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 심한 아이들, 불안정 정서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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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87)] 편식이 심한 아이들

편식이 심한 아이들이 있다.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고 좋아하는 것만 먹거나 1-2가지만 고집하는 아동이다. 편식하는 아동은 음식에 그다지 호기심을 보이지 않거나 특정한 음식만 먹으려고 한다. 아동의 편식은 단순히 음식 섭취 습관을 넘어서 인성의 기초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편식이 심한 아동은 음식 섭취 의욕이 약한 아동, 특정 음식에 집착하는 아동, 심리적 편향이 심한 아동이다. 편식이 심한 아동은 다음 특징이 있다.

1. 민감성의 결과

편식이 심한 아동은 겉으로는 강해보이는 것 같아도 내면의 허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편식하는 태도가 이미 약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동에게 정신적으로 자주성과 독립성에 문제를 노출하는 것이다.

아동의 독립성 약화는 의뢰심의 강화를 의미한다. 독립하는 자세나 홀로 설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 내적으로 강하지 못해 의뢰심을 보이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에는 먼저 어느 정도를 편식이라 할 수 있는지, 정의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식품만 해도 150여 가지 이상이라고 한다. 몇 종류 음식을 못 먹는다고 편식이라 볼 수는 없다. 편식이 문제가 되는 상태는 아동이 성장하는데 식품의 편재로 몸이 손상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다.

반면 부모 중에는 편식까지는 아닌데도 자신의 기준에 의해 지나치게 아동을 억지로 섭취하도록 귀찮게 해서 식욕을 잃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문제는 단순히 음식 섭취 형태를 넘어 심리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2. 불안정한 정서 상태

편식이 심한 아동은 아동의 병리적 증상에서 이해된다. 아동이 신경증을 보이거나 공포증을 갖는다면 음식을 편안하게 골고루 섭취하는 태도를 기대하기 힘들다.

신경이 예민한 아동이나 강박적인 아동은 모두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과 무관하지 않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아동과 음식을 가리는 아동은 그 습관이 다를 뿐 아니라 성격도 매우 다르다. 이는 음식의 섭취 태도가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예일 것이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동은 음식 섭취에 호기심을 많이 보이지 않거나 그다지 관심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는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 불안이 자리하기 때문에 음식 섭취의 즐거움을 향유하지 못하는 태도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같은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는 불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다. 그 가운데 아동이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공포가 자리한다. 공포증 징후를 보이는 아동은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으로부터 가학적 공격과 함께 버려짐의 느낌과 상실감을 갖는다. 이 같은 아동의 공포증 징후는 동물과 보모를 향한 가학적 경향의 출현과 평행을 이룬다.

이 같은 공포증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동에게는 점차 나비, 딱정벌레, 애벌레, 그리고 몸집이 큰 짐승을 포함해 다른 동물에게로 공포감이 확대되기도 한다. 이는 나중에 아동이 동물과 일치감을 느끼게 만들어, 동물이 얻어맞거나 고통당하는 것을 자신이 당하는 것으로 감정을 이입시켜 고통스러워할 원인이 된다. 유난히 짐승의 고통을 보아 넘기지 못하는 아동에게는 그런 특성과 연계된다는 점을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부모의 식사습관 결과

편식이 심한 아동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부정적 자극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모로부터 비난, 비교, 지적, 책망, 꾸중을 자주 받았다면, 부정적 자극을 많이 받은 것이다.

이 부정적 자극은 아동의 내면에 불신하는 경향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같은 불신이 부모를 넘어서 주변의 친구들, 그리고 모든 사람에 대해 불신하는 경향을 조장한다.

편식이 심한 아동 환자의 불신적 사고는 정신분석론에 의하면 부정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들의 불신적 사고는 그들로 인해 타인을 못 믿게 만드는 결과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그들에게서 나타나는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현상은 그들이 나약하고 열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을 의지 혹은 신뢰하는 것은 자신을 배신당할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며,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도망가 버리는 사람에게 의지하는 부분이 될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느끼게 하는 것보다 자신의 통제력과 자율성을 보호하는 것이 그들에겐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편식이 심한 아동은 본인의 어떤 자율성 파괴에도 끝끝내 저항해야 한다. 이 같은 저항이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바깥 세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단 하나의 방법이 된다. 이는 이들이 외부로부터 받는 영향력에 대한 저항은 애착불안이 근본이 되고 있는 이유이다.

▲김충렬 박사.

▲김충렬 박사.

4. 정리

편식이 심한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문의: www.kocpt.com
상담: 02-2202-3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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