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아프간·가자·수단·미얀마… 지원 중단에 아동 고통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세이브더칠드런 “취약국 아동 생존 문제”

▲세이브더칠드런 예멘의 한 센터에서 영양실조 치료를 받고 있는 렘(가명, 8개월). 이 센터도 국제 원조 삭감으로 이달 말까지 폐쇄됐다.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 예멘의 한 센터에서 영양실조 치료를 받고 있는 렘(가명, 8개월). 이 센터도 국제 원조 삭감으로 이달 말까지 폐쇄됐다. ⓒ세이브더칠드런

최근 주요 국가들의 국제 원조 삭감으로, 전 세계 아동과 가족의 생명을 구하는 구호 활동이 큰 위기 처했다고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이 우려했다.

유엔은 올해 2억 1천만 명의 아동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3억 5백만 명에게 인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빈곤, 분쟁, 기아, 자연재해 등 복합적 위기 속에서 국제 원조 삭감은 가장 취약한 아동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거주하는 드미트로(12, 가명)의 어머니는 “전쟁으로 강제 이주를 겪었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보호 현금 지원 덕분에 다운증후군인 아이의 특수교육이 가능한 재활센터 인근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지원이 중단되면서 아이의 치료와 교육을 중단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부르키나파소, 수단, 미얀마 등 세이브더칠드런이 활동하는 여러 지역에서 실질적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인구 3분의 1이 위기 수준의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34개 주 중 8개 주에서 식량 지원이 중단됐다. 농부인 아슬람(60, 가명) 씨는 “경기가 어려워 일용직으로 한 달에 며칠만 일해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다. 그러나 현금 지원 덕분에 가족을 먹일 수 있었다”며 지원 프로그램이 가족의 생명줄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해 11월부터 17만 2천 명을 지원했으나, 최근 갑작스러운 원조 삭감으로 지원이 중단됐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긴급 현금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1만여 가구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고, 서안지구에서는 폭력 사태가 격화되면서 730가구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이 진행하던 대규모 교육 사업이 중단돼 약 5만 5천 3백 명의 아동과 약 1천 8백 명의 교사, 그리고 250개 초등학교가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아동이 공교육에 접근할 기회가 크게 줄었으며, 무장 단체 가입 및 강제 이주 등 추가 위험 노출 가능성이 커졌다.

수단은 더욱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전체 인구의 64%인 약 3천 4십만 명이 긴급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아동이다. 국제 원조 삭감으로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주요 보건센터 48곳이 문닫을 위기에 처했고, 약 30만 명의 아동과 취약계층은 식량 및 영양 지원을 받지 못할 위험에 놓였다.

미얀마는 주요 원조가 중단되면서 약 4만 명이 필수적인 보건, 영양, 아동보호 서비스를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이 지역은 세이브더칠드런이 유일하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는 곳도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 CEO 잉거 애싱은 “원조 삭감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등을 돌릴 때가 아니다. 오히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협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023년 한 해 동안 94개국에서 1억 5백만 명의 아동에게 의료, 영양, 교육, 보호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정부와 기부자, 파트너, 지역사회에 아동의 미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촉구하며, 장기적 원조 부문 개혁을 위한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또 긴급 모금 캠페인을 통해 원조 삭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장 취약한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후원금은 긴급구호아동기금으로 사용되며, 자세한 내용은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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