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에서 개설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과정”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서울신대, 웰다잉 최고위 과정 종강예배

천국 입학 준비, 잘 안 돼 있어
죽음 생각과 대화 피하는 현실
당하지 않고, 맞이하는 죽음을

▲수료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수료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국내 신학대 최초로 개설된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원장 하도균 교수) 제1기 기독교 웰다잉(Well-Dying) 최고위 과정 종강예배가 12월 19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칼튼 스위트 홀에서 개최됐다.

종강예배는 원장 하도균 교수 사회로 은산성결교회 설광동 목사의 기도 후 기성 부총회장 안성우 목사(로고스교회)가 ‘사명이 이끄는 삶(행 20:22-27)’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안성우 목사는 “은퇴하신 목사님들께 어떠시냐고 여쭤 보면, 시원섭섭하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심장이 멈추는 것 같다는 분도 계신다. 은퇴 준비도 안 됐는데, 천국 입학 준비는 너무너무 안 돼 있을 것”이라며 “그러던 차에 웰다잉 최고위 과정이 신설됐다. 신학대에서 열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삶은 태어남이 아니라 죽음에서부터 출발한다. 최고위 과정을 마치시는 분들께, 시작도 하지 않은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는가”라며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저자는 결론에서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는 되묻고 싶다.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 죽음이 끝이라면, 과연 잘 살 수 있는 것인가”라고 전했다.

그는 “오늘 자신의 사역과 삶을 이끄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해 보라”며 “그것을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고 그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면, 웰다잉에 있어 준비되신 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황덕형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황덕형 총장이 축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축하도 이어졌다. 먼저 서울신대 총장 황덕형 목사는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여러 기대들을, 최고위 과정이 마칠 때 확인할 수 있어 기쁘다. 학교로서는 감사한 일”이라며 “이 과정을 마친 여러분들은 더 많은 더 많은 사역 기회를 만나실 것이다. 교회와 여러분의 삶이 더 풍성해지고, 하나님 앞에서 더 멋진 일들을 이뤄 나가시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최고위 과정을 함께 이끈 각당복지재단 라제건 이사장은 “신앙인으로서 죽음 이후 천국에 대해서는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평소 죽음에 대한 생각과 대화를 피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나는 누구인가?’가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라면, ‘나는 유한한 삶 속에서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 ’는 삶에 대한 문제다. 한국 최초로 웰다잉 최고위 과정을 열어주신 서울신대에 감사드리고, 죽음 교육이 서울신대를 통해 널리 전파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수강생 약 20명에게 서울신대 웰다잉 최고위 과정 수료증 및 각당복지재단 웰라이프 강사 자격증을 서울신대 황덕형 총장과 각당복지재단 오혜련 회장이 각각 수여했다.

최고위 과정 수료자들의 소감 나눔도 진행됐다. 먼저 이명관 목사(진주성결교회)는 “생애주기별 모든 교육 프로그램에서 죽음 교육만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과정을 통해 이를 명확히 알게 돼 교단의 노년 교육 교재 출간과 함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며 “죽음에 대해 말씀을 몇 번 전했는데, 교인들 눈빛이 초롱초롱하더라. 노년 세대에게 필요한 일을 시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나눴다.

▲수료증을 수여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수료증을 수여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이정환 목사(수원성결교회)는 “죽음 교육은 어르신들만 해당되고 막연해 보였다. 죽음을 당하기보다 맞이하기 위해 공부해야 하고, 생물학적 죽음뿐 아니라 문화적 현상으로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등이 신선했다”며 “13주간 강의가 매우 유익했고, 안목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고정관념이 깨졌고, 제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도 됐다”고 회고했다.

교육생 중 유일한 평신도인 박은미 집사(대신교회 장례위원장)는 “최근에 당하는 죽음과 맞이하는 죽음의 명확한 두 사례를 만날 수 있었다. 공부하면서 평신도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많이 생각했다”며 “교인 절반이 노인층이고 심방 교역자가 자주 교체되는 가운데, 어떻게 교역자 분들을 도와서 사역할지 계속 기도로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석건 목사(제주열방대학 대표)는 “복음적·신학적 죽음을 성찰하고, 인간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 의학적·생물학적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 죽음을 맞이하는 분들을 따뜻하게 감싸안고 보살피며, 죽음이라는 문을 통과하는 과정을 도울 수 있게 됐다”며 “주변 다른 분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성장의 시간이었고, 저와 동역자들의 미래를 어떻게 이해할지 풍성하게 이해하는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예배는 이재정 목사(익산복된교회)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기념촬영 후에는 식사와 교제가 이어졌다.

▲강사 자격증을 수여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강사 자격증을 수여하는 모습. ⓒ이대웅 기자

서울신대 신학전문대학원 웰다잉 최고위 과정은 대한민국 최초로 웰다잉 교육을 선도한 사회복지법인 각당복지재단과의 협약으로 시작됐다.

현장 목회자 및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기독교적 웰다잉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치게 되며, 수료시 최고위 과정 수료증(서울신대 총장 명의) 및 웰라이프(웰다잉) 지도사 자격증(2급, 각당복지재단 발급)을 각각 수여한다. 수료 후 연수 과정도 추진하고 있다.

주목적과 기대효과는 △기독교적 죽음교육을 통한 웰다잉의 복음적 성찰 △웰다잉 교육 및 돌봄 사역을 위한 전문 역량 강화 △사별가족 및 애도과정에 대한 이해와 돌봄 능력 습득 △기독교계 웰다잉 문화 확산을 위한 목회자의 리더십 발휘 등이다.

주요 강의로는 △복음과 웰다잉의 신학적 정립 △기독교적 ‘죽음 의미’의 역사적 고찰 △목회자를 위한 죽음에 대한 목회 원리 △죽음교육 의미와 필요성 △죽음에 대한 의학적 이해 △말기환자 영적 돌봄과 소통 △기독교 장례문화 △사별돌봄과 애도상담 △연명의료결정제도 이해와 웰다잉 △생애주기별 죽음 이해와 교회에서의 죽음교육 등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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