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79)]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이들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이들이 있다. 친구와 함께 놀다가 친구의 물건을 슬쩍 갖고 오는 아동이다. 물건을 훔치는 행동은, 그것이 작은 물건이라고 해도 도둑질이요 도벽(盜癖)이다. 그러나 도벽이 심한 경우라도 원인을 잘 파악하면 해결책이 있으므로 그렇게 걱정할 일만은 아니다.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물건에 호기심을 가진 아동, 자아가 허약한 아동, 욕구충족에 문제를 가진 아동이다.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다음 특징이 있다.
1. 자아발달에 문제를 보인 결과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일종의 도벽이 있는 것이다. 아동의 도벽은 나이에 따라 다른 점이 있다. 너무 어린 아동은 소유 개념이 발달되지 않아 자신과 남의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를 두고 ‘도둑질’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부모의 눈으로 보면, 도둑질의 시초가 아닐까 생각돼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눈앞에 욕심나는 것이 있기에 가져 보았다는 정도로, 아동에게는 별다른 죄의식이 없다. 이런 경우는 아주 어린 아동이나, 정서 발달이 늦은 아동에서도 볼 수 있다. 자폐증 아동이 시장에 따라갔다 오는 길에 살펴 보니 손에 과자를 쥐고 있기도 한다. 남의 간식거리를 아무렇지도 않은 듯 먹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어린 아동은 대개 훔친다는 의식이 그다지 없는 경우도 많다. 남의 것인 줄 알면서도, 그다지 나쁜 일로 생각이 미치지 않는 것이다. 이는 3-4세 아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들은 훔친다는 의식 또는 아주 나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없더라도, 들키면 혼이 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몰래 가져오는 것이다. 아동에 따라 이를 말하는 경우도 있고 말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때 말하지 않는 경우는 부모가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2. 애정 결핍 상태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부모의 애정 결핍이 다른 행동을 유발된 경향으로도 볼 수 있다. 다른 아동에 대해 공격적이거나 보복적으로 저지르는 경우다.
실제로 아동의 도둑질은 여러 반응적 형태로 저지르기도 한다. 보복적 행위나 친구 관계에서 소외된 경우, 친구와 놀고 싶은데 끼워주지 않는 경우이다. 함께 놀아 주기를 바라는 생각에서 힘센 아동이나 나이 더 먹은 애들이 시키는 대로 집에서 금품을 꺼내 가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라도 일단 좋은 물건에 욕심이 생겨 훔치는 경우와 관련이 있다. 이런 행동은 일단 외부적으로 갖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서다. 이 경우 역시 부모와의 흡족한 애정 속에서 자라나지 못한 환경과 부모의 애정 결핍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물건으로 부족한 마음의 부분을 채우려는 심리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애정이 결핍된 부분을 물건으로 채우려는 행위를 시도하고 있다. 흡족한 애정 속에 자라나지 못한 아동이 물건에 마음을 기대 만족을 얻고자 하는 심리로 보는 관점이다.
반면에 고학년에 이르러 도벽을 시도하는 경우, 때로 본인의 의사와 달리 단체나 힘 있는 개인의 강압 하에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즉 힘 센 자들의 협박과 강요에 못 이겨 행동한 경우이다.
3. 요구가 자주 거절당한 결과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은 요구가 자주 거절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동은 어린 시기 요구가 많다. 이런 요구의 시기에 부모가 어떻게 대하느냐는 아동의 마음에 쌓이게 마련이다. 긍정적으로 대하면, 긍정성이 쌓인다. 그리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부정성이 쌓인다. 이때 부정적으로 반응하면 어떤 경우라도 아동에게 부정성이 쌓이게 된다.
물론 아동의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는 부모의 경우, 가정 형편을 탓하기 쉬울 것이다. 아동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으면서도 가정 형편 때문에 거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거절은 아동의 무의식에 부정성으로 축적된다. 가정 형편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대응하는 심리적 문제인 것이다. 이런 경우 부모는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아동을 달래 나중으로 미루거나 이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응, 그것을 갖고 싶어하는구나, 그럼 엄마가 사줘야겠네! 그러면 언제 사 줄까? 생일 때?” 같은 방식이다. 일단 나중으로 미룸으로 순간을 회피하는 식으로 대처해 부정적 인상을 남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부모가 무엇을 해줄 때는 아동의 요구와 연결시켜 그 아동의 요구를 들어주고 있다는 인상을 남겨야 한다. 그 연결성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 해도 아동은 그렇게 정확하게 따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런 경우 아동의 요구에 대해 부모가 연결시키기 나름인 것이다. 이와 같은 경험이 아동에게는 부모는 나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는다는 긍정성이 마음에 남게 되어 안정적이 되는 것이다.
4. 정리
친구의 물건을 훔치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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