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47] 쉬운 큐티의 도구 (12) 빌런 따라잡기 ①
드라마에도 예능에도 ‘빌런’ 등장
빌런의 행동, 반면교사 교훈 전달
반대로만 한다? 마음을 이해해야
빌런에 주목해야, 빌런 되지 않아
“빌런이 없으면 드라마가 싱거워!”
싱거우면 채널을 돌리게 된다. 밋밋하면 견디지 못하는 세상에 빌런은 ‘단짠단짠’과 같은 맛을 제공한다. 세상 사람들이 빌런에 열광하는 이유다.
빌런(villain)은 원래 ‘악당’을 뜻하는 말이다(네이버 사전). 나무위키에 의하면, 2017년 중반부터 승리욕이 과하거나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른 행동을 하는 괴짜들이나 이상한 사람들을 인터넷에서 ‘빌런’으로 부르고 있다고 한다.
왜 우리는 그런 ‘빌런’에 열광할까? 빌런이 등장해야, 이야기가 뻔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튀는 빌런 때문에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빌런을 욕하면서도, 그 빌런 때문에 드라마를 본다는 분도 꽤 된다.
드라마뿐 아니다. 예능프로그램에도 빌런을 꼭 등장시킨다. 그래야 시청률이 올라가는 까닭이다. 연예 리얼리티 프로그램 <나는 솔로다>는 ‘빌런’을 중심으로 편집할 정도다. 뻔한 내용이 이어지면, 출연자들의 장면들은 편집된다. 자신의 분량을 늘리기 위해 ‘빌런’을 자처하는 출연자가 있을 정도다.
TV 프로그램에만 ‘빌런’이 나오는 게 아니다. 성경에도 수많은 ‘빌런’이 나온다. 그들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그들의 끝은 정해져 있다. 하나님의 진노를 자아내고 멸망하게 된다. 그럼에도 마치 좀비처럼 구약부터 신약에 이르기까지 끝없이 나타나는 게 그들이다.
당연히 그리스도인인 우리는 빌런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우리의 평안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없으면 신앙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성경에서 빌런은 하나님에 대항한다. 결말은 뻔한데도,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의 자리에 우상을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우상이 그들의 마음을 지배하는 순간, 하나님은 보이지 않는다. 빌런이 그렇게 무모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빌런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갈 길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행동을 통해 우리가 가서는 안 되는 길이라는 이정표를 보여주는 까닭이다.
어쩌면 세상보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빌런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세상의 빌런은 드라마를 재미있게 하지만, 성경의 빌런은 우리에게 교훈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성경의 빌런은 우리의 스승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빌런으로부터 신앙생활을 배울 수 있을까?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반면교사는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을 이르는 말이다(네이버 사전).
어떻게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을까? 그들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테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한다.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먼저 무엇보다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이유다. “도대체 그들은 왜 빌런이 되었을까?” 그들의 마음이 이해돼야, 그들처럼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들의 마음이 이해되면, ‘그들과 같은 마음이 되지 않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게 된다. 그것이 묵상이다. 그런 묵상을 거쳐 나의 일상에 적용하는 큐티를 하게 된다.
‘빌런 따라잡기’는 기본적으로 첫 번째 도구 ‘주인공 찾기’ 중 한 갈래다. 그럼에도 따로 ‘빌런 따라잡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주인공을 찾으면서 악인에게 역지사지(易地思之)하기 쉽지 않은 까닭이다.
그렇다. 우리는 빌런을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 빌런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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