가 대세 아닌가요.
“저희 채널의 타겟은 19-39세인데, 이 연령대에선 인스타그램이 조금 더 반응이 많아요. 물론 유튜브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콘텐츠별 반응을 비교해 보면, 찬양보다 오히려 말씀에 더 반응하고 있어요. 데이터상 4배 정도 차이가 납니다. 사람들이 정말 복음의 메시지, 새빨간 진리의 복음에 목말라 있음을 느껴요. 그래서 메시지를 주는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젊은 친구들을 ‘다음 세대’가 아니라 ‘지금 세대’라고 부르는데, 이 지금 세대를 위해서는 단순히 강단에서의 설교 실황을 보여주기보단 조금 시네마틱하게, 영상을 활용하는 설교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냥 설교보단 조금 더 기획이 들어가겠죠. 모노드라마급의 연출력이 들어가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크리스천 커피챗’이라는 이름으로, 찬양인도나 기도 등 각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10명 정도씩 모은 다음, 그 분야의 구루(Guru)들을 2-3명 함께 초청해 매달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에요. 그 장면은 촬영해서 유튜브로 보여 드리고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교회 밖 커뮤니티가 없잖아요. 믿을 만한 곳도 없다 보니, 그런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모임들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인스타, 4월 알고리즘 정책 변경
팔로워 수보다 콘텐츠 질 중요시
안 믿는 이들에게 노출 기회 늘어
준비된 이들 문화 사역 뛰어들길
크리스천, 진짜 매력적인 사람들
본연의 매력, SNS로 잘 보여주자
-SNS 사역을 통해 전도가 이뤄진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
“우선 지난 4월 인스타그램 정책이 바뀌었어요. ‘팔로워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콘텐츠의 질이나 취향에 따라 알고리즘이 전달해 주겠다’는 거예요. 팔로워가 많다 해서 많이 퍼지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많이 전달해 주겠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저희 같은 경우 조금 불리하죠. 기독교인들 팔로워가 많은데, 이제 다 같은 출발선상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알고리즘이 저희를 ‘종교 채널’로 인식해서인지 불교인들에게 많이 노출되고 있나봐요. ‘나 불교인데, 이런 게 내 피드에 왜 뜨냐?’ 하는 항의성 댓글이 생겼죠. 또 저희의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보면서 부러워하시기도 하고요.
또 하나는 원불교 계통 신문에서 저희에 대해 두 번이나 보도를 하셨어요. ‘기독교엔 이런 재미있는 콘텐츠 채널이 있는데, 원불교도 본받아야 한다’는 식이었죠(웃음).
전도 사례를 말씀드리면, 저희는 중의적 콘텐츠들도 만들어요. 기독교적 내용이면서 일반적으로 봐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들이죠. 어떤 외국 콘텐츠를 번역해서 올렸더니, 조회수가 400만 회 정도 나왔어요. 400만 회라는 건 크리스천들뿐 아니라 넌크리스천들도 많이 보고 있다는 뜻이에요. ‘이거 보고 교회 가고 싶어졌다’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구체적 콘텐츠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어떤 군인이 ‘자살하려다 이 콘텐츠를 보고 군에 있는 교회를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는 사연을 남기기도 하셨어요.”
-SNS 사역도 큰 틀에선 기독교 문화 사역입니다. 교회친구다모여도 팔로워가 많은 만큼 생계에 대한 걱정을 덜 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할 텐데요.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생산적일 때를 하나님께 드리고자 했어요. 그래서 20대 후반에 다른 곳에서 커리어를 쌓다가 이곳에 뛰어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능력 있는 친구들이 이런 사역에 많이 도전해서, 그런 환경들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어요.
요즘은 아이돌을 했거나 준비하다가 잘 안 되면 갑자기 소명을 받았다고 하고, 학교를 진학할 때쯤 성적이 안 되면 소명을 받았다며 신학교를 가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점점 부르심과는 거리가 멀거나 준비되지 못한 친구들이 들어오고 있지 않나 우려도 해요.
이 부분이 많이 안타깝고, 준비된 분들을 많이 찾고 싶어요. 저도 그런 사례 중 하나가 돼서, 저를 봤을 때 ‘저기도 먹고 살 수 있구나’ 하고 과감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문화사역자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으신가요.
“자기 커리어가 아니라 사역이어서 그런지, 좀 게으르거나 노력 또는 연구·개발을 덜 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찬양팀의 경우 연습을 적당히 하는 거죠. 정말 연구하는 분들을 만나기 어려운 시대가 됐어요. 정말 기도하고 연구하시는 톱클래스 분들 많은데, 젊은 팀들은 아직 다소 준비가 덜 된 것 같은데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고 봅니다.”
-교회친구다모여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일단 제 비전은 ‘80억 전도’입니다. 제가 이루지 못한다면, 많이 준비해서 다음 세대에 넘겨주는 것까지가 제 비전입니다. 저는 성경에 써 있는 대로 살고 싶어요.
제 비전은 ‘지금 세대의 기독교 문화 재건을 꿈꾼다’거든요. 기독교 문화 하면 공연 같은 걸 생각하시는데, 문화란 인간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이잖아요. 교회에서 기도하는 법, 찬양하는 법, 재미있게 노는 법, 싸웠을 때 해결하는 법 등이 다 그 문화 안에서 일어나는 거죠.
그런데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지금 세대의 기독교 문화가 다 무너져 버렸어요. 그래서 기독교 문화를 다시 알려드리고 싶어요. 기도하는 법, 찬양하는 법, 그리고 크리스천이 성경적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고상하고 재미있고 좋은 일인지 알려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런 재건에 대한 말씀인 이사야 61장 4절을 슬로건으로 삼았어요. 저희의 비전은 이 기독교 문화 재건입니다.”
-이 책을 어떤 분들이 읽으면 좋을까요.
“먼저는 교회에서 소셜미디어 사역을 해야 하는 분들이죠. 그리고 개척교회 분들이요. 개척교회는 예배당만 갖춰놨다고 사람들이 들어오는 건 아니잖아요. 어떤 마인드로 사역을 하는지 설명이 필요해요. 그 스토리를 알려주고 서사를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 목회자들의 퍼스널 브랜딩이나, 크리스천 직장인 또는 사업가로서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존 신앙 서적들과 달리 실용적인 면 위주로 썼기에, 신학이나 어떤 입장에 관계없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소셜미디어만의 글쓰기 스킬에 대해서도 소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하신 분들, 지금 기독교 문화와 콘텐츠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께 격려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크리스천들은 진짜 매력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가 가진 복음에는 굉장한 매력이 있고요. 어떤 사람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기존 삶의 방식들을 버리면서까지, 심지어 생명을 던지면서까지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게 하는 매력이 있는 거죠.
개척교회 목사님들이나 교회에서 직책을 맡고 계신 분들 모두가 그런 매력을 가진 크리스천들이십니다. 때문에 확실히 자신의 삶을 스토리로 보여주고, 어떤 메시지로 관리할 수 있다면, 정말 큰 인플루언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스천으로서 본연의 매력들을 잘 보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연대’라는 단어를 되게 좋아해요. 사전적 의미로 ‘연합’은 그저 같이 있는 것이지만, ‘연대’에는 책임이 들어가요. ‘책임을 짐’이라고 돼 있는데, 같은 책임을 진 사람들은 연대할 수 있죠. 그래서 저는 기독교 SNS 채널들은 경쟁 상대가 아니라 연대해야 할 상대라고 생각해요. 영향력을 경쟁하기보다 교류해야 한다고 보는 거죠.
저희가 연대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 세대 혹은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을 다함께 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모두 ‘같은 편’이죠. 교회친구다모여와 크리스천투데이도 같은 편으로서 연대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해요.
대신 저희가 제시하고 원하는 크리스천 라이프스타일이 있잖아요.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방해 또는 견제하는 매체들이 있죠. 넷플릭스 같은 OTT일 수도 있고 다른 문화 매체나 기업일 수도 있는데, 그런 분들을 경쟁 상대로 삼아야죠. 저희끼리는 같이 손잡고 나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