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고문에 폴라 화이트 목사
종교 자유 보호, 반기독교 대응
대통령직 끝낼 때, 가장 큰 업적
화평케, 하나 되게 한 사람으로
연방 정부 자금 지원, 공정 기회
모든 종교 차별 종식 위해 노력
전에도 하나님 믿었지만, 총격
이후 더욱 강하게 느끼고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내에 종교의 자유를 보호하고 반기독교에 대응하는 ‘신앙실(Faith Office, 또는 신앙 사무소)’을 설치했다.
트럼프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신앙실 설립(Establishment of The White House Faith Office)’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해 부여된 권한에 따라, 가정을 강화하고 일과 자기충족을 촉진하며, 종교 자유를 보호하는 종교 기관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 서명 후 목회자들에게 기도를 받는 자리에서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는 성경 말씀과 같이, 대통령직을 마무리했을 때, 제 가장 위대한 업적(my greatest legacy)이 ‘화평케 하고 하나 되게 한 사람(peacemaker and a unifier)’으로 평가받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선거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해 귀를 다쳤던 경험도 언급하며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이 제 안에 무엇인가를 바꿨다고 생각한다”며 “더 강해졌다고 느낀다. 과거에도 하나님을 믿었지만, 지금은 더욱 강하게 느낀다”고 고백했다.
이에 빌리그래함전도협회 대표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Franklin Graham)는 페이스북에서 해당 소식을 공유하면서 “신앙실을 설립해 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대통령 취임식에서 대통령과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특권이었다”고 전했다.
행정명령 제1조에서는 “신앙 기반 단체와 지역사회 조직, 그리고 예배 장소(faith-based entities, community organizations, and houses of worship)는 정부와 다른 방식으로 개인과 가족 및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러한 곳들은 종종 연방정부보다 더 큰 역량과 효과성을 지니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며, 가정을 강하게 유지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정부는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이들이 보조금, 계약, 프로그램 및 기타 연방 자금 지원 기회를 놓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기를 원한다”며 “연방정부는 이들 조직과 혁신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결과 중심적 계획을 통해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 행정부는 모든 부서 및 기관이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존중하고 준수하며, 어떤 형태의 종교 차별도 종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실(the Executive Office of the President) 내에 ‘신앙실(Faith Office)을 설립하는 것이다. 이 사무소는 행정부 내에서 종교 기관들이 가정과 지역사회를 지원하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역할을 맡는다. 사무소는 국내정책위원회(Domestic Policy Council)에 소속되며, 수석고문이 사무소를 이끌며, 대통령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추가 직책도 임명한다.
신앙실 특임 정무직 공무원(Special Government Employee) 및 수석고문(Senior Advisor)으로는 폴라 화이트 목사(Paula White-Cain)를 임명했다. 폴라 화이트 목사는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신앙 및 기회 이니셔티브(Faith and Opportunity Initiative) 고문이자 복음주의자문위원회(Evangelical Advisory Board) 의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백악관은 폴라 신임 고문에 대해 “지난 40년 동안 사역하면서 종교 자유와 인도주의 권리를 위해 노력했고,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을 옹호하면서 전 세계 200여개 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했다”며 “그녀는 폴라화이트미니스트리(Paula White Ministries)와 국가신앙자문이사회(National Faith Advisory Board)의 창립자이자 회장이고, 시티데스티니(City Destiny) 대표이자 플로리다 스토리라이프처치(StoryLife Church) 목사”라고 소개했다.
또 국가신앙자문위 수석 고문을 지낸 제니퍼 S. 콘(Jennifer S. Korn)을 부보좌관 겸 신앙국장(Deputy Assistant to the President and Faith Director)으로 임명했다.
콘 신임 국장도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공공연락사무소(White House Office of Public Liaison) 부국장으로 4년간 트럼프 곁에 있었고,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라틴계, 소수자, 신앙, 재향군인 및 기타 커뮤니티와의 연합을 이끌었다.
백악관은 “콘 신임 국장은 지난 20년 동안 연방 정부와 주 차원에서 주요 유권자 집단의 일상 개선 정책을 수립하고, 선거에 참여해 왔다”며 “그녀는 또한 자랑스러운 군인의 배우자”라고 전했다.
이 외에 대통령 특별 보좌관(Special Assistant to the President)이자 신앙 참여 부국장(Deputy Director of Faith Engagement)으로 잭슨 레인(Jackson Lane)이 임명됐다. 그는 트럼프의 지난 2024 대선 캠페인에서 신앙 참여 부국장으로 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제73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이 행정명령 서명을 예고하며 “안타깝게도, 최근 신성한 종교의 자유가 역사상 전례 없이 위협받는 것을 목격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과거 법무부와 국세청, FBI 등은 수년 동안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법률을 무기화했다. 신앙실은 연방 정부에서 모든 형태의 반기독교적 표적화 및 차별을 즉각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바이든 정부는 낙태시술소 입구를 막았던 낙태 반대 운동가들을 기소한 바 있으며, 트럼프 정부는 이들 24명을 취임 직후 사면 조치했다. 또 2023년 FBI 요원이 ‘백인 민족주의 단체들과 급진적 전통주의 가톨릭(Radical-Traditionalist Catholics) 사이 연결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메모가 발견돼, 공화당 의원들이 당시 문제를 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