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경제적 해방이 목적이었다면… ‘출애굽’, 해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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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에서 이해하는 하나님의 관심 (5)

출애굽시키신 하나님의 관심
이스라엘이 하나님 섬기도록
육신적 편함과 복지 관점에선
오히려 애굽의 삶 더 나았을…

▲광야로 나서는 모세와 히브리 민족의 모습. ⓒ못생긴나무 제공

▲광야로 나서는 모세와 히브리 민족의 모습. ⓒ못생긴나무 제공

5. 출애굽 사건에 나타난 하나님의 관심 (2)
: 이스라엘로 하나님을 섬기도록 하는 일

출애굽 사건에 관한 기록 중 또 하나 많이 반복돼 나타나는 구절은 ‘섬길 것’이다. 이 같은 구절들의 예들은 “나를 왕에게 보내어 이르시되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7:16)”,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8:1)”,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8:20)”, “히브리 사람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9:1)”,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9:13)” 등이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을 출애굽시키실 때 하나님의 주된 관심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섬기도록 하는 데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섬긴다’는 단어의 기본 어근인 ‘아바드(abad)’라는 용어의 1차적 의미는 ‘일하다(5:18, 창 30:26)’, ‘봉사하다(창 29:25, 민 18:23)’ 등인데, 이것이 사물에 적용될 때는 ‘노동하다, 일하다’ 등의 의미로 쓰인다. 그리고 사람과 연관하여 사용될 때는 ‘섬기다, 봉사하다’ 등의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이 단어가 본문에서처럼 하나님과 연관돼 사용될 때는 ‘경배하다, 예배하다(사 19:21, 23)’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따라서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는 말씀에 나타난 출애굽의 주된 목적은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함임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은 단지 애굽으로부터의 정치적 해방을 얻어 그냥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만 애굽을 탈출한 것이 아니다. 육신적 편함과 복지의 관점에서만 보면, 오히려 광야보다 애굽에서의 삶이 더 나았다고 생각한 무리들도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우리가 애굽 땅에서 고기 가마 곁에 앉아 있던 때와 떡을 배불리 먹던 때에 여호와의 손에 죽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너희가 이 광야로 우리를 인도해 내어 이 온 회중이 주려 죽게 하는도다(출 16:3)”라고 말했던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이스라엘은 출애굽 후 음식의 부족, 물의 부족, 생활의 불편, 뱀 등의 공격 등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해방신학이 말하는 경제적 가난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관점으로만 본다면, 출애굽은 오히려 실패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가나안 입성이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애굽으로 돌아가자고 주장한 이들도 많았다. “이에 서로 말하되 우리가 한 지휘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 하매(민 14:4)”.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해 볼 때, ‘하나님의 선교’ 관점에서 보는 해방은 가난한 자들의 경제적 해방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출애굽은 경제적 해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출애굽시키셨을까? 출애굽을 시키실 때 하나님의 주된 관심은 단지 이스라엘을 편안히 잘 먹고 잘사는 자유민으로 살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보기보다, 위 구절들에서 살펴보았듯 하나님을 예배하는 백성을 형성하는 데 주된 관심이 있으셨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출애굽은 외형적으로 보면 정치적 해방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님의 최종적 관심과 목적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백성의 형성이었으며, 이것이 출애굽에 나타난 하나님의 주된 관심 중 하나였다.

▲안승오 교수.

▲안승오 교수.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지구촌선교연구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For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책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이 책은 현대 선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으로 평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그 어떤 단체나 기구 또는 학자의 주장도 성경의 평가 앞에서 겸손히 서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정신이고 종교개혁의 모토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토트도 “제가 강조하려는 것은 전통이 성경의 비평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통에 특별한 권한이 주어져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전제 위에서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왜 선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①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②삼위일체의 선교(Missio Trinitatis) ③그리스도의 선교(Missio Christi) 등의 필요성을 다룬다. 이러한 내용들을 통해 독자들은 기독교 선교의 기초와 방향을 명확히 파악하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오늘날 선교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핵심 주제 10가지를 선정하여, 그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에 근거하여 평가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주제들은 ①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뜻 ②예수께서 오신 이유 ③예수께서 주신 구원의 개념 ④하나님의 나라 ⑤선교의 우선순위 ⑥선교 방법 ⑦윤리적 과제 ⑧환경 이슈 ⑨종교다원주의 ⑩선교 명령 등이다. 예수의 말씀에 근거해 이 주제들에 대해 명확한 안목을 얻게 되면, 기독교 선교는 보다 더 성경적이고 효율적인 선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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