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탄핵 반대’ 대자보 2시간여 만에 사라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누가 뗐나?’ 진실공방으로 확산

학교 내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
학생들, 학교 측 소행으로 의심
학교 “확인하려는데 이미 없어”
총학생회, 본지 보도 문제 제기

▲게시판에 부착됐던 대자보. ⓒ감신연합

▲게시판에 부착됐던 대자보. ⓒ감신연합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유경동 교수, 이하 감신대) 학생들이 탄핵 반대 및 학내 좌경화 규탄 대자보를 학교 게시판에 부착했으나, 2시간 만에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감신대정상화를위한복음주의학생연합(이하 감신연합)에 따르면, 2월 13일 오후 2시 개최된 졸업식을 앞두고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대자보’와 ‘감신대 좌경화 규탄 대자보’를 학교 게시판에 붙였으나, 낮 12시쯤 확인 결과 대자보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감신연합 측은 이번 사태가 학내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이 대자보를 떼낸 것으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대자보를 건드린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어, 사태는 진실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학교 게시판과 대자보 관리 주체인 학생경건처 관계자는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제 대자보 내용은 잘 모른다. (대자보를 붙였다는 말이 들려서) 사진을 찍어오게 했는데, 이미 대자보가 사라지고 없다고 하더라”며 “누군가 뗀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확하게 누구인지 모르는 모임에서 붙인 것까지는 알고 있었다. 저희는 모르는 모임”이라며 “해당 대자보는 허가 없이 붙인 것이었다. 대자보는 원래 허가를 받고 붙여야 한다. 그리고 1주일이면 떼야 한다”고 답했다.

감신연합 측은 “탄핵 찬성 대자보의 경우 한 달 이상 학교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며, 형평성 문제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탄핵 찬성) 대자보도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누가 썼는지 명확하게 적혀 있었다”며 “학생 이름이나 학과 모임, 노동조합 등이 정확히 명기돼 있으면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놔두는 편이다. 이 대자보는 방학이라 3주 있다가 뗐다”고 말했다.

▲총학생회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재한 입장문.

▲총학생회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게재한 입장문.

총학생회, “명백한 허위 보도” 본지 기사 수정 요구

감신대 총학생회도 가세했다. 총학생회는 학내 구성원인 재학생들의 대자보가 2시간 만에 사라지는 사태가 발생했는데도, 해당 사건에 대한 유감이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우려 대신 본지 기사를 문제삼았다.

총학생회는 ‘감신대 탄핵 반대 대자보 관련 허위 보도에 대한 총학생회 공식 입장’이라는 대외협력국 명의의 글을 캡처해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게시했다.

입장문에서 총학생회는 “감신대 총학생회는 최근 본교 내 게시된 대자보와 관련해, 일부 언론 보도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전달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해당 대자보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임의 단체’가 게시한 것으로, 해당 단체가 실제로 본교 내 존재하는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이 이를 감신대 학생들의 의견인 것처럼 보도한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으로서, 명백한 허위 보도에 해당한다”며 “〈크리스천투데이〉가 해당 대자보를 감신대 학생들의 입장인 것처럼 일반화하여 보도한 것은 사실과 다르며, 본교 학우들의 입장을 오도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보도에는 감신연합이 대자보를 붙인 사실과 그 내용이 들어있을 뿐, 총학생회나 학생들 전체 입장 등의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총학생회는 “감신대 총학생회와 각 전공 학생회는 대자보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적 입장을 승인하거나 발표한 바 없다”며 학생들 누구나 작성 가능한 대자보에 대한 총학생회의 ‘승인’을 거론하기도 했다.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공식 기구로서, 사실과 다른 정보가 학우들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사들의 사실 확인 없는 보도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정정 보도를 요청하는 바”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감신연합 일부 학생들은 “본부와 교수진들의 보복이 두려워, 이번 대자보 작성에서도 저희 실명을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학교가 좌경화된 상황이라는 점을 아는지 모르겠다”며 “총학이 학생들 권익을 보호하는 대신, 학교 측 입장을 대변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인공지능 시대 AI

AI 시대, 책을 읽어야 하는가? 뇌과학이 말한다

현대지성에서 출간된 은 독서가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과 그 과학적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하는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뇌과학적 관점에서 독서가 …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트럼프 대통령, 복음주의 지도자

美 복음주의 지도자들, 백악관서 트럼프 위해 기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복음주의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남을 갖고 기도를 받았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트럼프의 오랜 영적 고문인 백악관 신앙사무소 수석고문 폴라 화이트 케인(Paula White Cain) 목사를 비롯한 교계 지도자들이 19일(이하 …

예수전도단

“캠퍼스워십, ‘서울목요모임’으로 바꾸는 이유는…”

서울지부 대학→ 서울대학지부 학생 아니면 참석 부담 피드백 줄곧 있어, 진입 장벽 낮춘 것 키워드 ‘임재, 경배, 중보, 축복’ 캠퍼스워십 컨퍼런스 준비 중 캠퍼스 내 예배 ‘캠퍼스투어’도 예수전도단 캠퍼스워십이 ‘예수전도단 서울목요모임’으로 명…

초기 내한 선교사 세미나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서양음악과 보수신학 한국교회에 알려준 마두원 선교사

근대 음악 교육 한국에서 펼쳐 평양 숭실에서 음악 등 가르쳐 수준 높은 음악 교육 수요 충족 신사참배 반대하다 강제 추방 방지일·박윤선·김홍전 등 제자 박태준·한동일·백건우 음악계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초기 내한 선교사 7차 세미나가 3월 21일 오후 서…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