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이대준 씨에게 500만 원 전달
아버지, 모친 간경변 7년 간호 후
1995년 간경화, 2009년 간암 판정
경제적 문제로 간이식 미뤄오다
아들 간 공여로 새 생명 선물 받아
아내 “수술비 지원, 가족 일으켜”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 이하 운동본부)는 지난 3일 간이식 환자 이대준 씨(60) 수술비 일부인 500만 원을 지원했다.
1995년 간경화 진단을 받은 이대준 씨는 가족력을 고려해 음주를 철저히 삼가며 건강관리에 신경 써 왔다. 그러나 얼마 뒤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아 운영하던 완구 무역회사가 큰 어려움을 겪으며 2005년부터 고정적인 수입이 끊겨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여기에 간경변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를 7년간 직접 간호하며 육체적 과로까지 쌓여갔다. 결국 2009년 정기검진 중 간암 진단을 받은 이 씨는 이후 네 차례 시술을 통해 다행히 재발을 막았지만, 간기능 저하로 응급실을 자주 찾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돼 담당의로부터 간이식을 권유받았다.
아버지의 고된 투병 생활과 깊은 효심을 지켜본 대학생 아들(24)이 간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차마 아들의 간을 이식받을 수 없다는 이 씨의 완강한 거부와 수술비 마련이 어려운 경제적 상황으로 지난 5년 간 이식 수술을 미뤄왔다.
그러나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상태가 된 이 씨는, 지난 12월 9일 오랜 고민 끝에 아들의 간을 이식받았다. 건강한 간을 이식받은 이 씨는 간기능이 즉시 회복됐으나, 담관 문제로 추가 시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사연은 서울대병원 의료사회복지팀을 통해 운동본부에 전해졌고, 운동본부는 심사를 거쳐 지원을 결정했다.
기부금을 전달받기 위해 본부를 찾은 이 씨 아내 이재희 씨(60)는 “사업 실패와 병마로 무너져 가던 남편이 간이식 수술을 통해 다시 삶의 의지를 찾았다”며 “가족에게 희망을 선물해 주신 본부와 후원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6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중위소득 80% 이하인 환자를 대상으로 각막 및 장기이식 수술비 지원 방안을 새롭게 마련하고, 일정 심사를 거쳐 각막이식 수술비 300만 원 이내, 장기이식 수술비 1천만 원 이내의 실비 지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