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진화론, 진화론 진영에서도 인정 못 받을 것”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하주헌 창조과학회 회장, 기독교학술원에서 발표

진화론 오류 지적, 비정상 취급
기원과학, 관찰 해석이 큰 비중
돌연변이 연관성 연구로 설명?
진화 확실 증거 아직 없어 모순

유전정보 전달, 규칙·약속 기반
우연 통해 생명체 출현, 힘들어
정확한 규칙 따라 창조가 타당
진화론 사실 아닌 데이터 해석

생명 기원 논쟁 현재 증명 못해
진화 증명, 물리·개념적 불가능
지식 증가, 모르는 부분 늘어나
생명 우연 출현 동력 가장 약해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생물학적 관점에서 진화론의 데이터 왜곡을 고발하고 유신진화론을 평가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은 3월 21일 오후 경기 과천 과천소망교회(담임 장현승 목사)에서 ‘유신진화론 반대 과학적 성경적 증거’를 주제로 제109회 월례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한국창조과학회 회장 하주헌 교수(경희대)가 ‘생물학적 관점에서 고찰한 진화론의 본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현재 모든 자연과학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은 진화론이다. 물질·우주 및 생명체는 무작위적 작용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목적 없이 만들어졌다는 진화론이 천문학·생물학·지질학 등 모든 자연과학의 패러다임”이라고 전제했다.

하주헌 교수는 “토마스 쿤(Thomas Khun)의 <과학혁명의 구조>에 의하면 자연과학 역시 사람의 사상 체계에 의해 막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쿤은 과학 발전이 점진적이 아닌 혁명적으로 바뀔 수 있고, 여기서 사람의 사상이 크게 영향을 미침을 지적했다”며 “현재 진화론의 오류를 지적하거나 자연과 생명체가 설계됐다고 주장하면, 반증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비정상 과학으로 취급한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역사적으로 이미 발생한 현상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가설을 세워 실험으로 반복 검증해 법칙이 되는 ‘실험과학’과 달라야 한다. 생명과 우주 기원에 관한 모든 가능성은 ‘창조와 진화’ 두 개념으로 수렴되고, 여기에는 실험과학이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분야를 ‘기원과학’으로 분류할 수 있고, 여기서는 실험보다 관찰에 대한 해석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진화론에 의하면 한 종(species)에서 다른 종이 만들어져야 하고, 이러한 과정을 종 분화(Speciation)로 표현한다. 진화론자들은 현재 다양한 종들이 ‘종 분화’로 탄생했다고 주장한다”며 “20세기 초 발표된 진화론 주장들은 잘못된 결론이 많아서, 21세기 최신 진화론 결과들을 고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먼저 북극해로 왕래가 자유롭지 못한 주변 갈매기가 북극해를 중심으로 서식지가 고리 형태로 달라져 유전적 변화가 축적되고 있다는 논문에 대해 “최근 정면 반박되고 있는 주장으로, 획기적으로 발달한 유전자 염기 서열 기술을 이용해 유전체를 완전히 해독한 결과 부정확한 결과임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네안데르탈인 유전체 분석에 성공했다는 스반테 페보 박사에게 202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여해, 많은 사람들이 인류 진화를 사실로 생각하게 됐다”며 “그러나 그의 네안데르탈 미토콘드리아 염기 분석은 단 1개 시료만 분석해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다른 뼈 시료 3개를 사용해 분석 불가능한 부분을 보충했다. 시료 수가 충분한 경우 결코 허용되지 않는 방법이자 실험 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료 수 부족으로 타 연구자에 의해 검증도 불가능하고, 4만 년 된 DNA의 오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2015년 26개국 2,504명 DNA 분석 결과 염기서열은 사람에 따라 0.1-0.6% 차이를 보였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 DNA 염기서열이 0.3% 차이가 난다는 이유로 사람의 근연종 혹은 조상 혹은 진화를 주장하는 해석은 완전히 수정돼야 한다. 오히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주헌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하주헌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하 교수는 “DNA 돌연변이도 진화의 동력이 될 수 없다. 돌연변이는 세포 복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뿐 아니라, 다양한 내외부 자극으로도 발생한다. 이러한 돌연변이가 발생할 때, 원래 염기서열로 복원시키는 다양한 복구 시스템이 존재한다”며 “DNA 돌연변이는 암 발병이나 유전병 발병 주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단순한 생명체가 복잡한 생명체로 변화한다는 진화론은 DNA 돌연변이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하지만, 현대 의학에서는 DNA 돌연변이가 생명체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학설이 이미 확립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화 과정에서 하등 생명체가 고등 생명체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새로운 유전정보 획득이 필요하고, 이 과정은 DNA 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서식지에 따라 부리 모양이 달라졌다는 다윈의 핀치새는 진화론의 핵심 아이콘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유전체 분석 연구에 의하면 부리 모양에 따른 아종(亞種·바로 아래 종)의 형태학적 분류와 유전자 분류가 일치하지 않았고, 유전자 차이로 부리 모양이 달라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다윈의 핀치새 외에도 기존 진화의 증거로 여겨진 낫 모양 적혈구와 말라리아, 진화 과정의 돌연변이 속도까지, 이 3가지 연구들은 생명체 진화를 진실로 전제하고 그 과정을 돌연변이로 설명해 보려는 시도였다”며 “그러나 생명체 내에 진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돌연변이 연관성 연구를 통해 진화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논리의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유전정보의 기원’에 대해서도 “생명체 유전정보 전달에는 DNA가 사용되는데, DNA에 변이가 생기면 유전정보 왜곡이 발생하고 그 결과 암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이 생겨난다. 정보는 정확한 규칙 혹은 약속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진화 과정을 통해 생명체가 발생하려면 특정 규칙에 기반을 둔 유전정보가 우연히 발생해야 하는데, 우연을 통해 물질과 정보가 발생하고 생명체가 출현했다는 진화론은 매우 설득력이 부족하다. 오히려 유전정보가 처음부터 완전한 형태로, 정확한 규칙에 따라 창조됐다고 하는 것이 훨씬 타당해 보인다”고 정리했다.

끝으로 유신진화론에 대해 “기독교 진영 일부에서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잘 확립된 이론이기 때문에 진화 이론을 수용해야 하고, 하나님의 창조 신앙과도 조화로울 수 있으며, 이러한 과학적 이론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는 비합리적 종교적 신념으로 비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유신진화론 주장을 요약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세상을 창조하셨고, 하나님께서 자연에 내재적으로 부여한 진화의 힘으로 생명체가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은 진화가 실제로 일어났는가”라고 반문했다.

하주헌 교수는 “위에서 살폈듯 진화가 일어났다는 확실한 과학적 증거는 없고, 진화론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 데이터 해석에 불과하다”며 “더구나 유신진화론은 신학적으로 많은 왜곡을 가져오고, 무신론 진화론에서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진화론의 핵심은 무신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신진화론은 기독교 진영에서도 무신론 진영에서도 인정되기 어려운 취약한 타협 이론”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생명 기원에 관한 창조론과 진화론 논쟁은 현대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할 수 없는 질문이다. 무에서 물질과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창조의 개념은 현대 자연과학 방법을 초월하는 주장이어서, 증명 시도조차 할 수 없다”라며 “진화론은 간단한 물질에서 우연히 복잡한 우주와 생명체가 발생했다고 주장해 자연과학으로 증명 가능한 논제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사실을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하기란 물리적·개념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결국 이 논쟁은 현재 존재하는 생명체와 자연의 기원을 어떠한 시각으로 해석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최근 과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생명체와 우주에 관한 이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그 본질에 관해 여전히 이해도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자연에 관한 사람의 지식이 증가할수록,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역설적 상황이다. 이렇게 정교하고 복잡한 생명체와 우주가 우연이라는 가장 약한 동력으로 만들어졌다는 진화론의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부족한 반면, 이러한 시스템을 창조주가 아직 우리가 알지 못하는 메커니즘에 의해 창조됐다는 해석이 훨씬 더 설득력 있는 결론”이라고 정리했다.

▲기념촬영 모습. ⓒ기독교학술원
▲기념촬영 모습. ⓒ기독교학술원

개혁신학으로 평가한 유신진화론

이어 우병훈 교수(고신대)가 ‘개혁신학의 관점으로 평가한 유신진화론: 우종학, 『과학시대의 도전과 기독교의 응답』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그는 “개혁신학은 인류의 혈통적 연대성과 통일성을 전제로 하는 동시에, 언약적 연대성을 가지고 원죄론을 설명하기에 아담이 모든 인간들의 공통 조상이고, 한 사람이며, 역사적 인물이라고 가르친다”며 “하지만 우종학 교수의 유신진화론은 아담 문제를 적절하게 다루지 못하고, 동시에 원죄론도 설명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우병훈 교수는 “그렇게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구원에 대한 성경적 신앙 역시 타격을 입게 된다. 아담이 모든 인간들의 공통 조상이 아니라면, 예수는 더 이상 인간 전체를 대표할 수 없게 된다”며 “유신진화론에서는 ‘참 사람’ 개념도 사라지거나 규정하기 매우 힘들어, 칼케돈 신경이 고백하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분’ 예수에 대한 이해도 상당히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개혁신학은 과학의 연구에 따라 어떤 중요 교리를 더 강화시키거나 약화시키는 우(愚)를 범치 않는다. 과학은 자신의 연구를 계속해 나감에 따라 항상 자신을 다시금 교정하기 때문”이라며 “진화 문제에 있어서도 개혁신학은 특정한 과학 패러다임에 매이기보다 좀 더 유연성 있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우종학 교수의 유신진화론은 과학의 연구 결과를 ‘일반계시’와 혼동하는 오류를 보여주고, 다윈주의 진화론과 자연주의의 틀에 너무 매여 반기독교적 세계관을 내포하고 있며, 주요 교리(아담론, 원죄론, 구원론, 신론, 인간론 등)에 있어 전통 개혁신학의 가르침과 심각한 불협화음을 일으키기에 개혁신학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나아가 이 사례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듯, 과학과 신앙을 조화시키는 시도들 가운데 유신진화론은 개혁신학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결코 될 수 없다”고 했다.

유신진화론, 아담의 역사적 실재성 부인

앞서 ‘유신진화론은 성경을 진화론에 맞추어 해석하여 아담의 역사적 실재성을 부인한다’는 제목으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우리는 다윈의 진화론, 나아가 신(新)진화론, 유신진화론을 배격해야 한다. 다윈의 진화론(evolutionism)은 관찰에 의한 종 사이의 진화라는 일반적 단선(unilinear) 진화의 비약적 결론이었고, 신진화론은 적자생존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특수 상황으로 고려하는 다선(multilinear) 진화의 비약 이론이자 가설”이라고 밝혔다.

김영한 박사는 “최근 유신진화론이 복음주의 좌파에서 나와 진화론을 성경과 화해시키려 하는데, 성경을 진화론 세계관에 맞춰 해석하는 타협 이론(compromise theory)으로 평가된다”며 “유신진화론은 인간의 발생을 진화의 산물로 봄으로써 인간 존엄성, 원죄 타락,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으로 인한 구원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우리는 성경을 우주와 인간 기원에 대해 기록한, 오류 없는 하나님 말씀으로 받고, 이에 근거한 성경적 창조론을 정립해야 한다. 유신진화론은 참된 성경적 정통신앙에서 벗어나게 하는 21세기의 위험한 시대적 사조”라며 “오늘날 과학과 신앙의 관계에 있어 네 가지 유형들, 갈등(conflict), 중첩되지 않는 교도권(NOMA: Non-Overlapping Magisteria), 융합(Fusion), 상보성(complementarity) 모델이 있다. 융합모델은 타협주의”라고 했다.

끝으로 “오늘날 창조과학자와 신학자들은 각 모델의 장단점을 성찰하면서, 과학적 성찰을 거부 배척하는 신앙지상주의적 배타주의(fideistic exclusivism)나 과학주의(scientism)에 기울어지는 인본주의적 타협주의(liberal compromism)가 아니라, 신앙과 과학의 고유 영역을 인정하고 과학적 탐구를 넘어선 창조의 오묘한 진리를 인정하고 탐구하는 상호보완적 통합주의(complementary integritism)의 길을 개척해야 할 것”이라며 “창조신앙에 입각한 겸허한 과학적 성찰은 이 세상 만물이 하나님의 오묘한 창조라는 증거를 실험과학적 성과를 통해 밝혀냄으로써 지성적이나 소박한, 성숙한 신앙에 이르게 한다”고 했다.

논평은 김병훈 박사(합동신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앞선 경건회에서는 교무부장 오성종 박사(전 칼빈대 신대원장) 인도로 이상직 박사(전 호서대 부총장)가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마태복음 22:21)’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또 ‘국가를 위하여’ 김송수 목사(동석교회 원로), ‘한국교회와 북한 구원을 위하여’ 김홍식 목사(생명나무교회),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정경상 목사(순복음예능교회)가 기도를 인도했다. 이날 포럼은 김영한 원장의 종합, 사무총장 박봉규 목사의 광고와 이상직 박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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