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아동 폭발 무기로 매일 15명 장애 발생 위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세이브더칠드런, 경고 나서

▲가자지구 공습으로 머리와 다리에 부상을 입은 뒤 이집트로 탈출한 라미(7, 가명). ⓒ세이브더칠드런

▲가자지구 공습으로 머리와 다리에 부상을 입은 뒤 이집트로 탈출한 라미(7, 가명). ⓒ세이브더칠드런

지난 1월 11일(이하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서 이스라엘군이 학교를 공습해 아동 사상자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다섯 차례에 걸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피난민이 머물던 학교가 공격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2024년 가자지구에서 폭발성 무기로 인해 매월 약 475명, 하루 평균 15명의 아동이 팔다리 손상 등 평생 지속될 수 있는 부상을 입었다고 보고했다.

유엔 인도주의 대응 보호 클러스터(protection cluster)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첫 11개월 동안 최소 5, 230명의 아동이 재활 치료가 시급한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병원 및 의료진에 대한 공격과 필수 의료 물자 반입 제한으로 대부분 아동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여기에 전쟁으로 청력이나 시력 손상을 입은 아동과 전쟁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트라우마로 평생 심리적 상처를 입을 아동 수를 포함하지 않아,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가자지구에서 2만 2,500명 이상의 성인과 아동이 삶을 송두리째 바꿀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앞으로 몇 년간 지속적인 재활 서비스가 필요한 것으로 전망했다.

가자지구 의료시설이 파괴되고 보건시스템이 붕괴하면서, 아동의 부상을 치료하거나 재활 치료가 불가능해졌다. 절단된 팔다리 재건 수술과 재활 치료를 맡던 가자지구 내 유일한 센터는 2023년 12월부터 보급품과 인력 부족으로 운영이 중단됐으며, 2024년 2월 공습으로 추가 피해를 입었다.

다리를 잃은 아동은 성장하면서 장기 전문 치료와 적절한 보철 장치, 정기 검진이 필요하지만, 현재 가자지구에서는 이러한 치료가 불가능하다.

세이브더칠드런 현지 파트너인 팔레스타인을 위한 의료 지원(Medical Aid for Palestinians, MAP) 정형외과 의사 아나 질라니 박사는 성장 중 아동의 부상은 치명적이라고 경고한다. 그는 “아직 뼈가 자라는 중인 아이들이 부상을 입으면 뼈 성장이 멈춘다. 영양실조 수준이 높아 상처 치유도 매우 느리다”며 “상처를 간신히 봉합하고 있지만, 뼈가 붙지 않아 많은 아이들이 절단 수술을 받고 있다. 팔다리를 고정시켜도 대부분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아동 폭발 부상 치료 전문가 가싼 아부 시타 박사 역시 절단 수술을 받은 아동의 경우 성장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2023년 10월부터 11월까지 45일간 가자지구 알 아흘리 병원에서 근무했다.

시타 박사는 “현재 가자지구에서는 ‘전쟁 부상’ 개념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걷는 법을 배우기 전 절단 수술을 받은 아기들은 눈과 손의 협응 능력이 발달하지 못해 성장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수천 명의 어린이들에게 의수가 필요하고, 반대쪽 팔다리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인도주의 정책 및 옹호 글로벌 디렉터 알렉산드라 사이에는 “가자지구 아동은 지속적 고통과 트라우마로 얼룩졌고, 의료 시스템 붕괴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피해는 개인을 넘어 팔레스타인 사회 전체와 미래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국제사회는 더 이상의 피해를 막고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즉각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1953년부터 팔레스타인 아동을 지원해 왔으며, 재작년 10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에서 보건, 영양, 아동보호 등 긴급구호를 지속하고 있다. 신생아와 아동의 영양실조 치료, 임산부 관리, 정신건강 지원을 제공하며, 식량과 물 공급 등 즉각적이고 제한 없는 인도적지원을 위한 국제 옹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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