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한 시기, 3.1정신으로 새 시대 열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제38회 3.1절 민족화합기도회

3.1운동, 단순 저항운동 아니라
민족 현실 문제 극복 위한 운동
교회, 자유 민주주의 토대 세워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참석자들이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2025년 제38회 3.1절 민족화합기도회가 3월 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제일교회(담임 윤성원 목사) 예배실에서 개최됐다.

‘감사와 찬양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열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기도회에서는 성창용 목사(충무교회) 사회로 이훈 장로[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한직선) 대표회장]의 대표기도, 백영현 장로(삼성제일교회 선임장로)의 성경봉독, 한국직장선교합창단(지휘 이숙경 권사)의 특송이 이어졌다.

‘다시 찾아온 삼일절에(누가복음 4:16-19)’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윤성원 목사(삼성제일교회, 기성 전 총회장)는 “3.1운동은 단순한 저항운동이 아니라, 민족의 현실 문제를 극복하려는 민족 운동이었다”며 “3.1운동 당시 기독교인들의 숫자는 전체 인구의 약 1%인 20만 명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약해지지 않고 삼일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감당했다”고 말했다.

윤성원 목사는 “기독교는 3.1운동 가운데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든든히 세우게 되었다”며 “그러나 오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남북이 여전히 분단돼 있고, 최근에는 불행하게도 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엄청난 사건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윤 목사는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는 다시 한 번 삼일절을 맞게 됐다”며 “민족화합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했던 우리 모두는 다시 한 번 하나님 말씀과 삼일운동 정신을 되새겨,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교 후에는 소프라노 김영란의 봉헌찬송과 박병현 집사(한국전력그룹선교회)의 봉헌기도, ‘세상과 교회를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대통령과 위정자들, 대한민국 정치·경제·사회를 위하여’ 오광석 장로(한직선 이사장),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치유와 회복을 위하여’ 정철주 장로(Korea CEDAR),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위하여’ 윤청로 장로(민족화합기도후원회)가 각각 기도를 인도했다.

또 애국가 제창, 홍신종 장로(삼성제일교회), 이성수 권사(한직선), 심은현 권사(충무교회), 이준성 집사(민족화합기도후원회)의 만세삼창 인도, 김성만 목사(누가선교회 이사장)의 축도가 이어졌다.

▲윤성원 목사(앞줄 맨 오른쪽), 정근모 장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이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윤성원 목사(앞줄 맨 오른쪽), 정근모 장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이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남북통일, 나라 발전 위해 기도
나라 전체 놀라운 기적 주시길
한국인, 조선 소멸 후 새 시작
3.1운동, 조선 회복 주장 않아

2부 세미나는 성창용 목사 사회로 38년 전 민족화합기도회 창립 발기인 중 한 명인 정근모 장로(전 과기처 장관)가 인사를 전했다.

정근모 장로는 “민족의 명절인 3.1절을 맞아 남북통일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기도드릴 수 있어 감사드린다”며 “우리는 기도를 통해 모든 것이 이뤄짐을 확신한다. 우리 모두 이 자리를 떠나서도 항상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장로는 “주님께서 역사하셔서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열심히 나라를 위해 기도함으로써, 기독교계뿐 아니라 나라 전체에 놀라운 기적을 가져다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며 “오늘 민족화합기도회에 모이신 동료 민족화합기도회 회원들과 교회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정근모 장로가 노구를 이끌고 직접 서서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정근모 장로가 노구를 이끌고 직접 서서 인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하나님께서는 우리 기도를 들어주시고, 기도를 통해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간구를 하나님께서 이뤄주신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나라가 조속히 통일되고 세계에 앞장서는 선진국이 되도록, 다같이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하자”고 역설했다.

김순애 교수(삼성제일교회 지휘자)의 ‘나의 갈 길 인도하시는 주님’ 특별찬양 후 함재봉 원장(한국학술연구원, 전 연세대 교수)이 ‘기독교와 한국 사람 만들기’에 대해 강의했다.

함재봉 원장은 “한국인은 영어로 ‘Korean’이지만, 정작 한국말로는 그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 그렇다면 한국인의 기준은 무엇인가? 언어? 풍습? 결혼·장례식? 종교? 인종? 어떤 조건으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며 “진정 한국적인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함 원장은 “그래서 한국인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는 한국 사람만의 ‘본질’을 찾기보다, ‘한국 사람은 왜 이렇게 다양한가?’로 질문을 바꾸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야 왜 이렇게 갈등하고 싸우는지를 설명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조선 사람이 소멸된 후부터 새롭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함재봉 원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함재봉 원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당시 조선 사람들은 나라를 빼앗겼다는 사실은 슬퍼했으나, 조선이 망한 것은 슬퍼하지 않았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국권 회복을 외쳤던 3.1운동”이라며 “마지막 왕인 순종이 살아있었음에도, 3.1운동 민족대표나 임시정부 요인들 중 단 한 사람도 그 목표로 ‘조선 회복’을 말하지 않았던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또 “더구나 당시 지도층인 양반은 전체의 5%에 불과했다. 왜 우리나라에서만 기독교가 부흥하는지 알려면, 당시 조선 사회를 알아야 한다”며 “당시 조선의 뿌리깊은 신분제와 여성 차별 등이 철폐된 것은 선교사들이 전파한 기독교 덕분이었다. 우리나라가 기독교를 빨리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는 선교사들이 당시 천시받던 한글(언문)로 복음을 전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함재봉 원장은 “국권을 회복하면 어떤 나라를 세울 것인가가 당시 지도자들의 과제였다. 그래서 각자 일본, 중국, 미국, 유럽, 소련 등으로 가서 답을 찾고자 했다”며 “저는 이들을 친중위장척사파, 친일개화파, 친미기독교파, 친소공산주의파, 민족주의(인종주의)파 등 크게 다섯 갈래로 분류한다”고 소개했다.

함 원장은 “해방 후 이들이 다시 모두 모였다. 그러나 미국이 해방을 가져다 줬기 때문에, 어느 지도자에게도 주도권이 없었다”며 “그때부터 갈라지고 합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도 갈등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유태환 장로(민족화합기도후원회)의 단체소개 및 광고, ‘민족을 위한 기도’ 제창, 최신현 장로(C-Lamp 총동문회)의 마침기도, 사진촬영으로 마무리됐다.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대웅 기자

민족화합기도회는 1986년 미국 Cedar Group에서 예배 중 ‘민족 화합(National Reconciliation)을 위해 기도하라’는 소명을 받은 정근모 장로가 1987년 귀국 후 故 최태섭 장로의 전폭적인 지지로 故 김인득·이한빈·서영훈 장로와 함께 1987년 3월 발기해 시작됐다.

이들은 “1919년 3.1 독립운동은 33인의 민족대표 중 다수가 기독교인들이었다”며 “기독교인들은 일제에 항거하는 운동과 함께 신사참배를 거부함으로써 믿음의 결단을 표시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1988년 3월 1일 종로성결교회(현 삼성제일교회)에서 제1회 민족화합기도회를 가졌다. 1993년부터 한국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 라이즈업코리아, 국가조찬기도회 등과 공동 개최하고 있으며, 해마다 여러 유관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기도회는 삼성제일교회·충무성결교회, 한직선, 민족화합기도후원회 등이 공동 주관했으며, 국가기도운동본부, 한국전력그룹선교회, C-LAMP, Korea 누가선교회 등이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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