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에서 이해하는 하나님의 관심 (6)
풍족한 땅 속 선민 키우신 하나님
본격적 선교 백성 되는 계획 일환
해방·화해 아닌 언약 백성이 목표
목표는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
출애굽, 하나님의 선교 백성 양육
원대한 목적 과정 속 하나의 사건
6. 출애굽 사건에 나타난 하나님의 관심 (3)
: 하나님의 언약 백성 형성
출애굽 사건은 출애굽기 19장 1-9절에 나오는 시내산 언약 관점에서 그 목적을 찾아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아브라함을 부르신 하나님께서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 12:3)”고 하신 후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신 것처럼(창 15:18-21), 아브라함 후손인 이스라엘과 하나님은 시내산에서 언약을 맺으시고 이스라엘을 통해 세계 모든 민족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려는 목적으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내신 것이다.
즉 출애굽 사건은 ‘애굽’이라는 풍족한 땅에서 이스라엘 선민을 키우신 하나님께서 이제 이스라엘을 애굽으로부터 이끌어 내셔서, 본격적으로 선교하는 백성으로 만드시려 한 계획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선교 관점이 생각하는 것과 같이 출애굽에서의 하나님의 관심이 단순히 샬롬이나 해방이었다면,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나올 것이 아니라 애굽 안에서 바로와 싸워 자유를 얻거나, 바로와 싸우지 않고 서로 화해를 이루어 샬롬을 이뤘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해방이나 화해가 아닌 하나님의 언약 백성 형성이라는 목적을 따라 이스라엘이 출애굽을 한 후 시내산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과 세계에 대해 “제사장 나라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을 다짐하게 하는 언약을 체결하셨다(출 19:6). 출애굽은 언약을 통한 선교 백성을 형성하기 위한 첫 걸음 또는 서론이었던 것이다.
즉 해방과 같은 정치·사회적 목적은 이스라엘을 선교 백성으로 만들어 하나님을 온 천하에 알리는 일과 같은 주된 목적을 실행하는 가운데 일어난 하나의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전체 문맥에 맞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언약을 통해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정체성은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이었다. 이에 대하여 크리스토퍼 라이트(Christopher Wright)는 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는 10장에서 하나님의 제사장으로서 이스라엘의 역할이 의미하는 바를 탐구했다. 거기서 우리는 국가적 제사장이라는 이 개념이 본질적으로 선교적 차원을 지니고 있음을 보았다.
그것은 이스라엘을 하나님 및 열방과 관련하여 이중 역할을 하도록 하며, 그들에게 축복의 대행자가 되는 제사장적 기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 전체에게 열방 가운데서 그분의 제사장이 되는 역할을 부여하신다.
하지만 이 제사장적 역할을 담당하려면 이스라엘은 거룩함을 지니고 있어야 했다. 그들 자신의 제사장들이 이스라엘의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서 거룩함을 지니고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
(거룩하다는) 그 말의 의미 중 기본적인 부분은 ‘다르거나 독특한’이라는 것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람은 독특한 목적을 위해 구별되고, 그 목적을 위해 분리된 상태로 있을 때 거룩하다. … 야웨께서 다른 신들과 다른 것처럼,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들과 달라야 했다(『하나님의 선교』, 467-468쪽).”
결국 출애굽 사건은 하나님의 선교 백성 양육이라는 원대한 목적의 과정에서 일어난 하나의 사건이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지구촌선교연구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For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책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이 책은 현대 선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으로 평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그 어떤 단체나 기구 또는 학자의 주장도 성경의 평가 앞에서 겸손히 서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정신이고 종교개혁의 모토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토트도 “제가 강조하려는 것은 전통이 성경의 비평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통에 특별한 권한이 주어져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전제 위에서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왜 선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①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②삼위일체의 선교(Missio Trinitatis) ③그리스도의 선교(Missio Christi) 등의 필요성을 다룬다. 이러한 내용들을 통해 독자들은 기독교 선교의 기초와 방향을 명확히 파악하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오늘날 선교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핵심 주제 10가지를 선정하여, 그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에 근거하여 평가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주제들은 ①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뜻 ②예수께서 오신 이유 ③예수께서 주신 구원의 개념 ④하나님의 나라 ⑤선교의 우선순위 ⑥선교 방법 ⑦윤리적 과제 ⑧환경 이슈 ⑨종교다원주의 ⑩선교 명령 등이다. 예수의 말씀에 근거해 이 주제들에 대해 명확한 안목을 얻게 되면, 기독교 선교는 보다 더 성경적이고 효율적인 선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