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들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인터뷰] ‘시국선언’ 예장 합동 증경총회장단회 김선규 회장

총회장 생각 피력 어려울 것
교단 공식 입장도 신중 필요
헌법재판소, 편향 결정 안 돼
교회, 구약 선지자처럼 외침

▲김선규 목사는 “우리 교단 증경총회장단 전체 모임에서는 시대를 바라보면서 나라가 바르게 세워지기 위해 기도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송경호 기자

▲김선규 목사는 “우리 교단 증경총회장단 전체 모임에서는 시대를 바라보면서 나라가 바르게 세워지기 위해 기도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송경호 기자

예장 합동 총회장과 부총회장(장로)을 지낸 이들의 모임인 증경총회장단회(회장 김선규 목사)가 지난 2월 27일 서울 강남구 총회회관 인근에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국선언문에서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선동’이라며 탄핵하더니, 이제 소추안에서 ‘내란’을 빼고도 ‘내란수괴’로 몰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빠진 고려연방제 국가나 중국식 사회주의 국가로 전락하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공산국가로 간다면, 교회와 목사, 장로들이 가장 먼저 피해를 당한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라고 천명했다.

이에 본지는 증경총회장단회 회장 김선규 목사(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를 만나 시국선언문 발표 계기와 취지 등을 청취했다.

-성명을 발표하신 계기는.

“현 시국에 대해 시민단체와 젊은이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는데, 기독교 단체나 교단들에서 입장문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대부분 기독교인들이 나와 외치고 있는데, 우리 교단은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어 증경총회장단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게 됐습니다. 시국을 위해 기도하기로 결의하면서, 아무래도 한 번쯤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 증경총회장단회 임원회에서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반대 의견은 없었는지요. 또 성명서 발표 후 반응은 어떤가요.

“지금껏 교단의 입장문이 없었기에, 교단 산하 교회들이 개인적으로 반응해 애국 집회에 참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번 성명이 발표 이후 전화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역시 합동 교단이다, 자랑스럽다’고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 ‘기도나 하지’라고 댓글을 달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습니다(웃음).”

-예장 합동 총회장은 ‘좌우로 치우치지 않겠다’면서 교단에서도,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국교회총연합에서도 구체적 입장 표명은 하지 않았는데요.

“총회장은 한 교단을 1년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기에 개인의 생각은 피력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성명서를 내려 해도 임원회에서 수의해야 하고, 교단의 공식 입장이기에 신중해야겠죠.

한교총 안에는 진보와 보수가 함께 있기에 반대되는 입장을 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한교총과 별개로 교단 입장이 바로 세워지면, 교회들이 강단에서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편할 것입니다.

연합기관 입장을 제가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신앙 안에서 ‘중도’라는 말은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라고 봅니다. 예수님도 ‘옳은 것은 옳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라’고 말씀하셨잖아요.

▲김선규 목사는 “교회는 민족의 위기마다 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사회를 주도해 왔다”며 “이러한 시대 가운데 우리는 분명한 국가관과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송경호 기자

▲김선규 목사는 “교회는 민족의 위기마다 사회에 적극 참여하고 사회를 주도해 왔다”며 “이러한 시대 가운데 우리는 분명한 국가관과 자유민주주의 수호에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송경호 기자

헌법재판소가 잘 결정하겠지만, 만일 특정 입장에 의해 편향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면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일입니까?

얼마 전 우리나라가 코로나 정국을 지날 때, 한국교회가 질병관리청의 지침에만 의존하다 예배가 무너지고 가나안 교인이 늘어나고 전도의 문이 막혔습니다. 진리를 전하는 교회는 시대와 정치와 사회를 향해 구약시대 선지자처럼 외쳐야 한다고 봅니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나 교단들이 시국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데요.

“목회자들 이야기를 들어 보면, 교회 안에는 진보도 보수도 있기 때문에 한쪽 이야기를 하면 반대쪽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시험에 들어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목회자들은 소신을 표현하지 못하고, 성도들이 개별적으로 특정 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개인의 소신일 뿐 교회와 무관하다고 말합니다.

현재 사회와 국민들이 이념 전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열매를 보아 나무를 알듯,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여야 합니다.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쪽으로 간다면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는 없어지고,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곳은 교회일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한 청년들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 여의도나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각 대학 시국선언 참가 학생들 중에서도 크리스천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공부에 집중하다 보니 정치나 사회 문제에 관심이 적었는데, 대통령의 계엄을 통해 여러 문제점들을 알게 되면서 광장으로 나오게 됐다고 봅니다. 특히 크리스천 청년들이 진리와 정의 앞에서 타협하지 않고 투쟁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끝으로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은.

“홍콩을 보십시오. 사회주의화되면서, 종교의 자유를 비롯한 자유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땅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정부를 수립하고 한국교회가 성장하면서 오늘날 번영하는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한국교회는 성도들에게 막연하게 기도하라고 하기보다, 현재와 미래를 보면서 구체적인 기도제목을 주고 기도하게 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좌파와 우파가 아닌,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세워져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복음을 마음껏 전할 수 있도록 국가가 보호해 줘야 합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자들은 선교와 구제의 대상이지, 저들의 이념이 우리를 지배해서는 안 됩니다. 목회자들이 분별력을 가지고 외칠 때입니다. 목사님들이 외치지 않으면, 돌들이 소리 지를 것입니다.”

▲증경총회장단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증경총회장단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다음은 증경총회장단회가 발표한 7개항의 시국선언문.

첫째, 헌법재판소는 반국가세력 척결을 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둘째,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로 헌재에서 마지막 변론을 다 마쳤으나, 필요한 증인들을 출석시켜 증언을 다 듣고 확실하게 판결하라.

셋째, 윤석열 대통령을 조속히 석방하라.

넷째, 헌법재판소는 임기가 만료되는 재판관들의 임기에 맞추어 졸속 판결하거나, 어느 정치인에 편중되게 정치적 판단을 하지 말고, 대한민국 사법부의 최고 영예로운 대법관의 명예를 안고 헌법적 판결을 하라.

다섯째,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정당한 국회 의결이 151석인가 아니면 201석인가를 신속하게 판단하라.

여섯째,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배출한 1호 당원 윤석열 대통령의 복귀를 위해 투쟁하며 힘써야지, 비겁하고 졸렬한 기회주의자 같이 조기 대선 운운하며 국민을 혼란스럽게 갈라놓지 마라.

일곱째, 대한민국 모든 교회들은 현 시국에 대해 방관 혹은 침묵하지 말고 분연히 모두 일어나라. 국가의 장래가 불투명하면, 교회의 미래도 없다. 하나님께 힘써 기도하고, 불법과 부정을 지적하면서 국민을 계몽하고, 대한민국의 앞길을 바로 제시하라.

대한민국 모든 교회여, 일어나라!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대한민국을 사랑합시다! 교회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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