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아이들에게 들이닥쳐야 할 순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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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42]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찾아가기

2년간 예배 안 빠지던 고교생
2주째 결석했을 때 집 찾아가
3주간 안 오는 날마다 찾아가
다시 돌아와 정신 차리고 공부

▲김맥 목사(왼쪽)의 ‘등하교 심방’ 모습.

▲김맥 목사(왼쪽)의 ‘등하교 심방’ 모습.

청소년부를 맡고 있는 교사라면, 예배 후 꼭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결석자 체크다. 자기 반에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아이들이 있다면, 꼭 연락해서 왜 안 왔는지 안부를 물어야 한다.

필자는 100명이 넘는 청소년부에서 전임 사역을 할 때도, 예배를 드리기 전 누가 예배에 참석하지 않았는지 다 체크하고 예배가 끝난 후 일일이 연락을 다 했다.

필자가 결석한 아이들에게 연락하면 반 교사에게 연락이 왔는지 한 번씩 묻는데, 꽤 많은 교사가 결석한 아이들에게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우리는 때로 끈질기게 아이들에게 연락해야 한다. 그 이유를 살펴 보자.

필자가 사역하던 고등부에 남학생 한 명이 있었는데, 그 학생은 2년 동안 예배를 한 번도 빠지지 않을 만큼 착실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남학생이 예배 때 보이지 않았다.

처음 한 주를 빠졌을 때 연락을 해보니, 그 남학생은 늦잠을 잤다면서 “다음 주 예배 때는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남학생은 다음 주일에도 보이지 않았다.

필자는 그 남학생이 2주째 결석을 했을 때, 예배가 끝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 남학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리고 필자가 보낸 카톡도 확인하지 않았다. 필자는 곧바로 어머니께 연락을 드렸다.

어머니 말로는 그 남학생이 얼마 전부터 몇몇 친구와 친해졌는데, 그 중에 학교를 다니지 않는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그 친구는 자취방에서 혼자 살고 있었는데 남학생이 그 친구 집에 있다가 늦게까지 놀면서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고 밤늦게 집에 돌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학교도 며칠씩 결석했고, 교회도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필자는 그 남학생이 너무 안타까웠다. 2년 동안 그 남학생과 함께 제자훈련을 하며 신앙의 훈련을 쌓아나갔던 시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월요일 저녁에 그 남학생 집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필자는 나름 전략을 짰다. 평소 그 남학생과 교회에서 친했던 선배와 친구를 데리고 함께 그 남학생 집으로 갔다. 필자가 그 남학생에게 이야기하기보다, 친한 선배와 친구가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월요일 저녁 그 집으로 들이닥쳤을 때, 그 남학생은 잠을 자고 있었다. 엄마가 깨우자, 남학생은 우리가 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필자는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남학생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러고는 교회 선배와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하고 오라고 말했다.

필자는 차 안에서 아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도하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아이들이 돌아왔고, 남학생과 산책을 했던 선베가 말했다.

“목사님, OO이 이번 주부터 교회 나오기로 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돌아갔다. 과연 그 다음 주에 남학생이 교회에 왔을까?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그 남학생은 다음 주에도 나오지 않았다. 필자는 다시 월요일 저녁 그 남학생 집으로 갔다. 이번에는 그 남학생과 주일에 늘 붙어 다니던 친구 2명을 데리고 갔다.

그 남학생은 2주째 필자가 집으로 들이닥치자, 상당히 당황한 것 같았다. 우리는 당황한 그 남학생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필자는 다시 차 안에 들어가고, 2명의 친구가 그 남학생을 데리고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왔다.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2명의 친구가 환한 얼굴로 말했다.

“목사님, 이번 주부터 OO이 교회 나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 주에도 그 남학생은 교회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필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월요일이 되자, 필자는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그 남학생 집에 들이닥쳤다. 필자는 그 남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교회 안 나오면 매주 너희 집에 올거야.”

다음 주가 되었을 때 그 남학생은 교회에 나왔을까? 감사하게도 드디어 그 남학생이 교회에 나왔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남학생은 그 뒤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고등부 예배에 참석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 그 남학생이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그때 3주 동안 저희 집에 와주셔서 제가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정신 차리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목사님.”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때로는 들이닥쳐야 할 순간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문제가 있으면, 직접 만나러 가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가야 한다. 짧게 만나도 좋고, 길게 만나도 좋다. 아이들이 원하는 시간에 만나러 가야 한다.

아이들이 학교 앞에서 우리를 필요로 하면 학교 앞으로 달려가자. 아이들이 배고파하면, 맛있는 것을 사주자. 매일 하라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두세 번만, 아니 한 번만 해도 된다. 우리 다 함께 아이들을 만나러 나가자.

김맥 목사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청소년 매일성경 집필자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교사는 공감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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