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한 달, 가자지구 아동들 고통 여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세이브더칠드런, 전쟁 500일째 우려 전해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주에서 식수를 배급 받기 위해 대기하는 가자 주민들. ⓒ세이브더칠드런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주에서 식수를 배급 받기 위해 대기하는 가자 주민들. ⓒ세이브더칠드런

2월 17일(이하 현지시간)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500일째를 맞이했다. 지난 1월 19일 양측이 휴전을 합의한 가운데, 구체적 합의사항을 둘러싼 당사자 간 갈등으로 전쟁 재개 위기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의하면, 휴전 후에도 가자지구 아동의 고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잉거 애싱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는 지난 5일 가자지구를 방문한 후 “총성은 멎었지만, 가자지구 아동의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며 “수천 명의 가자지구 아동이 여전히 영양실조와 질병에 시달리고 있어 식량, 쉼터, 의료 서비스에 대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 지속적이고 항구적인 휴전만이 이 고통을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정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전쟁 발발 후 17,818명의 아동이 사망했다. 이는 가자지구 전체 아동 인구의 1.7%에 해당하며,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수많은 성인과 아동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는 등, 평생 동안 지속될 수 있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에서 두 곳의 기초보건센터를 운영하며 아동과 임산부 및 수유부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과 영양실조 치료 등을 지원한다. 최근 의료센터 한 곳에서 영양실조로 사망 직전이던 1살 여아가 치료를 받고 회복되기도 했다.

전쟁으로 인한 피난 경험도 고통스러운 상처를 남겼다. 가자지구 인구의 90%에 달하는 190만 명 가량이 전쟁 기간 실향민이 됐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의 재배치 명령에 따라 인프라가 파괴된 도시를 옮겨 다녔고, 밀집되고 비위생적인 임시 정착촌에서 지내며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에 내몰렸다.

현재 가자지구는 휴전 후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 식량, 식수, 쉘터 등 긴급구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구호 물품을 실은 수천 대의 트럭이 국경으로 들어가고 있으나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휴전 후 임시 대피소 키트, 침구류, 위생용품을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에 들어갔고, 수십 대는 국경에서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친화공간을 만들어 아동과 보호자가 전쟁의 트라우마에 대처하고 정서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가자지구 아동 교육을 이어가기 위해 임시 학습센터를 설립하고 교과서와 책상 등 필수 학용품을 전달했다.

네 아이의 어머니이자 세이브더칠드런 가자지구 직원인 나딘(38, 가명)은 지난 16개월 간 피난을 마치고 최근 가자 시티로 돌아왔다. 그는 “가자지구는 단순히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니라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며 “흙무더기와 잔해만 남고 파괴 됐지만, 집의 형체를 확인했을 때 희망을 느꼈다. 이곳에는 우리 아이들의 뿌리와, 학교, 친구, 삶, 가족이 있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 아동과 가족을 돕기 위한 긴급구호 모금을 진행 중이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하화교회의 산불로 인한 화재 전후 모습

120년 된 교회도 불탔다… 산불 피해 확산

예장 통합 소속 하화교회(담임 김진웅 목사)가 최근 발생한 산불로 전소됐다. 1904년 설립돼 약 120년의 역사를 가진 이 교회는 건물 전체가 불에 타 큰 피해를 입었다. 경상북도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에 위치한 이 교회는 이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3월 25일 강풍…

하화교회

예배당·사택 잃은 교회들… 산불 피해에 긴급 기도 요청

경북 지역을 휩쓸고 있는 대형 산불과 관련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잇따라 목회서신을 발표하며 전 교회와 성도에게 긴급 구호와 중보기도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지역의 일부 교회들은 예배당과 사택이 전소되는 등 실질적인 …

세이브코리아

“현 상황 분노 않으면, 거짓에 속는 국민 될 수밖에”

세이브코리아, 성금 2억 기탁 손현보·전한길 등은 울산으로 서울 등 전국 10개 도시 개최 매주 토요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이하 세이브코리아)가 3월 29일에는 특히 영남권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발생한 산불의 …

이 기사는 논쟁중

WEA 서울총회 개최반대연합회

“WEA 지도자들, 시간 흐를수록 다원주의로”

2025 WEA 서울총회개최반대연합회 기자회견이 3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예장 합동 총회회관 로비에서 개최됐다. 연합회장 맹연환 목사는 “총회 안에서도 WEA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시는 분…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