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오지에서 현지인들과 오래 함께했던 신앙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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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연구가 권주혁 장로의 솔로몬 제도 절제 활동

업무 차 솔로몬 제도 35년 거주
현지인 집 생활하며 언어 익혀
수천 권 영어 찬송 각 마을 배분
현지인들에게 금주 이유도 설명
주일날 교회 갈 때, 깨끗한 복장
현지인들과 신앙생활 기회 감사

▲초이셀섬 원주민들(토지 소유자)과 권 장로(2009년).

▲초이셀섬 원주민들(토지 소유자)과 권 장로(2009년).

본지 칼럼니스트 권주혁 장로가 2024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서울 용산구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회장 김영주)’ 예배당에서 간증을 전했다. 그는 남태평양 솔로몬 제도에서 35년 동안 회사 업무 차 주재하면서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면서 행했던 금주·금연 활동에 대해 강연했다.

본지(크리스천투데이)에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3년 가까이 절찬리에 연재하고 있는 권주혁 장로(72)는 서울대학교에서 임산가공학을 전공했으며, 군 제대 후인 1977년 목재회사에 입사했다. 당시 수출용 합판 원자재를 장기적으로 확보하고자, 회사는 신입사원인 권장로와 동료 직원 한 명을 1979년 초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오웬스탠리 산맥 속 불로로(Bulolo) 열대삼림 대학에 1년 동안 유학을 보냈다.

세계 유일 열대삼림 대학교에서 열대삼림을 공부하면서 자연히 원주민 언어(피진어)를 익힌 권 장로는 1980년 파푸아뉴기니 동쪽 솔로몬 제도(Solomon Islands)로 이동, 한국 본사에 있는 합판공장에 필요한 원자재(원목) 확보 사업에 뛰어들었다.

솔로몬 제도는 오랜 기간 동안 영국 식민지였다가 1978년에 독립했는데, 독립 2년 만에 권 장로가 그곳을 찾은 것이다. 처음에는 솔로몬 제도에 오래 전 들어와 목재 사업을 하고 있던 영국과 호주 회사에서 원목을 구입하다, 직접 임지를 얻어 대규모 투자를 했다.

▲초이셀섬 정글 속 교회에서 주일 설교하는 권 장로.

▲초이셀섬 정글 속 교회에서 주일 설교하는 권 장로.

권 장로는 2015년까지 솔로몬 제도에 거주하면서, 무려 35년 동안 이 섬에서도 오지인 초이셀섬과 뉴조지아섬에 회사가 취득한 대규모 임지에서 속성수인 유칼립투스를 심고 벌목해 한국·일본·중국·필리핀·베트남 등지에 수출해 왔다.

물론 본사가 남아메리카에 투자한 합판회사 사장으로 도중 3년 가까이 일하고 본사에서도 근무하는 등 솔로몬 제도를 수시로 떠난 적도 있지만, 그가 솔로몬 제도에서 근무한 시간을 누적 계산하면 20년이 넘는다고 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초이셀섬과 그 후 확장한 뉴조지아섬 등의 크기는 각각 제주도(1,800㎢)의 2배에 육박한다.

1980년대 초 권 장로가 처음 도착한 초이셀섬은 섬 전체가 울창한 열대림으로 덮여 있으나, 문명과는 거리가 너무 먼 오지였다. 도로가 1m도 나지 않고 전기도 없어, 현지인들은 석유램프를 사용하고 있었다.

당시 1만 명 섬주민은 해안에 수십 개 마을을 만들어 살고 있어, 이들 마을을 연결시킬 것은 나무 한가운데를 파낸 카누였다. 섬에는 쌀조차 없었고 고구마와 생선이 주식이었는 바, 회사의 불도저·트럭 등 중장비 투입 전 권 장로는 현지인과 고구마를 함께 먹고 야자잎으로 만든 현지인 집에서 생활하기로 했다. 그는 카누를 타고 노를 저으며 다녔다. 이미 파푸아뉴기니 대학교에서 현지어를 배웠으므로,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초이셀섬 정글 속에 지은 교회 주일예배 후. 앞줄 오른쪽에서 4번째는 권 장로 부인.

▲초이셀섬 정글 속에 지은 교회 주일예배 후. 앞줄 오른쪽에서 4번째는 권 장로 부인.

권 장로는 이런 오지에서 일하며 한국인 직원들 중 기독교 신자들과 초이셀섬에 두 곳, 뉴조지아섬에 한 곳 등 모두 3곳의 교회를 세웠다. 현지에 찬송가가 크게 부족하므로, 회사에서 영어 찬송가 수천 권을 인쇄해 마을마다 나눠줬다.

권주혁 장로는 직접 영어로 된 선교용 책자(Christian Life in Solomon Islands)를 자비로 만들어, ‘왜 인간은 예수를 믿어야 하는지’ 현지인들에게 알리며 전도 사역을 했다.

원주민들은 기독교인이 많았음에도, 몰래 밀주를 만들어 먹거나 엉뚱한 사고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에 서울에 있는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영어로 만든 금주금연 운동 팸플릿을 많이 공급받아 솔로몬 제도 현지인들에게 나눠준 뒤, ‘왜 기독자는 술을 마시면 안되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현지인 여성들에게도 금주 팸플릿을 나누면서 ‘남편과 가족에게도 전파해 줄 것’을 부탁하자, 부인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술을 멀리하는 남편들도 나타났다.

권 장로는 현지에 세운 교회에서 주로 설교했고, 팸플릿을 나누는 금주·금연 절제운동은 부인이 현지인 부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솔로몬 제도 현지인들은 대체로 순박해, 가르쳐 주면 순종해서 잘 따라왔다.

▲초이셀섬 마을 부인들에게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보내준 영어 금주·금연 팜플렛을 나눠주고 있는 권 장로 부인.

▲초이셀섬 마을 부인들에게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에서 보내준 영어 금주·금연 팜플렛을 나눠주고 있는 권 장로 부인.

솔로몬 제도 현지인들은 소득이 낮아 평시에는 허접해 보이는 옷을 입고 다니지만, 주일날 교회에 갈 때는 깨끗한 옷을 입고 간다. 주일날 교회 가려고 옷 한 벌은 깨끗하게 세탁해서 집에 보관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한국 기독교인들이 가르쳐 준 것이 아니라, 19세기 남태평양의 솔로몬 제도와 파푸아뉴기니 등을 다니며 성경을 전한 유럽인 선교사(주로 영국인들)가 심어준 것이다.

권 장로는 솔로몬 제도와 파푸아뉴기니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오랜 기간 동안 신앙생활한 것을 저술해 몇 년 전 <천사같이 말 못하고 바울같지 못하나(부제: 남태평양 정글 속의 찬송가, 326쪽)>를 발간한 바 있다.

그는 이제는 은퇴해 서울에 살지만, 남태평양 오지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항상 감사하고 있다.

권주혁 장로는 전 세계 145개국에 방문한 바 있는 성지 연구가이자 국제 정치학 박사다. ‘권박사 지구촌 TV’ 유튜브를 운영 중이며, 영국 왕실 대영제국 훈장(OBE)을 받았다. 저서로는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찾아서>, <사도 베드로의 발자취를 찾아서>, <여기가 이스라엘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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