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한 기도 ‘2025 원크라이’
비상계엄과 탄핵,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등 국가적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교회 성도들이 2025년 새해를 맞아 ‘12시간 기도’로 한 해의 문을 열었다.
매년 새해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원크라이(One Cry)’ 기도집회가 올해는 1월 3일(금)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2시간 동안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황덕영 목사)에서 개최됐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시위 등 국가적 위기 가운데 시작된 원크라이는 9년 만에 또다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열리게 됐다. 이에 따라 성도들은 어느 때보다 간절히 나라와 민족, 가정과 교회를 위해 손 모아 기도했다.
‘2025 제9회 대한민국 국가기도회 원크라이’는 ‘바람같이 불같이(사도행전 2:1-4)’라는 주제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원크라이 기도회는 김찬기 목사(덕산제일감리교회)가 전체 진행을 맡았다.
원크라이 기도회는 2시간마다 ‘경배와 찬양, 말씀 선포, 기도’를 한 세트로 6차례 반복되면서, 참석자들이 충분히 기도할 시간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성도들은 찬양과 말씀을 통해 함께 은혜를 받고, 받은 은혜로 하나님께 계속해서 결단의 기도를 드렸다. 낮 시간 시작된 기도회는 시간이 갈수록 성도들의 참석이 늘어 자리가 순차적으로 채워졌다.
이날 찬양인도는 CCC노아더네임워십을 시작으로 로드웨이브워십, 더워십플레이스, 워십퍼스, 블로잉워십, 브이워십 등이, 특송은 헤리티지 출신 이철규 사역자를 시작으로 JCC뮤지컬 팀, 김브라이언 워십, A-MEN 출신 강중현 사역자, 장한이 사역자, 개그맨 이정규 집사 등이 각각 맡았다.
강사로는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박동찬 목사(일산광림교회), 권오국 목사(이리 신광교회), 한홍 목사(새로운교회), 박진석 목사(포항 기쁨의교회) 등에 이어 대회장 황덕영 목사가 대미를 장식했다.
기도 인도자로는 문은수 목사(과림감리교회), 오인석 목사(능곡감리교회) 등과 함께 전북 대표 조정환 목사(꿈이있는교회), 강원도 대표 김세진 목사(원주참된교회), 전남 대표 홍상선 목사(예수품교회) 등 지역별 원크라이 담당자들이 함께했다.
김병삼 목사 “최고이신 성령님 존중”
‘최고이신 성령님을 존중하기(요 14:26-27)’라는 주제로 첫 테이프를 끊은 김병삼 목사는 “중대한 일을 앞두고, 나 자신이 결정하고 주도하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며 “성령님께서 결정을 내리시도록 할 때, 삶에 평안이 찾아온다”고 강조했다.
김병삼 목사는 “우리가 기도하는 것은 이미 내가 결정을 내리고 확답을 받고자 함인가, 아니면 성령님의 뜻을 따르고자 응답을 받기 위함인가”라며 “기도는 자신의 결정을 확인받는 절차가 아니다. 불행하게도, 많은 크리스천들이 기도할 때 이미 답을 갖고 나온다. 그래서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면, 하나님께서 응답하지 않으신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령님의 인도를 따라가려면, 먼저 성령님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님의 음성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정말 성령님을 의지하고 들으려 하시는가”라며 “그러려면 기도하고 예배드릴 때, 내 생각과 마음을 하나님께 양도(yield)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동찬 목사 “기도가 승리의 비결”
‘기도가 승리의 비결입니다(출 17:10-13)’는 제목으로 두 번째 말씀을 전한 박동찬 목사는 “참새 한 마리도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듯, 그리스도인이 살아가는 데 우연은 없다. 올 한해 이런 마음으로 살아가길 원한다. 원크라이가 시작되고 우리가 참석한 것도 내 결단 같지만, 하나님께서 기도의 자리로 우리를 부르신 것”이라며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실까. 춤을 추고 찬양해도 부족할 정도로 감격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동찬 목사는 “하나님은 홀로 일하시지 않고, 우리에게 기도하게 하시고 그 일을 이루신다. 이는 나중에 천국 가서 우리를 칭찬하고 축복하시기 위함”이라며 “이렇게 우리가 기도하러 모였다. 우리 입술에 당신의 뜻을 담아 기도하게 하시고, 이를 통해 교회와 나라와 민족을 향한 계획을 이루시기 위함이다. 그러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라고 전했다.
박 목사는 “나라가 얼마나 혼란스럽고 힘든 시기인가. 해답이 어디에 있을까? 정치인이나 경제인, 세상의 어떤 방법이나 특별한 묘수에 있지 않다. 우리가 정신 차리고 열심히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해답은 오로지 하나님께 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이 나라를 회복시키실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엘리야는 사환을 일곱 번씩 산꼭대기로 보내면서 하늘을 바라보라고 한다. 사환이 얼마나 짜증났겠는가? 그런데 아주 작은 구름을 보고 ‘큰 비의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며 “믿음은 그런 것이다. 내 기도를 통해 뭔가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믿음과 기대감이 있어야 한다. 성도들의 기도로 말미암아 이 나라가 다시 세워지리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박동찬 목사는 “기도생활이 우리에게 유익한 것은 내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 뜻을 발견하고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나님 뜻이 이뤄지는 가운데, 우리는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 신앙이 더 깊어지고 성숙해지며, 나 자신이 하나님의 능력으로 덧입혀진다. 오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역사하시리라는 기대감과 만남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권오국 목사 “신앙과 현실 사이”
‘신앙과 현실의 틈바구니에서(마 17:9-20)’라는 제목으로 세 번째로 말씀을 전한 권오국 목사는 “이렇게 어두운 현실 속에서 한자리에 모여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너무 귀하다”며 “여러분은 예수님께서 역사와 현실에서 왕 되심을 믿으시는가? 예수님과 함께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가 이미 시작됐고, 장차 완성되리라는 믿으시는가”라고 먼저 질문했다.
권오국 목사는 “그런데 우리가 직면한 세상은 왜 이렇게 어둡고 불의한가? 하나님은 이 세상을 정말 다스리고 계시는 것일까? 이것이 역사와 현실 속에서, 신앙이라는 영광, 현실이라는 고통의 틈바구니에서 우리가 직면하는 신앙적 고민”이라며 “특히 지금 한국 사회가 너무 어렵다. 이런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기도해야 하는가. 이 신앙과 현실의 괴리감을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토로했다.
해결책으로 그는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날마다 성경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변화산상의 베드로처럼 은혜와 성령 체험에만 머무르려는 사람도 있고, 현실을 살다 보니 이런 감격을 다 잊어버린 채 세상에 묶여버린 이들도 있다”며 “예수님은 본문 속에서 산 위 은혜와 아래 현실 사이, 하산하면서 제자들과 대화하셨는데, 여기서 중요한 메타포가 있다. 결국 인생은 해석이다. 말씀의 시각으로 현실을 해석할 때, 고통스러운 현실을 새롭게 살아낼 능력이 부어진다.
이와 관련, 그리스도인들이 현실과 관련해 경계해야 할 두 가지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정치 무관심’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정치와 현실 역사에 무관심해선 안 된다”며 “많은 성도들이 탈역사적·현실도피적이다. 죽어서 갈 천국, 내세만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현실 안에서 지금도 이뤄져 가고 있다”며 “둘째는 정치 과몰입인데, 이것이 더 심각하다. 하나님 나라보다 이 세상 정치 운동을 더 중시하고, 복음보다 우위에 두고 있다. 그래서 교회에서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로 “고통의 현실 속으로 끊임없이 들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십자가를 향한 기나긴 여정이다. 예수님도 변화산상의 영광스러운 체험 이후 십자가까지, 가장 높은 곳에서 끊임없이 수직하강하셨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솟아오르는 분수가 아닌, 떨어지면서 에너지를 일으키는 폭포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그곳에서 영혼과 세상을 섬기기 시작할 때 소망과 꿈과 세상의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셋째로 “믿음의 능력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믿음이 없기 때문에, 기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믿음이란 무엇일까? 예수님은 ‘겨자씨’로 비유하셨다. 많은 이들이 신념과 확신의 크기, 종교적 열정을 믿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무력함, 흔들림, 연약함을 인정하고 주님 앞에 나와야 한다. 믿고 싶지만 현실을 바라보면 무력한 나 자신을 발견하고, 붙들어 달라고 간구해야 한다. 시선을 주님께 고정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주님 앞에 나오는 그 지점에서 믿음이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한홍 목사 “기도하면, 미래는 과거완료”
요나서 말씀을 전한(욘 1:17, 2:1-10) 한홍 목사는 “요나서를 읽을 때마다, 요나가 너무 찌질해 보여서 안타깝다. 하지만 그렇게 형편없는 인물은 아니었다. 엘리야 선지자의 후계자이자 북이스라엘 전성기를 연 여로보암 2세의 멘토로 존경받던 인물이었다”라며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라. 요나에게도 이유가 없진 않았다”고 변호했다.
한홍 목사는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가 어려워졌다는 말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의 눈이다.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며 “이 나라가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난 12월이 얼마나 우울했나. 이 폭풍같은 시대, 바다에 던져진 요나처럼 가망 없어 보이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든 일이 섭리 가운데 있음을 믿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 목사는 “가장 힘들 때 처절하게 함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놀라운 회복을 허락하실 것이다. 기도하는 자에게, 미래는 이미 과거완료형이다. 믿음은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이다. 다 이뤄진 다음 믿으면 그건 과학”이라며 “기도하는 사람이 기도를 만들지만, 어느 순간부터 기도가 기도하는 사람을 바꿔간다. 기도하는 사람은 소망의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의 기도 응답은 기도하기 시작할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 지금 환경이 칙칙하고 컴컴하고 어둡다. 나라가 무너질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기도하는데, 어떻게 나라가 무너지겠는가”라며 “하나님은 이미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소망의 바닷가,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고 계신다. 사실 우리보다 하나님이 더 급하실 것이다. 불순종의 과거를 청산하고, 세계 선교 사명을 감당하는 한국교회가 되자”고 권면했다.
박진석 목사 “시험 당하면, 기뻐하라”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을 받으라(빌 4:6-7)’는 제목으로 박진석 목사는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은, 우리가 염려하기 때문에 나왔다”며 “요즘 한국 성도들 마음이 갈릴리 바닷가처럼 출렁거릴 것이다. 그러나 살려고 하면 염려가 생기지만, ‘죽으면 죽으리이다’는 자세로 가면 염려가 사라진다. 죽고자 하면, 내가 사라진다. 내가 없어지면, 하나님의 능력이 와이파이처럼 빵빵 터진다”고 말했다.
박진석 목사는 “개인적 기도제목과 원통함을 놓고 기도하다 기도의 문이 열리기도 하지만, 우리 자아를 예수님처럼 깨트리고 없앨수록 하나님께서 권위와 권세를 주신다”며 “성경은 시험을 당하거든 기쁘게 여기라고 하셨다. 그때 자아를 치면서 나를 위해 죽기까지 복종하신 주님을 묵상하면서 계속 기뻐해야 한다. 그 깊은 사랑이 깨달아지면서 하나님의 기쁨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감사함으로 기도하면, 평강을 선물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여러 시험과 고통 가운데서도 감사함으로 십자가 멍에를 지고 걸어가는 더 큰 믿음이 필요한 때다. 그럴 때 하나님 영광의 임재가 나타나고, 그 사람을 통로로 사용하셔서 능력을 부어주신다”며 “평강은 영적 전쟁에서 시험하는 자를 이길 때 주시는, 온전한 순종의 전리품이다. 평강은 그냥 오지 않는다. 각종 잘못된 세상의 것들을 끊어버려야 찾아온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믿음으로, 하나님 주시는 선물을 받자”고 역설했다.
황덕영 목사 “성령, 이론 아닌 실제”
‘바람같이 불같이(행 2:1-4)’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메시지를 전한 황덕영 목사는 “과거 집회에서 체험했던 성령님은 이성적·논리적인, 이론이 아니라 실제였다. 성령님은 살아계신다. 성령님이 임하시면, 인생이 뒤집어지고 변화되며 삶의 목적과 방향이 달라진다”며 “기도하지 않으면 응답도 없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주시는 놀라운 비전을 바라보자”고 북돋웠다.
황덕영 목사는 “바람같이 불같이, 성령님은 멈춰 있지 않고 지금도 행하시고 일하시는 분이다. 어제, 지난주, 작년과 전혀 다른 일을 행하실 수 있다. 믿음의 사람은 과거에 매이지 않는다”며 “하나님은 새로운 일을 행하시기에, 우리도 꿈꿔야 한다. 기도해서 손해 보는 일은 없다. 오늘 여러분 모두 성령의 뜨거운 불을 받아 변화를 체험하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황 목사는 “불은 하나님의 강력한 임재를 의미한다. 성령의 불을 받으면 내가 소진되고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죄와 악한 것들이 태워지고 오히려 새 능력이 부어진다”며 “성령의 불을 받고 드리는 기도가 필요하다.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해야, 나와 내 자녀들에게 새로운 챕터가 열린다. 기도가 능력이다. 기도할 때 능력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