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크 슈미트 주한 독일대사, 부산 탈북 대안학교 방문 격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부산 장대현 중·고등학교 찾아

분단됐다 먼저 통일 경험 전해
남한도 북한 주민들 어떤 상황
처해 있는지 기억, 관심 가져야
여러분들 관심 갖게 할 수 있어

▲기념촬영 모습. ⓒ장대현 중고등학교

▲기념촬영 모습. ⓒ장대현 중고등학교

게오르크 슈미트(Georg Schmidt) 주한 독일대사가 지난 16일 오전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영호남 유일 학력 인정 탈북 대안학교인 장대현 중·고등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장대현 중고등학교는 2014년 탈북학생들을 위한 장대현학교로 개교해, 2023년 부산시교육청으로부터 각종학교(대안학교)로 인가를 받고 교명을 바꿔 재개교했다. 기증받은 3층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작했으며, 20명의 학생들이 40명의 교사 및 자원봉사 교사들의 맞춤교육과 전인교육 아래 기숙하며 통일을 연습하고 있다.

2019년부터 LIDO-KOREA(구 독일코리아재단, 이사장 장구스코 박사), 독일연방공화국 부산명예영사관 지원으로 전교생이 독일어와 독일 문화를 배우고 매년 우수 학생들은 독일 문화탐방을 다녀온다. 이들은 지난 12-13일 서울의 독일학교를 방문해 독일 학생들과 교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슈미트 대사와의 만남에서 학생들은 독일 국가와 동요를 부르며 그를 환영했고, 대사는 “정말 기쁘고 특별한 순간”이라고 화답했다. 대사는 독일 통일 전후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학생들은 독일어로 북한에서 온 탈북 자녀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통일 독일에 대해 질문하며 소통했다.

한 학생이 “독일의 통일과 전후 그 모습에 대해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10대 학생으로서 통일을 준비하는 데 가장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가” 묻자, 슈미트 대사는 독일 통일 전 상황, 서독에서 동독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설명했다.

슈미트 대사는 “동독 주민들이 자유와 풍요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남한에서도 북한 주민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으로서 주변에 북한에 대해 알리고 함께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 일을 여러분들이 제일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학생들이 직접 독일에 가서 통일된 독일을 경험하며 교훈을 얻을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학생들이 부른 독일 국가와 관련해 통일과 정의, 자유라는 세 가지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 세 가지 가치는 독일이 아직 지금의 완성된 나라가 아니었을 때부터 중요시하던 것”이라며 “통일은 각 개인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기반이고, 언제든 함께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누구도 법과 정의 위에 설 수 없다. 한국 사회에도 이 가치가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며 “그리고 자유의 가치를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자유를 누릴 때는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지만, 자유를 빼앗겼을 때 그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다”고 했다.

슈미트 대사는 탈북 학생들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을 절대 버리지 말라”며 “통일 독일의 사례가 한반도에도 긍정적인 영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독일 대사관이나 대사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 돕겠다”고 격려했다.

장대현 중고등학교 임창호 교장은 “이번 독일 대사님의 방문이 학생들에게 통일과 자유의 가치를 느끼게 한 소중한 자리였다”며 “독일 통일을 통해 다가올 통일을 준비하면서, 장차 통일한국의 리더가 될 탈북학생들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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