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학교목회 연수회 및 대학선교학회·기독교교양학회 공동학술대회
2024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 동계연수회 및 한국대학선교학회(회장 이승문 교수)·한국기독교교양학회(회장 이인경 교수) 공동학술대회가 ‘고전으로서의 성서, 교양으로서의 기독교’라는 주제로 19일 오후 연세대학교 상남경영관에서 개막했다.
먼저 개회예배에서는 회장 이승문 교수(명지전문대 교목) 인도로 교양학회 총무 고형상 목사의 기도 후 연세대 교목 출신인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가 ‘하나님으로 말미암음이라(마 1:1-3)’는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하고 축도했다.
예수, 위대한 족장·왕 정신 후예
족보에 뜻밖의 여성 4명 존재해
놀라운 이야기, 반지 박힌 보석
어머니 마리아, 희망·자유 노래
박노훈 목사는 “본문에는 예수님의 족보가 42대에 걸쳐 나온다. 예수님은 이런 족장들과 위대한 왕들의 후손으로 나셨다. 성경에는 이들의 위대한 정신이 남아 있다. 이름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며 “그런데 뜻밖의 당황스러운 이름들도 있다. 바로 네 명의 여성들로, 과부 다말, 기생 라합, 이주여성 룻, 실명도 없이 전 남편 우리야의 아내로 나온 이 등은 놀라운 이아기들의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처럼 성경 속 대하드라마는 여성들을 통해 쓰였다. 그들은 낙인과 굴레와 속박 속에서 자유를 얻었다. 그 여성들의 이름은 반지 속 보석처럼 이름이 박혀 있다”며 “이곳 연세대의 교훈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다. 세속의 정신은 멍에와 짐을 지우지만, 예수님의 정신은 모든 속박에서 우리를 자유케 한다. 이 진리와 그로부터 잉태된 자유를 배제하면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는 “예수의 족보, 이 역사의 기록에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이름도 마리아라는 여인이다. 이스라엘의 가장 궁벽한 땅에서 살아가던 평범한 여인이던 그녀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잉태했다”며 “그녀는 천사의 고지를 받고 노래를 불렀다. 자유가 없는 시대에 희망을 노래한 것이다. 이러한 노래가 오늘 우리를 통해, 이 세상 가운데 크게 공명될 수 있길 바란다. 대학에서의 기독교 교양 수업이 추구하는 바도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양학회 이인경 회장은 “공동학술대회를 하게 돼 감사하다. 시의적절하고, 오늘 주제도 함께 연구해야 할 내용들”이라며 “오늘 이후에도 공동 학술대회를 통해 함께 성장하면서, 캠퍼스 학생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교육부 종교 교과 방향 변화해
2015년,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
2022년, 종교 지혜와 상호 존중
신앙 교육만으로도 목표 달성
이후 공동학술대회에서는 김학철 교수(연세대)가 ‘기독교 문해력에 초점 맞추기’라는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그는 먼저 교육부의 종교 교과 방향을 소개했다.
2015년에는 기존 지식 전달 중심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실제로 적용하는 능력에 중점을 두고, 비판적 사고력과 의사소통 능력, 공동체 의식 등을 함양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이해하고 융합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있었다.
이후 2022년에는 종교적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도덕적 판단력과 책임감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질을 기르도록 했다. 특정 종교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종교적 전통을 존중하는 보편적 교육을 추구하면서, 학교의 특수성을 반영한 종교교육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이에 대해 김학철 교수는 “이러한 교육과정 입안자들의 정책적 방향과 이른바 ‘신앙 교육’이 근본적으로 배치된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어느 교과목보다 역량을 달성하기에 적합한 과목이 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비판적 성찰력은 기독교의 가장 근본 주제인 우상 비판과 긴밀히 연결되고, 다종교·다문화 감수성과 윤리·사회적 실천력은 출애굽 이야기, 포로기 신학, 예언자 전통, 예수와 이후 제자들의 행적 등을 통해 또렷이 드러난다. 의사소통 능력은 종교의 상호 호혜와 사랑의 주제를 통해 교육 가능하다”고 밝혔다.
김학철 교수는 “정책 입안자들은 특정 종교를 가르칠 경우 특정 종교 전도에 치우칠 것을 염려해 ‘학문으로서의 종교 교육’을 추구했지만, 기독교 자체를 가르치더라도 그들이 추구했던 ‘종교학’적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어느 종교든 가르침의 보편성과 적응성을 주장하기에, 좁은 의미의 ‘전도와 성서교육’에 기독교 교양교육을 제한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종교 문맹은 종교를 복합적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공시적 측면과 역사를 통한 통시적 측면을 복합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일어나는 종교에 대한 인식 혹은 무지”라며 “이는 종교에 대한 기초적 지식 부재뿐 아니라 적절하지 않은 방법으로 종교를 파악해 얻은 지식 역시 포함한다. 따라서 일상적·비학문적 종교 문맹 현상도 있지만, 학문적 외양을 띠었더라도 적절한 방법을 고려치 않는 혹은 연구 결과를 복합적 공시·통시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학문적 종교 문맹’도 있다”고 지적했다.
기독교 문해력이란, 기독교를
통시적·공시적 이해하는 능력
기독교 교양교육 차원서 함양
인간과 사회의 핵심 지식·가치,
사고(력) 향상, 인성·시민성 함양
기독교 문해력으로 성취하는 것
그는 “그러한 차원에서 기독교 문해력(Christian Literacy)을 제안하려 한다. 바로 기독교를 통시적·공시적 차원에서 이해하는 능력”이라며 “통시적 차원은 기독교가 세계의 정치·경제·사회·문화·다른 종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한 역사를 의미하고, 공시적 차원은 기독교가 현대 사회의 여러 영역에서 제반 주체들과 상호작용하는 다층적 관계를 뜻한다. 이를 기독교 교양교육 차원에서 함양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문해력을 제안하는 시대적 의의는 분명하다.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 등 시대적 격랑 속에 기독교 문해력은 기독교의 텍스트와 역사, 그리고 제도와 문화 등을 통해 교양교육의 근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며 “곧 인간과 사회의 핵심 지식과 가치, 사고(력) 향상, 나아가 인성 및 시민성 함양 차원을 기독교 문해력으로 성취하자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독교 문해력’ 교육 방향으로는 4가지를 제안했다. 먼저 “기독교라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교육으로”에 대해 “단일한 ‘하나’가 아니라, 역사와 구조 속에 형성돼 온 ‘하나’, 다층적이고 다양하며 복합적인 ‘하나’임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정교회와 가톨릭과의 비교 등을 통해 어떠한 현상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의 역사와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전했다.
둘째로 “‘하나’만 알면 그 ‘하나’도 모르는 것을 깨닫는 교육으로”라며 “초기 기독교 운동과 한국 초기 선교의 상황과 기독교 선교 성공 이유 등을 통해 다문화·다종교 사회 내의 ‘하나’, 다른 것들 속의 ‘하나’이자 비교 속에서 알려지는 ‘하나’를 알려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 외에 셋째로 ‘기독교의 진리 주장 속 보편적 원리 드러내기: 인류 문화의 보편적 운영에 관한 통찰, 사회 핵심 개념의 기원과 역사적 변천 배우기’, 넷째로 ‘실존 문제에 다가가기: 삶의 의미와 가치 전반을 통찰하기, 자기 돌봄과 타인과의 관계 맺기 교육, 세계적 문제와 자신을 관련시키기’ 등을 꼽았다.
이후 정미현 교수(연세대)를 좌장으로 김경식 교수(감신대)가 ‘경전으로서의 성경, 고전으로서의 성서: 경전과 고전의 경계 및 보편 경전의 가능성에 대한 고찰’, 안신 교수(배재대)가 ‘비종립대학교에서의 종교 문해력 교과목 개발을 위한 연구’를 각각 발표했다. 논찬은 조내연 교수(명지대)와 안규식 교수(연세대)가 맡았다.
이날 저녁식사 후에는 정기총회와 소그룹 워크숍이 이어졌다. 다음 날인 20일에는 아침 경건회와 폐회예배 후 숭실대로 이동해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 ‘영감, 흔적, 숭실’ 전을 관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