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아동 ‘킬러’ 질병? 뎅기열, 콜레라, 엠폭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2024년 1만 3천여 아동, 세 가지 질병으로 사망

뎅기열 발생 건수 사상 최고
콜레라 사망자 수 126% 증가
엠폭스는 공중보건 비상사태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엠폭스에 감염된 5개월 아기가 세이브더칠드런의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콩고민주공화국(DRC)에서 엠폭스에 감염된 5개월 아기가 세이브더칠드런의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2024년 올해 전 세계 아동에게 가장 치명적이었던 질병은 뎅기열과 콜레라, 엠폭스 등 3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아동들에게 이 세 질병이 급증했으며, 기후 위기와 분쟁이 기폭제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올해 아동을 포함한 1만 3,600명 이상이 이 세 가지 질병에 진단됐거나 증상이 발현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기를 매개로 전파되는 뎅기열의 경우 올해 발생 건수가 1,330만 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2023년의 650만 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기후 및 기온 변화, 그리고 도시화가 모기를 통한 바이러스 확산을 부추겼다”고 입을 모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4년 9,600명 이상이 뎅기열로 사망했으며, 현재 40억 명이 뎅기열 및 관련 바이러스의 위험에 처해 있고, 2050년까지 50억 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동은 면역 체계가 성인보다 약하고 야외에서 놀며 모기에 노출되기 쉬운 탓에 뎅기열에 특히 취약하다. 5세 미만 아동이 뎅기열에 감염될 경우 탈수 및 쇼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또 부모나 양육자가 질병에 감염되거나 사망할 경우 아동은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다른 원인인 콜레라의 경우 올해 50만 건 가까운 발병 건수가 기록됐으며, 9월 말 기준 3,432명이 사망했다. WHO에 따르면 올해 콜레라 발병 건수는 2023년보다 16%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126% 급증했다.

이 같은 사망률 급증은 의료 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분쟁 지역과 주요 인프라가 파괴된 홍수 피해 지역에서 집중 발생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콜레라가 대규모로 발생했던 잠비아 루사카의 비공식 정착촌에서 사는 뷰티(17, 가명)는 “아빠가 콜레라에 걸려 일을 그만뒀고, 엄마도 교사인데 같은 문제로 일을 멈췄다. 재정적으로나 생존 측면에서 어려운 일”이라며 “사람들이 오염된 물을 마셔서 질병에 걸리고 있다. 깨끗한 물이 있다면 콜레라와 같은 병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 WHO와 아프리카 질병통제센터가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한 엠폭스의 경우, 바이러스로 인한 확진자와 사망자가 대폭 증가했다.

12월 1일 기준 아프리카 20개국에서 57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만 3,17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콩고민주공화국과 아프리카 주변 국가에서 엠폭스 감염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아동이었고, 아동에게 우려되는 새로운 순환 변종까지 발생했다.

엠폭스는 고열, 발진 및 온몸 병변, 심한 두통과 피로를 유발하며 일부 아동은 호흡기 문제와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연하곤란을 겪는다.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즉각 치료가 필요하다. 콜레라는 심각한 탈수와 사망 위험이 높은 5세 미만 어린 아동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글로벌 보건 및 영양 디렉터 레바티 팔키 박사는 “현재 전 세계 인구 절반 가까이가 필수적이면서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2015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선포된 이래 대부분의 국가가 서비스 보장이 악화하거나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의료 시스템은 보편적 건강 보장(UHC)을 제공해야 하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팔키 박사는 “엠폭스와 같은 글로벌 보건 비상사태에 대응하려면 백신과 필수 의약품을 제공할 수 있는 강력한 보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더 많은 글로벌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제 정부와 국제사회가 나서서 모든 아동을 질병으로 보호하고 필요할 때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아동은 생존하고 번영할 권리가 있으며, 이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의 공동 책임”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질병, 부상 및 위험 요인 연구(GBD)의 새로운 추정에 따르면, 폐렴으로 사망하는 아동의 수는 2019년 69만 3,000명에서 2021년 50만 2,000명으로 28% 감소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감소는 코로나19 제한 조치 영향으로, 감염 확산 방지가 중요함이 드러났다.

하지만 폐렴은 여전히 5세 미만 어린이의 주요 전염병 사망 원인으로 남아 있으며, 폐렴으로 매년 약 50만 명의 아동이 사망하고 있다. 기후 위기 영향으로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이 다시 증가해 불평등과 빈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아동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 역시 높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뎅기열, 콜레라, 천연두와 같은 질병 치료를 포함해 아동과 가족을 위한 공공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교 및 지역사회와 협력해 감염 예방 방법에 대한 인식개선에 나서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2023년 기준 약 79억 원 규모의 보건·영양 및 생계지원 사업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보건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 퀘존 주에서는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률을 높이고 지역사회 기반 감염병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와 협력해 5세 미만 아동 및 청소년 예방접종률을 개선했으며, 모잠비크의 소외열대질환 식별 및 치료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 질병 예방과 식수·위생 인식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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