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 피해 연령 낮아져”
3월, 입학식과 새 학기를 맞아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이사장 박길성)에서 ‘입학과 새 학기, 자녀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7가지 가이드’를 발표했다.
푸른나무재단 ‘2024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3.5%로 나타났으며, 초등학교가 4.9%로 가장 높았다. 중등과 고등은 각각 1.7%, 1.2%로 나타나 학교폭력 피해 연령이 낮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교폭력 피해로 인한 고통 정도도 64.1%로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푸른나무재단에서는 ‘입학과 새 학기, 자녀의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7가지 가이드’를 제안한다. 다음은 그 내용.
작은 오해가 만든 갈등, 학교폭력의 시작
[사례 1]
민지와 소민이는 새 학기 첫 번째 짝꿍이 되었다. 처음에는 자연스럽게 친해졌지만, 민지가 소민이에게 심한 장난을 치기 시작하며 갈등이 발생했다. 소민이는 민지의 행동이 불편해 점차 거리를 두었다.
민지는 소민이의 반응에 서운함을 느끼며 다른 친구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소민이는 너무 예민해서 같이 놀면 피곤해. 쟤랑 놀지마” 등의 말이 교실에 퍼지며, 소민이는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결국 소민이는 민지를 따돌림으로 학교폭력 신고를 했고, 민지도 자신이 피해자라며 맞신고를 했다.
※위 사례는 푸른나무재단 전국학교폭력상담전화(1588-9128)의 내용을 각색 및 재구성한 것으로 이름은 가명임(이하 동일).
학교폭력은 사소한 오해와 갈등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학교생활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하고, 건강한 교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보호자의 지도가 중요하다.
1. “너는 소중한 사람이야”
: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며 돌볼 수 있는 힘을 키워주세요.
자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할 줄 아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은 자연스럽게 형성되지 않는다. 평소 보호자가 자녀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기반으로 타인과 건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충분한 수면 등 자기 돌봄의 중요성을 가르쳐야 한다.
2. “난 늘 네 편이야, 언제든 말해도 돼”
: 자녀가 믿을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주세요.
자녀와 보호자 간 신뢰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경우, 아이들은 친구와의 갈등이나 경미한 폭력을 겪더라도 ‘부모에게 혼날까 봐’, ‘괜히 일이 커질까 봐’와 같은 이유로 도움 요청을 망설인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조기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자녀가 보호자를 언제든 자신의 이야기를 안전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아빠는 너를 응원해’, ‘네가 힘들 때 언제나 곁에 함께 있을게’ 등의 일관성 있는 지지와 격려 기반의 대화와 지속적인 관심이 도움이 되겠다.
3. “감정 조절에도 연습이 필요해”
: 친구와 갈등을 경험했을 때 건강하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아이들이 또래와의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면 우정이 더 깊어지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는 자녀가 갈등을 건강히 해결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만약 자녀가 친구와 갈등을 겪는다면,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심호흡하기, 시원한 물 마시기, 다른 자리로 이동하기 등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연습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필요시 주변 어른들(교사, 보호자 등)에게 개입과 중재를 요청하는 방법도 알려주어야 한다.
4. “친구가 속상해하거나 그만하라고 하면 멈춰야 해”
: 장난과 폭력의 차이, 존중의 중요성을 알려주세요.
학교폭력 사건을 살펴보면 가해자는 장난이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해자는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난과 폭력의 차이에 대한 이해와 상대에 대한 존중 부족에서 비롯된다. 장난은 양측 모두 즐겁고 피해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상대 친구가 기분 나빠하거나 그만하라고 한다면, 의사를 존중해 그 행동을 멈출 수 있도록 알려주어야 한다. 만일 상대 친구가 자녀에게 기분 나쁘게 하는 행동을 하거나 지시한다면 거절 의사를 분명히 표시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온·오프라인 넘나드는 학교폭력, 피해 고통 가중
[사례 2]
지민이는 교실에서 준혁이 외모를 비하하는 그림을 그리고, 신체를 툭툭 건드리는 등 지속적으로 준혁이를 괴롭혔다. 어느 날 지민이가 준혁이를 비하하는 그림을 촬영해 SNS에 업로드하자, 준혁이를 조롱하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된 조롱과 비하로 인해, 준혁이는 전교생이 자신을 비웃고 있다고 느끼며 극심한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
[사례 3]
민준이는 채팅 앱을 통해 친구에게 핸드폰이 해킹됐다. 민준이 얼굴이 합성된 영상(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허위 영상)이 핸드폰에 저장된 연락처에 전송됐고 빠르게 유포됐다. 이로 인해 학교에서 민준이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퍼졌고, 결국 민준이는 학생들 따가운 시선을 견디지 못해 자퇴를 선택하게 되었다.
최근 학교폭력은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끝나지 않고, 온라인으로 확대되며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사이버폭력은 피해가 눈에 보이지 않아 개입이 늦어지고, 그로 인해 피해가 더욱 악화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5. “SNS, 흔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아”
: SNS에서의 안전한 소통 방법을 알려주세요.
최근 딥페이크(허위영상물) 범죄 피해의 경우, 아이들이 올렸던 사진이나 개인정보 등이 범죄에 이용되는 사례가 많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SNS에 개인정보를 올리지 않도록 하고, SNS 공개 범위를 비공개 혹은 친구공개로 제한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또 사이버 공간에서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교사나 보호자 등 신뢰할 수 있는 어른들에게 빠르게 도움을 요청해 피해의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6.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앱이 뭐야?”
: 자녀와 디지털 세상을 함께 경험해 보세요.
디지털 기술의 빠른 변화로 많은 보호자들이 자녀의 SNS 활동이나 사용하는 앱(채팅, 게임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세대 간의 디지털 격차는 자녀가 겪는 사이버폭력을 보호자가 인지하고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가 사이버폭력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려면 요즘 아이들의 디지털 문화를 적극적으로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자녀와 함께 새로운 앱을 깔아보고 사용하며 이야기하는 등의 노력이 도움이 된다.
7. “전문가와 함께 고민해 보자”
: 학교폭력 문제, 전문가와 함께 고민해요.
학교폭력 문제를 마주했을 때, 보호자 역시 당황스럽고 막막한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럴 때 보호자가 먼저 전문가의 도움을 인지하고 자녀와 함께 적절한 지원을 구하면, 혼란을 줄이고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고민이 있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사안 처리 진행 방안에 대한 조언을 받아볼 것을 제안한다. 상황에 따라 법률 지원이나 심리상담 등 적절한 전문가의 도움은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