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환 후보 “연합기관 통합, 역사성과 정체성 지켜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 정견발표회

한기총, 한국교회 유일 대표기관
초창기 정체성과 위상 회복 최선
상식적 목소리 내는 보수 지향해
신뢰 회복, 선한 일 최선 다할 것
영성 기도회 갖고 친목도 도모해
다원주의·혼합주의 반대, 정관에

▲고경환 대표회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고경환 대표회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 제28대 대표회장 후보자 정견발표회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한기총 제28대 대표회장에는 기하성오순절 총회장 고경환 목사(순복음원당교회)가 단독 출마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엄기호 목사, 이하 선관위) 주관으로 열린 정견발표회에서 고경환 목사는 먼저 소견서를 통해 “한기총은 1989년 한경직 목사님을 중심으로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좌익과 이단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세워졌다”며 “한국교회 유일 대표기관으로 한국교회를 대변하면서 위상을 높여왔다”고 밝혔다.

고경환 목사는 “한경직 목사님과 제 스승 조용기 목사님 외에 영적 지도자이신 여러 대표회장님들의 헌신과 노고로 한국교회 대표기관으로 역할을 해 왔으나, 어느 순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한기총을 이용하는 이들로 인해 위상이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그런 환경에서도 꿋꿋이 한기총을 지키고 옛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신 대표회장님을 비롯한 임원·실행위원·회원 목사님들로 인해 회복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고 목사는 “난파선처럼 되었던 한기총이 이제 다시 한국교회를 대변할 수 있게 회복된 것은, 한기총을 끝까지 지키신 모든 회원들의 노고”라며 “제 꿈은 오직 과거 초창기 한기총의 정체성과 위상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한국교회 목소리를 내는 유일한 기관으로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선관위와 기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먼저 출마 이유를 묻는 질문에 “말씀드렸듯 한기총이 한국교회 유일 대표기관으로 시작해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을 잘 대변해 왔지만, 안타깝게도 어느 순간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하나의 배는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바다 한가운데 난파선을 회복시키기는 힘들다. 대표회장님들을 비롯해 회원들이 끝까지 지키시고 회복시켜 왔는데, 한기총이 예전처럼 한국교회를 위해 멋지게 출항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기총의 현재 모습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선 “현재 한기총이 정부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다소 제한적이다. 한기총은 정부에 한국교회를 대변하고, 사회에 신뢰할 만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단합된 모습이 필요하고, 소속 교단과 단체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 그러려면 분명한 명분, 자부심과 보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투명하게 일을 진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한기총은 보수를 지향하지만, 비상식적 목소리는 위상과 신뢰가 깎일 수 있다. 보수가 아닌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며 “사회에서 신뢰를 회복하려면, 한국 사회가 박수 치고 응원해 줄 일들을 많이 해 나가야 한다. 다툼이나 이권, 분란이 아닌 선한 일에 적극 나선다면, 사회로부터 큰 박수와 응원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견발표회 후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정견발표회 후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구체적으로는 “저희 선교단체에서 지난 10년간 드러내지 않고 사랑의 쌀 및 희망박스 나눔, 소외 이웃 집수리와 생활비 지원 등으로 이웃을 섬겨왔는데, 이제 사단법인과 한기총 이름으로도 함께하고자 한다”며 “이러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필요한 재정은 한기총이 아닌 저희 선교단체에서 부담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연합기관 통합 문제에 대해선 “분열은 쉽지만, 통합이 쉽진 않다. 연합기관 통합을 위해 언제든지 만날 의향이 있고, 어떤 대화도 나눌 수 있다”며 “한기총은 한국교회 대표 연합기관인 만큼, 비상식적 통합 제의에는 응할 수 없다. 한기총의 역사성과 정체성, 자부심을 잃지 않는 통합이 추진돼야 한다. 누가 봐도 상식적인 통합의 길로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상식적 통합’에 대한 질의에 대해선 “공정성이다. 조금이라도 한기총의 과거 위상 회복에 도움이 되고, 조금이라도 정부가 한기총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도움이 되는 통합”이라며 “저는 목회만 해왔기 때문에, 이제까지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 이전부터 해 오신 분들께 자문을 받으면서, 누가 봐도 상식적인 통합이 되도록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회장 권한 비대화와 1년간 운영 방안에 대해선 “저는 스스로 ‘목사 나부랭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회장직을 높은 자리라고 여기지 않겠다”며 “모든 교단·단체 회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행복한 운영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해 1년에 두세 차례 영성기도회를 갖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고 목사는 “회원들과 기도하면서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의 마음을 품고자 한다”며 “저희 교회 수련원에서 기도회를 할 때는 직접 셰프복을 입고 아르헨티나 식으로 회원들께 바비큐를 구워 드릴 것이다. 저희 교회 성도들을 위해서도 해온 일이다. 식사하면서 친목의 시간을 갖고, 기도하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회원들이 납부한 회비보다 더 많이 가져가는 단체를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법률 자문팀을 만들어, 법률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지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섬기겠다”며 “변호사 자문료도 한기총 재정으로 사용하지 않겠다. 이처럼 납부한 회비보다 많은 도움을 받도록 섬기겠다”고 했다.

끝으로 WEA 문제에 대해선 “한기총 정관에는 ‘종교다원주의·혼합주의에 반대한다’고 돼 있다. WEA든 어디든, 그 어떤 단체도 정관에 반한다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은 회원이자 대표회장으로서 당연한 것”이라며 “어떤 단체가 정관에 위배되는 행위를 할 경우, 정관에 맞는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선 예배에서는 선관위 서기 윤광모 목사 사회로 선관위원 조윤희 목사의 기도, 선관위원장 엄기호 목사가 설교했다. 정견발표회는 사무총장 김정환 목사의 광고와 선관위원 안이영 목사의 기도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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