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크리스마스 진짜 주인공’ 찾으러… 2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CCC ‘예수님 생일카페’ 가 보니

로마 병정 복장으로 길거리 홍보
성탄 의미 알리려는 다양한 코스
CCC 유학생들 간사와 직접 사역
변화하는 시대 속 그리스도 소개

▲카페로 올라가는 통로를 꾸며놓은 모습. ⓒ이대웅 기자
▲카페로 올라가는 통로를 꾸며놓은 모습. ⓒ이대웅 기자

“예수님 생일카페, 가 보시겠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낮 1시, 로마 병정 옷을 입은 청년 3명이 서울 종로구 혜화동 동사무소 인근 거리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약간 서툰 한국어로 부지런히 말을 걸고 있었다.

▲유학생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굿즈들. ⓒ이대웅 기자
▲유학생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굿즈들. ⓒ이대웅 기자

이곳 ‘혜화 카페 브릿지’에서는 19일부터 성탄절인 25일까지 1주일간 ‘Road To Christmas’라는 주제로 체험형 ‘예수님 생일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이번 예수님 생일카페는 CCC 유학생 공동체 BICF(Bridge International Christian Fellowship)에서 운영한다. 이들은 카페를 찾는 이들에게 성탄절의 진정한 의미를 알리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천로역정처럼 ‘지도를 따라 미션을 수행하는 형태’로 공간을 꾸몄다.

▲입구에 놓인 고서(古書). 일종의 컨셉 설명서다. ⓒ이대웅 기자
▲입구에 놓인 고서(古書). 일종의 컨셉 설명서다. ⓒ이대웅 기자

2천 년 전 천사의 이야기를 듣고 아기 예수님을 찾아갔던 목자들처럼, ‘크리스마스의 진짜 주인공’을 찾아가는 여정인 셈이다. 특히 외국 유학생들이 각 코스 담당을 맡아 관심을 모았다.

병정들에게 홀린 듯 이끌려 인근 3층에 위치한 카페로 올라가기 직전, ‘첫 미션’이 시작됐다. 카페에 들어가기 전, 1층에서는 간단한 ‘인적사항’ 조사가 진행됐다. 예수의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가 베들레헴으로 갔던 이유, ‘호구조사’를 거친 것이다. 그곳에선 손난로와 사탕, ‘Road To Christmas’ 코스 지도가 들어 있는 비닐봉지를 받았다.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한글과 영어로 각각 적힌 ‘고서(古書)’가 ‘목자’들을 맞이했다. “이번 여정을 통해, 암울하고 고요한 밤에 시작된 크리스마스의 진짜 시작과 주인공을 알아보아요.”

▲암흑 속 ‘고요한 밤’에서 ‘베들레헴’이란 글씨를 찾아낸 모습. ⓒ이대웅 기자
▲암흑 속 ‘고요한 밤’에서 ‘베들레헴’이란 글씨를 찾아낸 모습. ⓒ이대웅 기자

한낮이지만 캄캄한 방으로 들어갔다. ‘전자 횃불’에 의지해 간신히 사방을 둘러 보았더니, 글자들이 하나씩 보였다. ‘베들레헴, 아우구스투스, 평화’ 등의 낱말들이 쓰여 있었다.

암흑 속에서 글자들을 모두 찾은 뒤 밖으로 나오니, 역사(His’tory) 코스가 목자 일행을 맞이했다. 2천 년 전 당시의 역사와 아기 예수께서 태어나시는 과정에 대해, 퍼즐을 하나씩 직접 맞춰가며 알려주는 코스였다.

▲올해 자신에게 있었던 문제를 파쇄기로 직접 잘라버리는 모습. ⓒ이대웅 기자
▲올해 자신에게 있었던 문제를 파쇄기로 직접 잘라버리는 모습. ⓒ이대웅 기자

다음 코스는 ‘For Me’. 입시와 직장생활부터 인간관계, 가족과 건강, 연애와 결혼, 신앙까지 11가지 단어들이 한글과 영어로 검은 종이에 적혀 있었다. 이 종이들 중 올해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던 분야를 한 가지 고르게 한 다음, 종이를 직접 구겨 보라고 했다.

내 스스로 해결하고자 했을 때는 구겨질지언정 없어지지 않았던 이 문제들을, 이번에는 종이 파쇄기에 넣고 직접 손으로 잘라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문제들이 모두 산산조각나 사라졌다. 예수께 모든 문제들을 내어놓아야 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고지가 보인다. 이번엔 ‘빙고 게임’. 정사각형에 빙고 게임을 하듯 1부터 9까지 적힌 숫자 중 하나를 고르니, ‘예수 탄생’과 관련한 ‘객관식’ 문제를 냈다. 믿지 않는 이들이나 어린이들도 풀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듯 했다. 3-5-7번 문제를 차례로 맞추고, 미션을 완수했다.

마지막 코스는 ‘아기 예수님께 생일 축하 엽서 쓰기’. 메시지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색연필과 싸인펜이 비치돼 있었다. 이제 커피나 음료 주문도 가능하다. 믿지 않는 이들이나 원하는 이들은 별도 공간에서 간사와의 상담 또는 대화를 진행하기도 한다.

▲말구유 속 동물(인형)들과 카페를 방문한 ‘목자’들이 써놓은 생일 축하 엽서에 둘러싸인 ‘아기 예수님’. ⓒ이대웅 기자
▲말구유 속 동물(인형)들과 카페를 방문한 ‘목자’들이 써놓은 생일 축하 엽서에 둘러싸인 ‘아기 예수님’. ⓒ이대웅 기자

나름 정성스럽게 편지를 완성했더니, 한 가지 관문이 더 남아 있었다. 두 번째 ‘고요한 밤’ 암흑 코스에서 찾았던 낱말들을 어지러운 글자들 가운데 찾아내는 문제였다. 이 문제까지 풀었더니, ‘포토존’이 나왔다. 아기 예수 탄생지인 마구간이 ‘재현’돼 있었다.

우리 목자들은 지푸라기 가운데 동물(인형)들로 둘러싸인 말구유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께 편지를 드리고, 기념촬영을 했다. 준비된 목자 복장(가운)을 걸치고 요셉·마리아와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다.

▲‘목자’들은 각 코스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아기 예수님의 탄생지’에 다다른다. ⓒ이대웅 기자
▲‘목자’들은 각 코스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아기 예수님의 탄생지’에 다다른다. ⓒ이대웅 기자

천로역정의 ‘크리스천’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과정을 마치고 나니 약간의 쑥스러움과 뿌듯함이 느껴졌다. 수고했다며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선물로 줬다. 엽서를 쓸 때 주문했던 음료를 받고 결제한 뒤, 잠깐의 ‘Road To Christmas’ 시간 여행을 마무리했다.

CCC BICF는 카페 운영 수익금을 오는 2025년 1월 6일부터 약 2주간 진행하는 후쿠오카 단기선교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카페에서는 유학생들이 제작한 다양한 굿즈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건국대 인근 ‘와이낫 카페’에 마련된 예수님 생일카페 모습. ⓒCCC
▲건국대 인근 ‘와이낫 카페’에 마련된 예수님 생일카페 모습. ⓒCCC

◈팬덤 문화 본뜬 생일카페 컨셉도

CCC는 지난해에도 이 장소에서 ‘예수님 생일카페’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해 CCC VLM(Virtually Led Movement) 주관으로 진행된 ‘예수님 생일카페’는 K-팝 팬덤 문화를 본따 ‘스타의 생일을 기념하고 알리는 컨셉’이었다.

CCC VLM 팀은 올해도 지난 16일부터 성탄절인 25일까지 열흘간 서울 광진구 건국대 앞 ‘와이낫 카페’에서 비슷한 컨셉으로 ‘예수님 생일카페’를 열고,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전했다.

프로젝트 기간 ‘와이낫 카페’를 방문하면 예수님 이미지가 그려진 포토카드를 무료로 증정하고, ‘띠부씰’과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받을 수 있는 팸플릿 스탬프 이벤트, 성탄절 퀴즈, 예수님 등신대와 함께 사진을 찍는 포토존, 인생네컷 컨셉의 포토부스, 틀린그림찾기 게임, 방명록 작성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사했다.

카페 음료 주문 시에는 예수님 생일카페 포스터와 L홀더, 컵홀더를 받을 수 있고, 아크릴 키링, 뱃지, 머그컵 등의 성탄 굿즈도 준비돼 있다.

▲건국대 앞 예수님 생일카페가 북적이는 모습. ⓒCCC
▲건국대 앞 예수님 생일카페가 북적이는 모습. ⓒCCC

지난 11월 30일부터는 와이낫 카페 근처 어린이대공원역 3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05-231)에 ‘예수님 생일축하 광고’를 게시 중이다. 오는 12월 31일까지 한 달간 게시되는 이 광고 장소는 대중교통 이용객들의 ‘인증샷 성지’가 되고 있다.

‘예수님 생일카페’ 이벤트는 세계적 주류로 자리잡은 K-팝 팬덤 문화 중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의 생일을 기념하고 알리기 위해 카페에서 생일 이벤트를 여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다음 세대에게 친근하게 복음을 전하는 아이디어로 성탄의 참 의미를 알리며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한국CCC는 지난 2017년 ‘예수님! 2017번째 생일 축하해요~!’라는 문구를 담은 가상 지하철 플랫폼 광고 이미지를 제작해 온라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 상업적 분위기가 지배적인 연말연시에 성탄의 참 의미와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알리기 위한 크리스마스 전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예수님 생일카페 모습. ⓒCCC
▲예수님 생일카페 모습. ⓒCCC

2021년에는 서울 잠실역, 혜화동 버스 정류장과 수도권 버스 2대에 성탄 광고를 게재한 ‘크리스마스 버스 광고 프로젝트’, 2022년에는 숭실대와 국민대에서 550여 명의 대학생에게 무료 커피와 솜사탕, 전도지를 나눠주는 ‘크리스마스 커피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예수님 생일카페 프로젝트로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경험을 선사했다.

이처럼 CCC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성탄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CCC 서의원 간사(VLM 디자인팀)는 “감사하게도 올해 네 번째 프로젝트를 열게 됐다. 믿지 않는 분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돼 있으니, 이벤트에 참여하고 복음을 듣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작년보다 더 많은 분이 오실 걸 기대하면서, 나눠 드릴 물품들도 더 많이 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크리스마스 프로젝트는 공간 대관 등 관련 비용 1,400만 원을 후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프로젝트 내용과 후원 문의는 미션 펀드(https://go.missionfund.org/christmascafe2024)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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