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악 척결이나 샬롬 구현, 필요한 일이지만 구원의 본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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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개념에서 고민해야 할 점들 (2)

하나님의 선교 상정하는 구원,
물질적 빈곤과 정치적 억압 등
해방 포괄하는 매우 넓은 개념
중요한 윤리 과제나 본질 아냐

▲영화 <엑소더스> 중 한 장면. ⓒ영화사 제공

▲영화 <엑소더스> 중 한 장면. ⓒ영화사 제공

‘하나님의 선교’에서 강조하는 구조악 척결이나 샬롬 구현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고, 하나님의 구원이 충만하게 이뤄질 때 나타나는 한 모습이 될 것이다.

또 구원받은 교회는 당연히 구원받은 자로서 이 세상의 구조악 척결을 위해 투쟁해야 하고, 이 세상에 샬롬이 충만히 이루어지도록 헌신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이러한 것들이 구원의 본질인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본질의 사전적 의미는 ‘①사물을 그 자체이도록 하는 고유한 성질 ②한 사물이나 과정에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보편적이고 변함없는 요소들의 총체’라 할 수 있다.

즉 본질이란 그것이 없으면 사물이나 개념이 성립되지 않는 핵심 사항이다. 그렇다면 구원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즉 구원을 말할 때 반드시 있어야 할 핵심사항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선교 개념에서 상정하고 있는 구원 개념은 매우 포괄적이다. 물질적 빈곤에서의 해방, 정치적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소외 등으로부터의 해방 등을 모두 포괄하는 넓은 개념을 지니고 있다.

이런 개념으로 본다면 북한이나 이슬람권에서 철저히 자유를 유린당하고 헐벗고 가난한 상태에서 예수를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구원을 받은 사람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어떤 사람이 자유롭고 풍족한 삶을 살면서 아주 평안한 삶을 살고 있지만 예수를 믿지 않고 하나님께 아무런 관심이 없다면, 그는 구원을 받은 사람일까 아닐까?

바울은 여전히 종의 상태에 있는 성도에게 “종들아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기를 그리스도께 하듯 하라(엡 6:5)”고 권면하고 있는데, 하나님의 선교 개념으로 보면 종들은 구원을 받은 것이라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하나님의 선교 관점으로 본다면, 출애굽에서 하나님은 바로를 무너뜨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시고, 풍족히 먹을 수 있는 양식과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복지도 마련해 주셔야 온전한 구원을 주신 것이 아닐까?

이스라엘을 광야로 이끌어 배고픔, 목마름, 추위와 더위, 뱀 등의 공격 등에 노출시키면서 고생시킨 것이 과연 하나님의 선교 개념에서 생각하는 전인적 구원 모델이 될 수 있을까?

하나님의 선교 개념은 하나님이 의도하시는 구원의 본질적 차원과 비본질적 차원을 섞어서 혼합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구조악이 척결되고 샬롬이 넘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윤리적 과제임은 틀림 없지만, 그렇다고 구조악이 척결되고 샬롬이 넘치기만 하면 그 사회를 구원받은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점에서 선교학자 데이비드 보쉬(David J. Bosch)는 “에큐메니칼 선교신학에서 우리는 복음의 심각한 감소 및 변질을 접하게 된다”는 분석을 내놓았고, 김은수 교수는 “신앙의 이름으로 구원과 관련해 하나의 정치적·경제적 이데올로기를 제공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안승오 교수. ⓒ크투 DB

▲안승오 교수. ⓒ크투 DB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지구촌선교연구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How on earth Could Islam Surpass Christianity?, For the Future of the Lausanne Movement.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 『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 『로잔 운동의 좌표와 전망』 ,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주제 10가지』 등이 있다.

책 <예수께서 말씀하신 선교 주제 10가지>

이 책은 현대 선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으로 평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그 어떤 단체나 기구 또는 학자의 주장도 성경의 평가 앞에서 겸손히 서야 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정신이고 종교개혁의 모토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토트도 “제가 강조하려는 것은 전통이 성경의 비평에서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통에 특별한 권한이 주어져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전제 위에서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왜 선교가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가?‘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①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②삼위일체의 선교(Missio Trinitatis) ③그리스도의 선교(Missio Christi) 등의 필요성을 다룬다. 이러한 내용들을 통해 독자들은 기독교 선교의 기초와 방향을 명확히 파악하게 될 것이다.

2부에서는 오늘날 선교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핵심 주제 10가지를 선정하여, 그 주제들을 예수의 말씀에 근거하여 평가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이 주제들은 ①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뜻 ②예수께서 오신 이유 ③예수께서 주신 구원의 개념 ④하나님의 나라 ⑤선교의 우선순위 ⑥선교 방법 ⑦윤리적 과제 ⑧환경 이슈 ⑨종교다원주의 ⑩선교 명령 등이다. 예수의 말씀에 근거해 이 주제들에 대해 명확한 안목을 얻게 되면, 기독교 선교는 보다 더 성경적이고 효율적인 선교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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