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IC 총회장 림택권 목사 (1)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대로 달이 가고 해가 가면 이 육신은 수한을 다 채워 이 땅을 떠나 하늘나라 본향으로 향하겠지만, 성경 말씀에 기록된 바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영히 서리라(사 40:8)’는 말씀을 명심해 승리의 길을 가도록 우리 모두 굳게 다짐하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지난 삶을 돌아보면 맨 앞줄 가운데에 서려고 애썼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제일 뒷줄이 편했다. 삶을 돌아보면 무엇이든 하나님이 허락하셨기에 이룬 것이었지, 내가 무얼 하고자 앞장서서 이뤄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주어진 삶에 충실했을 뿐, 거창한 목적을 세우지 않았달까.”
1934년생 림택권 목사는 겸손하게 표현했지만, 한국과 미국 양국에서 목회와 신학교수를 두루 거친 연륜 있는 목회자다.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일제시대를, 해방 후 북한 공산군 치하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며 핍박을 경험했으며, 6.25 전쟁을 계기로 홀로 남한에 내려와 정착한, 한국 근현대사의 산 증인이다.
1963년 서울 정릉 정원교회에 부임해 1965년 목사안수를 받고 이듬해까지 목회하다, 1967년 미국으로 건너가 중동부 시카고 한인장로교회와 벧엘교회를 거쳐 서부 캘리포니아 산호세임마누엘교회, 다시 동부 필라델피아한인연합교회에서 목회하는 등 개척하는 교회마다 성공적으로 현지에 정착 부흥시켰다.
이후 1998년 한국으로 돌아와 전격적으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한 그는 두 번의 임기를 거치며 2006년까지 국내 신학 교육 발전에 이바지했다. 2007년부터는 ‘성경적성경연구원’을 설립해 아흔이 넘은 지금까지 매주 한 번씩 후배 목회자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며, 마지막까지 소명을 다하고 있다.
림 목사는 단국대 영문과(B.A.), 총회신학교 대학원(Th.M.Eq.), 미국 시카고신학대학원(D.Min)을 각각 졸업했으며, 현재 성경적성경연구원 외에 웨이크신학원 명예이사장과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총회장을 맡고 있다. 2025년 설 명절을 맞아 림택권 목사와의 인터뷰를 두 차례로 나눠 게재한다.
트럼프, 김정은 다르게 대하길
체제, 국가 나가는 방향과 목표
하나님 주신 복, 사용권도 함께
-최근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보시는지요.
“먼저 미국 이야기를 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취임하는데, 북한 김정은을 이번엔 좀 다르게 대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북핵을 없애는 데까진 안 갈 것 같아요. 대신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핵이 있지만 사용을 못하도록 묶어두면서, 유엔 제재를 낮추는 방식일 수 있어요.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사실상 체제 전쟁이라고 봅니다. 지금 생겨난 일도 아니에요. 해방됐을 때 저는 이북에 있었잖아요. 그때 미소공동위원회가 설치됐는데, 원래 목적이 일본인들 잘 돌려보내고 임시정부 수립을 지원하려는 것이었죠. 사실 러시아가 해방 1주일 전인가 개입했는데, 미국이 잘못 생각했죠.
해방 전에는 공산주의부터 자유주의, 전체주의 등이 공존했어요. 상해 임시정부 때부터 힘을 합쳐서 일본하고 싸웠죠. 그런데 해방 후에 다시 갈라졌죠. 그때 이승만 박사는 미국처럼 기독교 국가를 만드는 것이 소원이었어요.
그때 제가 있던 이북에서는 계속 데모를 하는데, 좀 이상했어요. 처음엔 이승만을 타도하자고 하더니, 그 대상도 계속 바뀌었죠. 체제 전쟁은 그때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체제란, 국가가 나가는 방향이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그것은 국민들이 합의한 헌법에 담겨 있겠죠. 그 법이 살아있어야겠죠. 그런데 지금 그 법이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신앙인들은 이러한 가운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성경에도 법이 있지 않습니까? ‘하라, 하지 말라’고 나와 있는 건 법이죠. 교회에도 법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나 스스로 잘 지키지 못하죠. 그래서 그 율법을 다 이루신 예수님을 우리는 뒤쫓아갈 뿐이죠.
한국교회도 그렇고 우리 개인들도 그렇고 참 하나님께서 복을 많이 허락해 주셨어요. 복 많이 받아야 하고, 달라고도 해야죠. 그런데 받은 복을 내 마음대로 써선 안 되겠죠.
그러니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복, 사용하시는 것까지 간섭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경은 하나님보다 자식을 더 사랑해선 안 된다고 했습니다.
기독교인들 입장에선 지금 애굽에서 종살이 하다 출애굽해서 나온 것과 같습니다. 처음엔 고생을 하잖아요. 그래서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러 산에 올라간 동안 아론이 금송아지를 만들었어요. 그것도 체제 전쟁이죠. 애굽으로 돌아가자는 사람들과 자유를 원하는 모세와의 싸움이었죠. 이런 상황은 예수님 재림하실 때까진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웃음).
그러니 크리스천들은 세상에서 ‘마이너리티’임을 기억하면서, 신앙으로 무장해 힘을 키우는 길밖에 없어요. 미안한 말이지만, 요즘 목사들 가운데 얼마나 좌파가 많습니까? 한번 거기로 들어가면 무서워서 못 빠져나오는 것 같아요.”
로마서 11장 34-36절 기억을
늘 생각과 행동, 주님 ‘먼저’
행동과 생각의 시초, 하나님
-2025년 한국교회 성도들이 기억해야 할 말씀이 있다면.
“제가 자주 묵상하는 말씀이 로마서 11장 34절에서 36절입니다. ‘누가 주의 마음을 알았느냐 누가 그의 모사가 되었느냐 누가 주께 먼저 드려서 갚으심을 받겠느냐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아멘’.
로마서는 11장까지 주로 교리가 나옵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What Believe)?’ 신학적인 내용이죠. 다음 12장부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How Live)’를 말합니다.
그런데 12장 1절 첫 마디가 ‘그러므로’예요. 이 말은 성경에 대해 이렇게 공부했으니 ‘그러므로 이렇게 살아라’는 거죠. 은혜를 받거나 생각을 하거나 무슨 일을 하거나 성경을 해석하기에 앞서, ‘주춧돌’처럼 앞부분을 삼으라는 말씀이죠.
34절에서는 ‘누가 하나님의 모사가 되겠느냐’고 합니다. 영어로는 카운슬러(counselor), 상담자죠. 하나님께서 ‘이런 건 어떻게 할까’ 하고 물으시면, 카운슬러가 될 수 있겠느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다음 절에 제가 귀하게 여기는 단어가 있어요. ‘먼저’입니다. 저는 이 말씀이 신자들의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하나님께 먼저 헌금을 드렸더니, 하나님께서 ‘아, 저 사람이 가난하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헌금을 많이 드렸구나. 그러면 내가 복을 줘야지’ 하는 것입니다.
‘먼저(before)’란, 누가 행동을 앞서서 하는 것이죠. 기도할 때도 그래요. 예를 들어 다음 주일 교회에 큰 행사가 있으면, 장로님들이 ‘하나님 아버지, 다음 주일 교회에서 무슨 행사를 합니다’ 이렇게 기도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장로님들께 ‘그건 기도가 아닙니다. 하나님한테 통보하는 겁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하나님이 모르고 계시다가 ‘아, 이 교회에서 행사를 하는구나. 그러면 내가 복을 줘야지’ 이렇게 되는 거 아니겠어요?”
제대로 기도하려면 ‘하나님, 다음 주일 저희 교회가 이러이러한 일을 하도록 생각을 주시고 계획을 주시고 마음을 주셔서 이렇게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해야겠죠. 항상 모든 행동이나 생각의 시초는 우리 인간이 아닙니다. 하나님이십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