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약사 특강, 정원 150명 중 147명 신청했는데 일방적으로…
김철홍 교수, 단톡방 등에서 강하게 항의
좌우 떠나 인기 강사이자 같은 교단 집사
또 ‘무지개신학교’ 오명 스스로 쓰려 하나
항의할 때마다 강사 교체? 나쁜 선례 돼
최근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한 학생들을 압박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운용, 이하 장신대)가, 이번에는 봄 신앙사경회 강사로 김지연 대표(한국가족보건협회, 에이랩아카데미)를 초청했다가 일부가 반발하자 취소하면서 다시금 논란을 겪고 있다. 김지연 대표는 성경적 성 가치관 운동에 가장 앞장서 온 인물이자, 장신대가 속한 예장 통합측 산하 온누리교회의 안수집사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장신대 내 대표적 보수 성향의 인물인 김철홍 교수(신약학)는 “왜 장신대는 무지개신학교라는 오명을 스스로 또 뒤집어 쓰려고 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신대원 사경회 교수들 단톡방 등에 올린 글에서 “장신대는 그 동안 무지개신학교라는 오명을 쓰고 있었고, 학교 내부 상황은 그런 말을 들어도 부족함이 없었다”며 “그동안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동성애 반대 운동을 하는 전문 강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들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번에 김지연 약사를 초청하여 강의를 들으면, 대외적으로 장신대가 무지개 신학교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학교 측에서 일부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김지연 약사 강의를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김지연 약사는 지난 15년간 전국을 다니면서 교회, 사회 단체 등에서 초교파적으로 반동성애 강의를 해왔다. 김지연 약사를 지지하는 분들 중 50%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다. 김지연 약사는 전라도 지역의 교회에서 가장 좋아하는 반동성애 강사”라며 “좌와 우를 떠나 동성애 반대 운동을 가장 열심히 해오신 분이며, 우리 통합측 교단 소속인 온누리교회의 안수집사”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경건교육처에서 누구인지 모르지만(제가 앞으로 밝혀내려고 한다), 일부 학생들의 말을 듣고 강의를 취소했다”며 “이미 김지연 약사의 강의는 150명 정원이었고, 그 강의를 듣기 원해 강의를 신청한 학생들 숫자는 147명이었다고 들었다. 강의 취소한 학생들의 숫자가 이보다 더 많은 건가?”라고 물었다.
김 교수는 “장신대는 김지연 약사의 강의를 취소함으로써 다시 장신대가 무지개신학교가 맞다고 주장하는 쪽에 무게를 실어주게 됐다. 저로서도 우리 학교가 무지개신학교라는 주장에 반박할 수 없게 됐다”며 “사경회 강사는 학우회의 추천을 받아, 경건교육위원회에서 심사하여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전체 교수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올라와서 경건교육처장이 보고하고, 전체 교수가 동의 제청하여 결정된다. 전체 교수회의에서 결정된 강사를 경건교육처장이 어떤 과정을 거쳐 취소하고 다른 강사로 교체했는지 지금은 밝혀지지 않았다. 경건교육처장의 단독 결정이건, 아니면 경건교육위원회의 결정이건, 이번 이 결정은 매우 지혜롭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그는 “왜냐하면 스스로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어, 안 그래도 장신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교단의 목회자와 장로님들, 그리고 평신도들을 다시 한번 분노하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이로써 대외협력처장이 교단 교회를 방문하면서 장신대 발전기금을 모금하는 일에 꽤 큰 걸림돌을 경건교육처에서 만들어 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일부 학생들이 반대하면 오기로 한 사경회 강사를 취소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으므로, 앞으로 사경회 강사와 특강 강사를 정해서 초청할 때마다 ‘저 사람은 극좌다, 저 사람은 극우다. 부르지 말라’고 경건교육처에 학생들이 몰려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사경회 때마다 좌와 우로 학생들이 나뉘어 누구는 부르지 말라고 목소리를 내게 되면, 앞으로 사경회를 통해 받는 은혜가 그나마 더 적어질 것이다. 교수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조차 일부 학생들의 목소리에 흔들리는 학교, 이런 학교가 과연 원칙을 갖고 ‘교육’이란 것을 해나갈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학교는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하고, 원칙을 지켜야 한다. 교수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을 일부 학생이 반대한다고 바꾸어 버리면 안 된다”며 “교수회의의 결정을 목소리 큰 소수 학생이 뒤집을 수 있다면, 학교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느냐? 조용히 수강 신청한 약 150명의 학생들의 의견은 왜 묵살되어야 하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