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45] 공부 아닌 공감
주일학교 공과(분반) 공부는 교사들에게 가장 어려우면서도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그러나 많은 교사들이 공과 공부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몰라 고민한다. 아이들에게 신앙을 잘 가르치고 싶은데, 막상 공과 공부 시간만 되면 아이들이 집중하지 못하거나, 침묵 속에서 어색하게 마무리되곤 한다.
그래서 어떤 교사들은 공과 공부 시간을 길게 가져가며 설교처럼 진행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이 지루해하고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하면 공과 공부 시간이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먼저 현재 교사들이 공과 공부를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교사들의 공과 공부 유형
1. 설교처럼 선포하는 교사
많은 교사들은 예배 시간에 들었던 말씀을 다시 정리해 설명하는 방식으로 공과 공부를 진행한다. 하지만 문제는 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 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아이들의 삶과 고민을 듣기보다 교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만 강조하는 방식이 되면, 아이들은 점점 더 수동적 태도를 보이게 된다.
이런 방식의 공과 공부는 아이들에게 마치 학교 수업처럼 느껴질 수 있다. 아이들은 교회에서 또 하나의 수업을 듣는 기분이 들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잃어버린다. 교사가 성경적 메시지를 가르치는 것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그 말씀을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공과 공부는 단순히 성경 지식을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신앙적 고민을 나누고 적용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강의가 아니라 대화하는 시간이 될 때, 아이들은 공과 공부를 기다리게 된다. 교사가 아이들의 생각을 듣고, 그들과 대화하며, 함께 신앙을 성장시켜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2. 출석 체크만 하고 끝내는 교사
어떤 교사들은 공과 공부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반 출석을 확인하고 “얘들아, 오늘 말씀 잘 들었지?”라고 한마디 한 뒤 끝내는 경우도 있다. 사실 교사들도 공과 공부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아이들 반응이 없으면 어색하다. 그래서 간단히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지속되면 아이들은 공과 공부 시간을 가볍게 여기고, 신앙적 대화 없이 그 시간을 흘려보내게 된다. 교회에 와서도 깊이 있는 신앙 고민을 나누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점점 더 신앙에 대한 관심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공과 공부는 아이들이 신앙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교사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들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한 출석 체크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짧더라도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3.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사는 공과 공부 시간에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교사다. 질문을 던지고,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함께 고민하는 방식이다. 이런 교사는 아이들의 신앙적 성장을 돕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들에게 신뢰를 받으며 공과 공부 시간을 기대하게 만든다.
이런 방식의 공과 공부는 단순한 성경 공부를 넘어, 아이들에게 교사가 신뢰할 만한 어른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아이들은 공과 공부를 통해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교사가 먼저 아이들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게 된다.
공과 공부, 이렇게 해보자!
1. 3분 동안 학생들끼리 삶을 나누게 하라
공과 공부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서로의 삶을 나누고 기도 제목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도 있지만, 이런 시간이 반복될수록 아이들은 점점 더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교사가 나서서 이끌기보다, 아이들끼리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2.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유도하라
아이들이 공과 공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려면, 교사가 질문을 많이 던져야 한다. 예를 들어 “오늘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어디야?”라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또 “네가 만약 성경 속 인물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말씀을 깊이 묵상하도록 도울 수 있다.
또 아이들이 대답할 때 교사의 반응도 중요하다.
“좋은 생각이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 부분이 눈에 띄었구나, 흥미롭네!”
이처럼 긍정적 피드백을 주면 아이들은 더 자신감 있게 이야기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응,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3. 핵심 메시지는 마지막에 전달하라
공과 공부 마지막 3분은 교사가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간이다. 아이들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후, 교사가 정리하면서 성경적 가르침을 전달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처음부터 교사가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먼저 말할 기회를 갖고 난 후에 교사가 정리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4. 공과 공부는 ‘공감 공부’여야 한다.
아이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감받기를 원한다. 교사가 아이들의 고민과 생각을 존중하고 공감할 때, 공과 공부는 단순한 성경 공부를 넘어 아이들의 신앙과 삶을 연결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결론: 공과 공부는 공감 공부다
공과 공부는 단순한 성경 공부 시간이 아니다. 이는 아이들과 신앙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듣고 공감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공과 공부는 단순한 학습 시간이 아니라 신앙과 삶을 나누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다.
공과 공부는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시간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정보를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직접 생각하고 질문하며 신앙을 탐색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 공과 공부는 교사가 가르치고 아이들이 듣는 수업이 아니라,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대화하고 고민하며 신앙을 성장시키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진정한 신앙 교육은 교사가 얼마나 많이 가르쳤느냐가 아니라, 아이들이 교사와 얼마나 소통하며 신앙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였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공과 공부의 핵심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신앙을 나눌 수 있도록, 교사들은 먼저 다가가고, 듣고, 공감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제는 공과 공부가 아닌, 공감 공부로 변화해야 할 때다.
다음은 공과 공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가지 질문 예시이다.
1. 오늘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어디야? 왜 그 부분이 인상 깊었어?
아이들이 스스로 말씀을 정리하고, 어떤 부분이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지 고민하게 되는 질문이다.
2. 만약 네가 성경 속 인물이라면, 오늘 본문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아?
성경 인물을 단순히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삶과 연결시키는 연습을 하도록 돕는다.
3. 오늘 말씀을 네 친구(혹은 가족)에게 한마디로 요약해서 설명해 준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말씀을 자기 언어로 정리하는 능력을 길러주며, 자연스럽게 전도와 연결될 수 있다.
4. 오늘 말씀을 듣고 떠오른 네 삶의 경험이 있어?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적이 있니?
아이들이 신앙과 삶을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질문이다.
5. 만약 예수님을 직접 만난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어?
아이들이 자신의 신앙적 고민을 솔직하게 이야기할 기회를 제공한다.
6. 오늘 말씀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 한 가지를 정해볼까? 그리고 이번 주에 꼭 해보자!
신앙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질문이다.
7. 혹시 오늘 말씀을 듣고 이해되지 않거나 더 알고 싶은 부분이 있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신앙적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돕는다.
8. 만약 1분 동안 하나님께 무언가를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기도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하나님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는다.
9. 직접 경험한 기적 같은 순간이 있었어?
‘정말 놀라웠던 순간’이나 ‘설명할 수 없었던 일’을 떠올려 보도록 유도하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깨닫게 된다.
10. 함께 기도할 제목을 나눠 볼까? 이번 주에 서로를 위해 기도해 주자!
아이들이 신앙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맥 목사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청소년 매일성경 집필자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교사는 공감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