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정치 회피와 과잉 사이 균형 필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윌버포스> 출간 윤영휘 교수 (1)

▲윤영휘 교수는 책에서 &ldquo;윌버포스는 다른 목적이 아닌 &lsquo;이 불쌍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권리 회복&rsquo;이 자신이 마음에 품은 뜻이며 &lsquo;이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rsquo;이라고 선언했다&rdquo;고 설명했다. ⓒ이대웅 기자
▲윤영휘 교수는 책에서 “윌버포스는 다른 목적이 아닌 ‘이 불쌍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권리 회복’이 자신이 마음에 품은 뜻이며 ‘이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이대웅 기자

“종교관이 변한 후 자신의 정치적 목적도 바뀌었다고 그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어디에서 기독교인만의 특징이 드러날까요? 그것은 성경에 나오듯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가 우리의 이웃일까요?’”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 1759-1833)는 노예 무역과 노예제 폐지를 주도했던 18-19세기 영국 정치가다. 일신의 영달을 위하거나 특정 정파에 속하지 않았고, 독립파 의정 생활을 하면서 여야 모두와 타협하고 그들을 설득하며 ‘성경적 가치’를 위해 삶을 내던진, 그러면서도 지나친 이상주의보단 실현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할 줄 알았던, 요즘 말로 ‘육각형 정치가’였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치적 혼란으로 막대한 사회적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2025년 대한민국에서,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인이든 ‘이런 정치가가 한 명만 있었다면…’ 하고 떠올릴 만한 인물이 바로 윌버포스다.

그가 필요한 시대, 그의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전기 <윌버포스>가 나왔다. 부제 ‘Statesman, 정치가의 길’에서 알 수 있듯, 윌버포스는 자신과 뜻을 함께하는 ‘클래팜(Clapham) 공동체’와 함께 당대 프랑스의 ‘과격한 혁명’과 비교해 영국 사회 시스템의 질적 성숙을 목표로 ‘조용한 혁명’을 수행한 정치가였다.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여러 차례 강의하며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윤영휘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 석사과정에서부터 클래팜파의 관습 개혁 연구를 시작하는 등 윌버포스와 클래팜 공동체를 계속 연구해 왔다. 특히 최근 윌버포스가 나왔던 케임브리지대학교에 객원 펠로우로 초청받아 연구년을 보내며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한 결과를 책에 담았다.

윤 교수는 지난 2017년 ‘18-19세기 서양 근대교회사’를 주제로 한 학기 동안 홍성강좌를 진행하고, 이를 2018년 <혁명의 시대와 그리스도교>라는 이름으로 출간한 바 있다. 본지는 윤영휘 교수와의 인터뷰를 두 차례로 나눠 게재한다. 위 첫 문단 질문에 저자는 아래와 같이 답하고 있다.

“윌버포스는 그것은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예화가 말해 주듯 바로 사회적 약자들이며 자신의 삶에 이들을 위한 몫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해명할 책임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면서, 이들을 돕는 것이 자신의 새로운 정치적 목적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노예선 마리 세라피크호 당시 그림. 윤영휘 교수에 따르면, 18세기 후반 대부분 노예선은 과적 문제가 심각했다. 노예를 실어나르는 삼각 무역은 영국과 서아프리카, 서인도제도를 오가는 장거리 항해여서 길게는 몇 년이 걸렸기 때문에, 상인들은 되도록 많은 노예를 태워 이익을 높이려 했다. 기본적으로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명 더 싣는 것을 화물 하나 더 싣는 것쯤으로 여긴 것이다. 여기에 과적을 정당히 여겼던 끔찍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중간 항로에서 숨지는 노예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수를 감안해 더 많은 수를 태웠던 것이다. 이렇게 과적을 하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그걸 고려해서 더 많이 태우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홍성사
▲프랑스 노예선 마리 세라피크호 당시 그림. 윤영휘 교수에 따르면, 18세기 후반 대부분 노예선은 과적 문제가 심각했다. 노예를 실어나르는 삼각 무역은 영국과 서아프리카, 서인도제도를 오가는 장거리 항해여서 길게는 몇 년이 걸렸기 때문에, 상인들은 되도록 많은 노예를 태워 이익을 높이려 했다. 기본적으로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명 더 싣는 것을 화물 하나 더 싣는 것쯤으로 여긴 것이다. 여기에 과적을 정당히 여겼던 끔찍한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중간 항로에서 숨지는 노예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 수를 감안해 더 많은 수를 태웠던 것이다. 이렇게 과적을 하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그걸 고려해서 더 많이 태우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홍성사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집필
기독교 정치에 관심 많은 때
많은 이들에게 널리 읽혔으면

윌버포스
윤영휘 | 홍성사 | 444쪽 | 24,000원

-책을 드디어 완성하셨습니다.

“윌버포스는 제게 숙제 같았습니다. 총 4년 걸렸네요. 석사논문 주제가 윌버포스가 속했던 클래팜 공동체의 도덕개혁 활동, 박사논문 주제가 영국 노예무역 폐지운동과 복음주의 정치였어요. 둘 다 윌버포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죠.

‘윌버포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크리스천들은 많아요. 책도 여럿 나왔지만, 번역서들이다 보니 우리에게 딱 달라붙는 맛이 없달까요. 생소한 용어들도 많았겠죠. 그래서 한 번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종합적으로 서술해 보고 싶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고, 숙원사업이었어요(웃음). 그를 많이 연구했고, 관련 문헌들도 많이 읽은 상태였으니까요.”

-책이 종교가 아닌 일반 정치 분야로 분류돼 있고, 시대적 배경을 잘 몰랐지만 술술 읽혔습니다.

“그건 출판사의 판단이었어요. 저는 어디로 가도 괜찮았지만, 기본적으로 기독교 역사와 세속 역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이야기로 쓰고자 노력했고, 종교적인 내용도 있지만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끄덕일 수 있는 내용들입니다.

저는 첫 책인 <혁명의 시대와 그리스도교>에 아직도 애정이 많아요. 그런데 지금 다시 읽어보면,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혁명의 시대와 그리스도교>는 신학생 등을 독자로 생각했지만, 이번 책은 많은 분들에게 널리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에 여러 이슈들도 있고, 기독교 정치에 대한 관심도 많잖아요. 그래서 일반 성도들과 독자들도 읽을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지난 1년간 영국에서 연구년을 지내면서 대부분 집필했는데, 한 챕터를 쓸 때마다 아내가 읽고 피드백도 해주고 질문도 해줬어요. 그렇게 조금이라도 더 풀어쓰고자 노력했죠.”

▲헐(Hull)에 있는 윌버포스 생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홍성사(윤영휘 교수)
▲헐(Hull)에 있는 윌버포스 생가.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 중이다. ⓒ홍성사(윤영휘 교수)

역사가, 길 모르고 답답해할 때
실마리 찾도록 발판 놓는 역할
정치 회피와 과잉, 둘 다 문제
크리스천, 양쪽 사이 균형 필요
클래팜파, 믿는 바 정치계 실천
비기독교인들 사용 용어로 설명
크리스천, 옳은 가치 ‘선포’ 경향
잘 설명·설득하는 과정도 중요

-요즘 같은 시국에 꼭 읽어야 할 책 같습니다.

“역사가들 중 현실 정치나 이슈에 대해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제게 역사가의 역할은 ‘역사관’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현 상태에서 길을 모르고 답답해하면서 실마리를 찾고 싶을 때, 비슷한 사례를 충실하게 제시하고 역사가의 전문적 해석과 사유를 제시해서, 독자들이 각자 그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요즘 나라가 여러 가지로 시끄러워서 그런지, 지인들의 평을 들어보면 현 상황에 대입을 많이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 역할은 그들이 답을 찾고 도약할 수 있도록 약간의 실마리와 발판을 제공하는 거죠. 저마다 수많은 답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자 답을 찾아야겠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윌버포스의 입에서 나왔을 것입니다. 제가 말하면 종교성이 드러날 수 있지만, 그 분의 말은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고요.”

-기독 정치가가 복음주의 공동체를 만들고 기독교 가치관을 추구하면서 노예무역 폐지를 위해 이해집단의 반대를 무릅쓰고 평생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노력해 결국 이뤄낸다…, 일종의 판타지 같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기독교 정치인이나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봐요. 하나는 정치를 회피하는 거죠. 흔히 교회에서 정치적 발언은 하면 안 된다고들 하잖아요.

무슨 걱정을 하시는지도 충분히 이해하죠. 하지 않는 게 나은 점도 많고요. 그런데 이웃이 굶어 죽어가고 사회적 약자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우리가 모른 척하는 것도 성경적 가르침에 맞진 않잖아요?

반대로 정치 과잉도 문제죠. 보시다시피 모든 정치적 이슈에 자신의 신앙을 투입시키고, 본인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를 지지하는 정파가 있을 때는 맹목적으로 지지하고 상대를 악마화하죠. 정치 회피와 정치 과잉, 양쪽이 다 문제입니다.

▲안톤 히켈(Anton Hickel)이 그린 1793-1794년 영국 하원 모습. 윌버포스의 친구였던 윌리엄 피트 총리가 정부 문서함 앞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소장. ⓒ홍성사
▲안톤 히켈(Anton Hickel)이 그린 1793-1794년 영국 하원 모습. 윌버포스의 친구였던 윌리엄 피트 총리가 정부 문서함 앞에 서서 연설하고 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소장. ⓒ홍성사

크리스천 정치가 어려운 건 양쪽 사이에서 치우치지 않도록 줄을 타야 하기 때문인데, 윌버포스로 대표되는 클래팜파가 그러한 역할을 잘 해냈죠. 그들은 독실한 신앙인에 복음주의자들이었고, 믿는 바를 정치계에서 실천하려 했죠.

여기서 복음주의는 지금 미국에서 보이는 보수 복음주의와는 다릅니다. 영국적 맥락에서 복음주의는 성서주의, 십자가 중심주의, 회심주의, 그리고 실천주의를 표방하죠. 윌버포스는 자기가 믿는 바를 공적 영역에서 실천하려 한 점에서, 정치 회피 성향에서는 분명히 벗어나죠.

무엇보다 이런 가치를 비기독교인들도 받아들일 수 있는 용어와 방식으로 설명하려 했다는 점이 중요하죠. 이것이 아주 중요한 태도 같아요. 우리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포’하는 경향이 있는데, 상대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용어로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도 중요하잖아요.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아니하고’라는 말씀처럼, 윌버포스는 그들에게 무례하지 않게 잘 설득하는 사람이었고, 사실 그래서 오래 걸렸던 거죠.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악마화해서 싸웠다면, 노예 무역 폐지가 더 빨라졌을지도 몰라요. 노예 무역 폐지에 20년, 노예 폐지에 26년이 걸렸으니까요.

윌버포스는 토리당과 가까웠습니다. 본인은 끝까지 독립파를 유지했지만, 친구 윌리엄 피트(William Pitt, 1759-1806)도 토리당으로서 영국 수상이었고요. 하지만 그들과만 힘을 합쳐 노예 제도를 없앴다면, 정권이 바뀌었을 때 어땠을까요? 오히려 반대파인 휘그당 당수였던 찰스 제임스 폭스(Charles James Fox, 1749-1806)와도 힘을 합치면서, 정파를 뛰어넘는 ‘가치의 정치’를 했죠. 그래서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한번 통과되면 어떤 정파가 정권을 잡든 계속 유지될 수 있었죠.

그리고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만들지 않고, 어떻게든 설득해서 동참시키고자 여지를 주는 정치를 했죠. 그게 ‘정치 과잉’에 빠지지 않게 했고요. 참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윌버포스와 클래팜 공동체가 예배드렸던 클래팜 홀리 트리니티 교회 전경과 기념판. ⓒ홍성사
▲윌버포스와 클래팜 공동체가 예배드렸던 클래팜 홀리 트리니티 교회 전경과 기념판. ⓒ홍성사

윌버포스, 링컨, 그리고 카이퍼
기독교 가치 세속 정치에 맞게
해석·적용·설득한 기독 정치가
윌버포스, 노예 무역 폐지 운동
‘도덕 자본’ 사례로 해석해 실천
순수하게 도덕적 위신 얻을 일
하는데 실질적 이익까지 얻는 것
개혁, ‘나쁜 사람’과도 협력 필요

-역사상 복음주의 정치가들이 정치적 역할을 이 정도로 해낸 적이 또 있을까요.

“똑같은 케이스는 없죠. 흔히 링컨 대통령(Abraham Lincoln, 1809-1865)을 말씀하시는데, 약간 다르죠. 윌버포스는 25살 때 회심을 경험한 후 성경적 가치관으로 정치를 했고, 링컨은 현실 정치가였다가 남북 전쟁이라는 아주 큰 일을 겪으면서 하나님을 더 의지하게 된 사례죠. ‘노예제 폐지’라는 결과는 같지만, 전후 사정은 좀 다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 1837-1920)를 많이 거론하시는데, 신학자 출신이지만 기독교인으로서 수상까지 올랐죠. 어쨌든 이 세 정치가의 공통점은 기독교적 가치를 세속 정치에 맞게 해석하고 적용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영국은 1807년 노예 무역이 폐지된 후 1833년 노예 제도 자체가 없어지고, 미국은 1865년 노예제가 폐지됐습니다. 영국은 본토에는 15세기 정도부터 노예제가 없었어요. 하인들은 신분적 예속이 아닌 월급제였고요. 본토에선 안 되는데 식민지에선 해도 되는가 하는 데서 문제의식이 생겼고, 법리적 논쟁이 벌어졌죠.”

▲윌버포스(윤영휘 | 홍성사 | 444쪽 | 24,000원).

▲윌버포스(윤영휘 | 홍성사 | 444쪽 | 24,000원).

-여기서 19세기 클래팜파가 ‘도덕 자본(moral capital)’을 추구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제 책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동안의 윌버포스 전기들과 다른 점 중 하나가 노예 무역 폐지 운동 내지 노예제 폐지 운동을 ‘도덕 자본’의 사례로 해석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윌버포스는 아주 냉철한 전략가이자 현실주의자였습니다.

‘도덕 자본’이란, 도덕적 위신이 마치 자본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순수한 동기로 도덕적 위신을 얻을 만한 일을 하는데, 실질적 이익도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을 악마나 천사 이분법적으로 나눠볼 필요 없이, 이득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예전에 ‘위 아 더 월드’라는 자선 콘서트가 있었는데요, 순수한 동기로 이웃을 돕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콘서트를 열지만 가수들에겐 물질적 이익도 주는 거죠.

윌버포스와 클래팜파는 박애주의적 서사를 많이 사용해요. 기본적으로는 이들도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죠. 처음엔 노예 무역이 잔인하고 성경에 어긋나니까 안 된다고 설득했는데,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됐죠. 그래서 노예 제도, 즉 악습에는 ‘비용이 든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뇌물을 바쳐서 이득을 얻으면 당장은 이익이 되는 것 같지만 많은 비용을 초래하듯, 노예 무역에서 이익을 얻는 것 같지만 정말 나라에 이익이 되는지 묻는 거죠.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악행을 없애는 것이 이익이라는 논리를 설파했습니다. 자본적 관점으로 접근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국은 노예 무역으로 선원 손실이 엄청 많았어요. 당시 선원이란 오래 길러야 하는 직종이었고, 해군력과도 직결됐죠. 무엇보다 사람이 가장 가치가 높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것이 과연 이익인가 되물었죠.

또 이 시대는 이미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의 ‘국부론’이 알려졌어요. 윌버포스도 <국부론>을 적어도 세 번 읽었고, 노예 무역으로 설탕을 생산하는 것이 영국에 이익이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도덕적·종교적 논거로 우기기보다 실제로 국익에 부합되는지를 따지자는 거였죠.

▲30세 무렵의 윌버포스. 1790년경이다. ⓒ홍성사
▲30세 무렵의 윌버포스. 1790년경이다. ⓒ홍성사

순수한 신앙적 동기로 노예 무역 폐지 운동을 시작했지만, 이런 도덕적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이 된 예들을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윌버포스도 이런 가치 운동을 하면서 계속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포티어스 주교는 시골에서 사역하다 명성을 얻어 대주교가 됐어요. 감리교도 미국 창립 총회에서 성경적 동기로 노예 소유주를 쫓아냈는데, 이 일이 교세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역사를 공부하면서 개혁이 언제 성공하는지 봤더니, 착한 사람과 나쁜 놈(?)이 협력했을 때였어요(웃음). 동기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나쁜 놈 중 일부가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는 생각 하에 좀 움직여야 일이 성사됩니다. 윌버포스는 그런 좋은 예를 보여준 인물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윌버포스가 했던 일이 지금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기독교대한감리회 전국원로목사연합회(회장 김산복 목사)가 3월 31일 오전 감리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교 내 친동성애적·좌파적 기류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며 시정을 촉구했다.

감리교 원로목사들, 교단 내 친동성애적·좌파적 기류 규탄

총회서 퀴어신학 이단 규정한 것 지켜야 요구 관철 안 되면, 감신대 지원 끊어야 좌파세력 준동 광풍 단호히 물리칠 것 기독교대한감리회 전국원로목사연합회(회장 김산복 목사)가 3월 31일 오전 감리교 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리교 내 친동성애적·좌파…

꾸란 라마단 이슬람 교도 이슬람 종교 알라

꾸란, 알라로부터 내려온 계시의 책인가?

이슬람 주장에 맞는 꾸란이 없고, 꾸란 주장 맞는 역사적 증거 없어 3단계: 꾸란은 어떤 책인가요? 이슬람의 주장: 꾸란은 알라의 말씀입니다. 114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꾸란은 하늘에 있는 창조되지 않은 영원하신 알라의 말씀이 서판에 있는 그대로 무함마드…

한교봉, 산불 피해 이웃 위한 긴급 구호 활동 시작

한교봉, 산불 피해 이웃 위한 긴급 구호 활동 시작

한국교회봉사단(이하 한교봉)이 대규모 산불 피해를 입은 영남 지역을 대상으로 1차 긴급 구호 활동에 나섰다. 한교봉은 이번 산불로 피해를 입은 교회와 성도 가정을 직접 방문하며, 무너진 교회와 사택, 비닐하우스와 농기구 등으로 폐허가 된 현장을 점검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