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뜨려면, 햇빛과 비 함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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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재 선교사의 ‘아프리카에서 온 편지’ (16) 선교를 위하여

▲망고 나무.

▲망고 나무.

오늘은 내가 아프리카 땅을 밟은 지 만 7년 되는 날이다. 7년 전 이날 나와 아내는 무거운 짐을 지고 낯선 나라 아프리카에 도착했다. 안식 후 다시 돌아온 아프리카는 1년 중 가장 무더운 건기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도착한 지 겨우 열흘이 지났는데 전기는 두세 번 나가고 수돗물은 이틀이나 끊겼다. 그 와중에도 하나님은 선교를 시작하게 하셨다. ANTS(All Nations Theological Seminary)에서 강의를, 마케레레(Makerere) 대학에서 성경공부도 시작했다. 7주년을 맞이하면서, 더 바빠지기 전에 지나간 날을 기억하고 새 날을 기대하면서 선교를 위해 몇 가지 묵상했다.

가르침에 대하여

사람은 가르칠 수 있으나, 내가 배우지 않고도 남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당연히 가르치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은 당연히 배우는 사람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잘 배울 때 잘 가르칠 수 있고, 또 잘 가르칠 때 잘 배울 수 있다.

사람들에게 진리를 말하되, 생각까지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생각의 집을 지어줄 수 있으나, 그 집에 사는 것은 본인 자신들이다.

사람들을 가르치되 내가 배움의 목적지가 아니라 경유지가 되게 해야 한다. 그가 나를 통해 길을 찾고 스스로 걸어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배우도록 훈련해야 한다.

모든 것을 다 줘야 사랑이 아니고 때로 안 주는 것도 사랑인 것처럼, 모든 것을 다 가르쳐야 교육이 아니라 때로 남겨놓은 것도 교육이다.

교육은 지식의 전수가 아니라 미래 시점에서 현재의 사람을 보는 것이다. 과거의 시점으로 그를 보면 더 나빠질 수 있고, 현재 시점에서 그를 보면 큰 변화의 조짐이 없지만, 미래 시점에서 그를 보면 그는 우리가 기대하는 것 이상이 될 것이라 믿는 것이 교육이다.

▲커피 나무.

▲커피 나무.

사랑에 대하여

사람이 먼 훗날 다른 사람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그들의 말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준 사랑이다. 선교지의 사람 속에 새겨진 흔적은 선교사의 말이나 이름이 아니라 그가 남긴 희생과 사랑이다.

사랑하되 그 대가로 어떤 희생이나 소유를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은 사랑밖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사랑은 소유하지도 소유당하지도 않는다. 사랑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

최선을 다해 사랑하되 하나님처럼 사랑하지 못한다고 자책하지 말아야 한다. 사랑의 미흡이 사랑의 실패는 아니며, 서투른 사랑 고백이 익숙한 사랑보다 낫다. 우리가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

혹시 사람들에게 배척, 미움, 오해, 배신을 당해도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평가하는 내가 진정한 내가 아니며, 사람들이 배척한다고 내가 잘못된 것도 아니다. 사람들이 내 사랑을 받아들이면 감사를 통해 기쁨을 얻고, 사람들이 내 사랑을 거절하면 고통을 통해 십자가 사랑을 배운다.

사랑이 부르거든,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고달플지라도 그 길을 따르라. 사랑은 사랑받는 자와 사랑하는 자 모두를 함께 치유하는 유일한 치료제다.

▲잭 풀룻 나무.

▲잭 풀룻 나무.

주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주되 지각 있게 주고, 또한 지각 있게 ‘주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주기만 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며, 때로 주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것을 주는 것이다.

주되 오직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준다면, 실제로 받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늘의 비는 악인이나 선인에게 골고루 내린다. 줄 때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을 찾을 것이 아니라, 받을 자격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부득불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줄 때는 그를 받을 만한 사람으로 만들기로 다짐해야 한다.

주되 내 것을 준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명예를 드러내기 위한 욕망의 수단으로 주지 말아야 한다. 선물로 받은 것을 조건없이 주되, 받는 사람은 그 이유와 목적을 알고 받게 해야 한다.

줄 때 받는 사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감사하게 해야 한다. 받는 사람은 자신이 당연히 받거나 하나님의 것이니 마땅히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주되 받는 사람이 수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자신을 받을 만한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기도록 해야 한다.

세상에는 많은 것을 가졌으나 조금밖에 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가진 것이 별로 없으면서도 많은 것을 주는 사람이 있다. 선교 후원을 요청할 때 인간적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니, 부끄러워 말고 하나님 일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니 담대해야 한다.

지식을 주는 것도 주는 것이고 물질을 주는 것도 주는 것이지만, 자기 자신을 주는 것이 가장 크게 주는 것이다. 모든 것과 함께 결국 자신을 주지 않는다면 사실 아무것도 주지 않는 것이다.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부를 누리거나 재산을 축적하거나 자신의 이름으로 무엇을 소유하지 말아야 한다. 부득불 소유해야 할 경우 선교지 사람들을 휼륭한 관리자로 훈련해 빠른 시간 내에 그들이 직접 하게 해야 한다.

▲바닐라 나무.

▲바닐라 나무.

일에 대하여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노동하듯 일하고 보수를 위해 일하고 이득을 위해 일하는 것이 문제다. 노동으로 일하는 것보다 쉬는 것이 낫고, 대가를 위해 일하는 것보다 구걸을 하는 것이 낫다.

빵을 구울 때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없이 빵을 구우면 영혼의 허기를 채울 수 없고, 기쁘지 않게 포도주 틀을 밟으면 그 포도주는 독주가 되며 행복하게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그 노래는 남의 잠을 깨우는 시끄러운 소음이 된다.

일할 때 누구하고나 팀으로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누구하고나 숲속 참나무처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되, 사역에 있어서는 누구하고나 함께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모든 일을 동의하지 않아도 수용하는 법과 정죄하지 않으면서 고쳐 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카카오 나무.

▲카카오 나무.

희망에 대하여

우리는 과거에 태어났지만, 과거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미래의 사람이다. 어제는 오늘의 기억이며 내일은 오늘의 꿈이다. 오늘의 행복은 과거를 하나님의 눈으로 해석하고 미래를 하나님의 계획으로 꿈꿀 때 온다.

희망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무지개가 뜨려면 햇빛과 비가 함께 있어야 한다. 고통 없이 만들어지는 다이아몬드는 없으며, 기다림 없이 익는 곡식도 없다. 넘어지면 잃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얻는 것도 있다. 발을 절뚝거린다고 뒤로 가는 것도 아니다.

성공은 훌륭한 사업, 괄목할 만한 업적, 눈부신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의 삶을 사는 것과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통해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도록 돕는 데서 온다.

하나님의 일은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게 되어 있다. 신실하면 열매를 맺기 시작하지만, 최종적인 열매는 꾸주한 지속성과 효과적인 전략에서 온다.

외롭고 힘든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침에 창밖에서 우는 삐삐새도 우리에게 행복을 주며, 저녁에 지는 노을도 우리를 무릎 꿇게 한다. 여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므로, 우리에게는 영적인 생활뿐 아니라 취미, 가정, 교제, 안식의 삶이 항상 필요하다.

어떠한 경우에도 하나님의 일은 실패가 없으며, 하나님은 작은 우리를 통하여 크신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신다.

Be faithful and be fruitful(신실하라. 그리고 열매 맺으라).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요 15:5)”.

▲이윤재 선교사 부부.

▲이윤재 선교사 부부.

이윤재 선교사

우간다 쿠미대학 신학부 학장
Grace Mission International 디렉터
분당 한신교회 전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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