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출판, 2024 베스트셀러와 2025 키워드 (1)
박영선, 루이스, 팀 켈러 등
스테디셀러 베스트 상위권에
10위 내 신간 과반수 고무적
![▲지난해 기독 출판계 최고 베스트셀러는 스테디셀러들이었다. 왼쪽부터 <하나님의 열심>,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https://images.christiantoday.co.kr/data/images/full/373159/2024.jpg)
크리스천투데이는 2025년을 맞아 기독 출판인들과 함께 2024년 기독 출판계 주요 키워드들을 돌아보고, 2025년 트렌드를 예측했다. 이에 앞서 2024 기독 도서 종합 순위를 분석한다.
먼저 2024년 기독 도서 종합 순위에서는 ‘스테디셀러’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교 부문 집계에 따르면, 박영선 목사(남포교회 원로)의 <하나님의 열심>과 C. 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1-2위를 기록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고무적인 것은 불교 도서가 종교 분야 1위를 차지하던 다른 해들과 달리, 1-10위가 모두 기독교 도서였다는 점이다. 30위권 내 불교 도서는 최고 순위가 12위였고, 이어 17위, 26-28위 등 5권이었다. 30위권 내에 기독교 도서는 25권인 셈.
단 2025년 현재, 2024년 6월 출간된 <초역 부처의 말>이 종교를 넘어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이 책은 ‘인문’으로 분류돼 있어 종교 베스트셀러 순위권에는 없다.
![▲지난해 신간 중 베스트셀러들 모습. 왼쪽부터 <읽는 기도>, <고백의 언어들>,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https://images.christiantoday.co.kr/data/images/full/373160/2024.jpg)
그나마 10위권 내에서 신간이 과반수를 차지한 점은 반갑다. 10위 내에 2024년 신간은 2024년 최대 화제작인 더하트의 <읽는 기도(3위)>를 비롯해 5위 김기석 목사의 <고백의 언어들>, 6위 <제사와 율법책 12(상)>, 7위 방송인 신애라 집사의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 8위 유기성 목사 아내인 박리부가 사모의 <기도를 송두리째 바꾸신 예수 그리스도>, 10위 천주영 사모의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나라> 등 6권이다.
예스24 종교 분야 베스트 집계에서도 <기도를 송두리째 바꾸신 예수 그리스도>, <우리가 반드시 가야 할 나라>,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 <고백의 언어들>, <한국 교회 트렌드 2025> 등의 신간이 10위권에 자리했다. 스테디셀러로는 <하나님의 열심>,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자리를 지켰다.
팀 켈러, 30위 내 5권 자리해
C. S. 루이스는 10위 내 2권
종교 도서, 전년 대비 상승해
30위까지 공개하는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집계를 보면, 스테디셀러 저자로 팀 켈러 목사의 작품이 5권이나 자리했다. 4위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를 비롯해 <팀 켈러의 일과 영성(13위)>,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14위)>,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19위)>, <팀 켈러의 기도(25위)> 등이다. 다음으로 C. S. 루이스의 저작 중 <순전한 기독교>가 9위로 10위 내에 2권이 자리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외에 게리 채프먼의 스테디셀러 〈5가지 사랑의 언어>, 릭 워렌의 <목적이 이끄는 삶>, 사라 영의 <지저스 콜링>, 이애실 사모의 <어? 성경이 읽어지네!>, 고든 맥도날드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등 ‘전통의 강자’들도 모습을 보였다.
기타 30위권 내 2024년 신간들은(타종교 제외) 최상훈 목사의 <하나님의 DNA>, 2023년 9월 출간된 박길웅 선교사의 <버리기 잘한 습관들>, 손기철 목사의 <환영합니다 성령님>, 조정민 목사의 <교회 속 반그리스도인>, 목회데이터연구소의 <한국 교회 트렌드 2025> 등이었다. 2024년 말 나온 <조혜련의 잘 보이는 성경이야기>도 현재까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팀 켈러 도서들. 왼쪽부터 <팀 켈러의 일과 영성>,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 <팀 켈러의 기도>.](https://images.christiantoday.co.kr/data/images/full/373161/2024.jpg)
교보문고 자체 2024년 베스트셀러 종교 분야 분석에서도 “스테디셀러 강세가 여전했다. 박영선과 C. S. 루이스, 팀 켈러의 도서들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며 “<고백의 언어들>, <하나님, 그래서 그러셨군요!>가 스테디셀러 강세 속에서도 주목을 받았고, <읽는 기도> 시리즈와 같이 묵상·신앙생활 도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했다.
타종교 포함 비율이지만, 종교 도서 자체 판매율도 상승했다. 교보문고 집계에 의하면 2024년 종교 도서 판매는 전년도에 비해 무려 8.3% 올라, 문학과 취업·수업서 분야 다음으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대비 종교 분야 점유율은 3.0%였다.
스테디셀러와 비목회자 ‘주목’
토기장이, 복있는사람 등 선전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못해
‘읽어야 할 책’만 출간하기보다
‘읽고 싶은 책’ 고민해야 할 때
성도들 눈높이 맞는 전달 각광
2024년 도서 트렌드에 대해 한국기독교출판협회(기출협) 회장 박종태 대표(비전북)는 “가뜩이나 출판계가 어려운데, 연말부터 이어진 시국 불안정으로 더더욱 어려워졌다”며 “겨울이 그래도 성수기인데, 지난해 12월까지 찬바람이었다”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기독 출판계는 매년 어렵다고 하지만, 선전한 곳들도 있다. 두란노와 규장, 생명의말씀사 같은 대형 출판사 외에도 토기장이가 박위 대표의 <위라클>을 중심으로 괜찮았다”며 “꾸준히 강세인 출판사는 <고백의 언어들>, <체스터턴 대표작 세트>를 출간한 복있는사람이다. 저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기출협 총무 최규식 대표(아바서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회복을 기대했지만, 그 정도까진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새로운 작가와 출판사들도 나오고 있지만, 공백을 충분히 채우진 못했다”며 “기독 출판계는 코로나19 이후 움츠러든 상황에서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상태로, 개별 약진은 있지만 전체 판을 새롭게 바꿀 작가나 시도는 아직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스테디셀러들. 왼쪽부터 〈5가지 사랑의 언어>, <목적이 이끄는 삶>, <지저스 콜링>.](https://images.christiantoday.co.kr/data/images/full/373162/2024.jpg)
생명의말씀사 서정희 편집장은 “기독교 출판은 연말연시가 대표적 특수 시즌이다. 각 교회들이 내년을 준비하면서 선물용·교재용 도서를 구입하고, 성도들도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면서 영성이나 성경 통독, 신앙 갱신 등 영적으로 성숙해지려는 마음으로 경건서적 등을 많이 찾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이런 흐름이 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정희 편집장은 “예전에는 책 한두 권이 초대형 베스트셀러로 몇만 부씩 팔리면서 기독 출판 시장을 주도했지만, 요즘에는 구매층인 성도들의 욕구와 필요가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다”며 “이런 다양한 관심사들을 출판사들이 잘 반영하는 것이 숙제”라고 밝혔다.
고태석 대표(구름이머무는동안)는 “어느 순간부터 기독교 도서는 목회자나 깊이 있는 신앙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된 것 같다. ‘읽고 싶은 책’이 아닌 ‘읽어야 할 책’만 출간하고 있는 게 아닌지 고민해야 할 때”라며 “책을 읽는 것이 많은 노력이 필요한 숙제같이 느껴져선 안 되지 않을까? 하루하루 살기도 버거워 독서할 여유도 마음도 없는 성도들에게, ‘좋은 책이니 알아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독서모임을 운영 중인 이정우 목사(북서번트 대표)는 “2024년 기독 출판에선 스테디셀러가 강세였다. 꾸준히 읽혀온 책들이 1년 내내 베스트셀러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그만큼 새로운 저자나 책의 활약이 덜했다”며 “예년에 비해 방송인 신애라·조혜련, SNS 사역자 황예찬 등 비목회자들의 책들이 주목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지난 1월 말 교보문고 서울 광화문점 종교 코너 모습. ⓒ이대웅 기자](https://images.christiantoday.co.kr/data/images/full/373158/image.jpg)
<교회답지 않아 다투는 우리> 저자이며 유튜버와 서평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홍동우 목사는 “국내서는 많이 팔렸다는데도 ‘세일즈 포인트’가 그리 높지 않더라. 제가 책을 냈던 2023년과 비교해도 2024년은 부수가 확 줄어들어 보인다”며 “송민원 교수님의 <히브리어의 시간>, 김기석 목사님의 <고백의 언어들>만 돋보였고, 전반적으로 많이 처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정희 편집장은 “어려운 강해나 설교집보다 복음과 신앙의 정수를 일반 성도들 눈높이에 맞게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효과적으로 함으로써, 성도들의 삶을 굳건하게 지탱하고 변화시키는 도서가 요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아닐까”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