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이름 없는 아무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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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46] 쉬운 큐티의 도구 (11) 아무개 찾기 ②

마음의 불편함이 불순종의 시작
마음 바뀌면 순종의 사람 되는 것
이름 없이 나오는 사람 집중하면
생각지 못한 하나님 은혜 경험해

▲애니메이션 영화 <강아지 똥> 중 한 장면.

▲애니메이션 영화 <강아지 똥> 중 한 장면.

“뭐야! 내가 똥이라고? 더럽다고?”

강아지똥은 화도 나고 서러워서 눈물이 나왔어요.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의 한 장면이다. 강아지 똥은 서럽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피해 다니기 때문이다. 작가는 아무 쓸모 없이 여기저기서 굴러다니는 강아지 똥에 집중했다. 그 마음은 어떨까? 궁금해한 것이다. 그가 강아지 똥의 쓸모를 발견하게 된 이유다.

​강아지 똥은 그렇게 민들레가 예쁜 꽃을 피우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강아지똥은 자신의 쓸모를 발견하자, 너무 기쁜 나머지 민들레를 힘껏 껴안는다.

강아지 똥도 그럴진대, 성경에 나오는 인물은 어떨까? 당연히 그 인물마다 역할이 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이기 때문이다. 큐티하는 우리가 그 등장인물들의 마음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게 된다.

그렇다. 사람이 하는 행동의 대부분은 마음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마음의 불편함이 불순종의 시작인 경우가 많은 이유다. 그러니까 마음이 바뀌면 순종의 사람이 된다.

특히 등장인물 중에서도 이름 없이 나오는 사람에 집중해 보자. 생각지도 못한 하나님의 은혜를 일상에서 경험하게 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잡초 같은 백성들을 민초라고 한다. 그들 민초의 삶은 고달프다. 개인이 존중받지 못한다. 무리로 취급되기 일쑤다. 개인은 없고 민초라는 이름 아래 뭉뚱그려져 설명될 뿐이다.

하지만 성경에 나오는 잡초처럼 보이는 그들은 그렇게 설명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우리 개개인을 사랑하시는 까닭이다. 그들은 마음에 하나님을 품고 있다. 그러니 그들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들도 하나님께서 창세 전부터 하나님의 자녀 삼아 주신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초의 삶은 고달프다. 그들에게 순종의 일상은 어쩌면 지루하다. 뻔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에게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을 직관할 기회가 주어진다. 그들의 일상에 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요한복음 2장 1-11절의 ‘물이 변하여 포도주가 되는 기적’에 등장하는 하인들 말이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물을 포도주로 변하게 하시는 기적의 과정을 목도한다. 그 포도주를 떠가는 하인들의 마음은 어떨까? 벅찬 감격이었을까? 아니면 놀라움이었을까? 마냥 어리둥절하기만 했을까?

성경을 읽다 보면 물 떠온 하인들의 순종을 높이 사게 된다.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그러면 “물 떠온 하인처럼 ‘순종의 기쁨’을 누리자”로 큐티를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그 하인들을 더 관찰해 보자. 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을 거부하기 쉽지 않다. 주인이 시키는 일을 하는 게 그들의 할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인이라면 어떤 마음이 들까? 9절(쉬운 성경)을 보자. “하인이 떠다 준 물을 잔치를 주관하는 사람이 맛보았을 때, 그 물은 포도주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그 포도주가 어디서 난 것인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가져온 하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잔치를 주관하는 사람은 신랑을 불렀습니다.”

물을 가져 온 하인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일을 묵묵히 했는데,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기적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것이 은혜다. 그들은 이제 깨닫게 되었다. 물도 포도주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지식의 한계를 깨게 된다. 더 깊은 신앙의 세계로 초대된 것이다.

그렇다. “물을 가져온 하인들은 알고 있었습니다”는 묵묵히 일하는 자가 누릴 수 있는 은혜다.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드리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특혜다. 포도주가 떨어진 데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게 하인이다. 그럼에도 마음이 편할 수는 없다. 자신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그 하인들은 포도주가 떨어졌을 때의 당황스러움이 경이로움을 넘어 기쁨으로 변하는 이적을 경험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문이 열리지 않는 벽을 마주할 때가 많다. 그 거대한 벽에 지쳐 쓰러지는 사람도 꽤 된다. 자신의 재산을 모두 잃는 것으로 책임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산다는 것은 너무도 힘들다.

하지만 ‘물 떠온 하인’을 만나게 되면 달라진다. 철벽을 마주할 때 쓰러지기보다, 하나님을 바라보게 된다. 직장에서 혹은 사업을 하며 ‘포도주가 떨어지는 난감한 상황’에 당황하지만,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물 떠온 하인’의 심정이 된다. 벽에 문을 내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큐티를 하며 ‘아무개 찾기’를 하면, 생각지 못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게 된다. ‘물 떠온 하인의 마음’이 우리 마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일상에서 ‘물이 포도주가 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그 예수님을 의지하며 다시금 힘을 얻어 일상을 신앙생활로 살아드리게 된다.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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