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3년 속 빈곤, 아동 가장 큰 피해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세이브더칠드런 “국민 75% 생계 유지 어려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전쟁 중 폭격당한 집이 방치된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전쟁 중 폭격당한 집이 방치된 모습.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을 넘어가면서 국민의 75%가 생계 유지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으로 생계가 어려워져 자녀를 시설에 맡기거나, 보호소 생활을 하는 등 가족 해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딸이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지만, 치료를 받을 경제적 여력이 없다. 재활과 물리치료가 필수적인데, 공과금과 집세를 낼 돈도 부족하다. 전쟁 중에는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우크라이나에서 세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 올레나(31, 가명)는 지난 3년간 전쟁을 피해 여섯 번이나 거처를 옮겼다. 그녀처럼 수많은 전쟁 피난민들이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3년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 4명 중 3명이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과 아동이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전쟁으로 전국적 폭격과 공격이 이어지며 수천 명의 가족과 아동이 치명적인 피해를 당했다. 유엔이 발표한 2025년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수요 및 대응 계획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약 75%가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많은 가정에서 집을 팔거나 생계를 위해 빚을 져야 했으며, 의료비 지출을 줄이고 위험한 일자리를 택하는 등 절박한 조처를 하고 있다.

특히 여성이 가장인 가구의 경우 소득이 낮고, 식량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더 제한적이다. 전쟁으로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현재 약 500만 명이 식량 부족 상태에 처해 있으며, 이 중 60%가 여성과 아동이다.

월 평균 임금은 2022년 7,000흐리우냐(약 25만 원)에서 2025년 2월 현재 5,000흐리우냐(약 19만 원)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양배추, 당근, 감자 등 주요 식료품 가격은 두 배 이상 올랐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우크라이나 남부, 동부, 북부의 분쟁 피해 지역에서 870명 이상의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집세를 제때 내지 못하고 있으며, 46%는 공과금 납부를 위해 재정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42%의 가정이 비누, 샴푸, 수건과 같은 위생용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10%가 넘는 여성이 생리대 등 위생용품을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쟁 장기화로 많은 가정이 영양가 있는 음식, 의류, 위생용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에 생존을 위한 어려운 선택에 내몰리고 있다. 빈곤이 심화하며 일부 부모는 겨울 동안 자녀를 시설에 맡기거나, 생계를 위해 위험 지역에 남고 아이들만 친척에게 보내는 경우도 있다.

현재 현재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 중 2%에 해당하는 7만 9천여 명은 가장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1천 8백 개 집단 보호소에 거주하며 인도적 지원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전쟁 전 도네츠크에 거주하던 라이사(61, 가명)씨는 전쟁 후 실향민이 되어 손녀 야나와 보호소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고 절망 속에 내몰렸다. 매달 연금으로 받는 3,000흐리우냐(약 10만 원)로는 생활이 어렵다. 이곳(집단보호소)에 왔을 때 담요도 냉장고도 전자레인지도 없어 14가구가 냉장고 한 대를 함께 써야 했다. 손녀를 제대로 돌볼 수 없을 것 같아 두렵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크라이나 사무소장 소니아 쿠쉬는 “불확실한 전쟁 속에서 아동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3년간의 전쟁은 아이들 삶을 산산조각냈다. 많은 아동이 빈곤에 빠져 끼니를 걱정하고, 폭격으로 파손된 집에 살고 있다. 가족 해체와 아동 보호시설 수용을 막기 위해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2년 2월 24일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긴급 대응을 확대했으며, 현재까지 380만 명 이상의 아동과 가족을 지원했다. 6천만 달러 규모의 현금 지원을 통해 가정의 식량 구입, 임대료 및 공과금 납부, 집 수리를 돕고 있다. 또 겨울철에 대비한 월동용품, 위생용품, 식수 지원을 통해 최전선에서 고통받는 아동과 가족을 보호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재난 속 아동을 돕기 위해 ‘세이브원(Save One)’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후원금은 긴급구호 아동기금으로 사용되며, 후원자에게는 인도적 지원 전문가와 연결된 모습을 상징하는 팔찌가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세이브더칠드런 공식 홈페이지(www.sc.or.kr) 내 세이브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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