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담] ‘탄핵 반대’ 광장 나선 ‘91세 원로’ 박조준 목사
자유민주주의 아니면 공산화돼
공산주의 좋다? 북한으로 가야
목회자들, 하나님 뜻 사명 감당
공산주의는 거짓, 속아선 안 돼

한국교회의 대표적 원로 중 한 사람으로 91세의 노구를 이끌고 연일 광장에서 기도하고 말씀을 전하는 박조준 목사[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설립자]를 만났다. “대통령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는 박 목사는 “민심이 천심이라고 했다. 객관적으로 탄핵 반대 목소리가 큰가, 찬성 목소리가 큰가”라고 되물었다. 이북 출신으로서 몸소 공산주의의 폐해를 겪어 본 그는, 이에 대한 경각심을 잃어버린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안타까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다음은 박 목사와의 일문일답.
-연세도 그렇고 최근 건강 문제도 있으셨는데, 3.1절 여의도 집회와 3월 15일 광화문 집회에 잇따라 나가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는 정치는 모릅니다. 목회만 사명으로 알고 해 왔습니다. 다만 저는 해방 직후 오로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했어요. 제게는 자유민주주의가 무엇보다 소중해요. 그래서 예전에 카터(당시 미국 대통령)가 미군을 철수시킨다고 했을 때, 목을 내놓고 나섰습니다. 무식하지만 그저 제 방법대로 나선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면, 공산화되는 것 아닙니까? 뻔합니다.
공산화되면 예수 믿는 사람들은 목숨 내놓아야죠. 지금도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3분의 2가 예수 믿는 사람들이라고 하잖아요. 북한의 주적 다섯 부류가 있는데, 그 중 최상위가 바로 예수 믿는 사람이에요. 기독교는 공산주의의 적입니다. 칼 마르크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아편이란 잠시 고통을 잊게 할 뿐, 치료해주진 못하잖아요. 자유민주주의 아니면 공산주의입니다. 이걸 알아야 해요.
저는 5년 동안 공산주의 체제 아래 살아봤잖아요. 그런데 지금 북한은 어떻습니까? 지금 탈북민들이 (편하게) 자동차 타고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굶어 죽느니 탈출하겠다고 나오는 거예요. 두만강, 압록강 건너다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요. 요새 공산주의가 좋다는 사람들 있는데, 북한으로 보내면 좋겠어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 다 옛날 일 아니냐면서 ‘극우’라고 합니다.
“아닙니다. 성경적으로 말하면, 공산주의자는 거짓말쟁이입니다. 아담과 하와에게 하나님께서 말씀을 주셨는데, 뱀이 꼬드기지 않았어요? ‘동산 과일을 다 먹지 말라고 하셨냐’고 묻죠. 뱀이 몰랐을까요? 마음을 떠 보는 거예요. 다 먹어도 되는데 저 열매만 먹지 말라고 하셨다고 하면, ‘왜 못 먹게 했을까? 먹으면 자기처럼 될까 봐 그래’ 하는 식이죠. 마음 속에 불만과 불신을 키우는 거예요.
사람 마음이 먹지 말라면 더 먹고 싶고,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잖아요? 그랬더니 여자의 마음속에 하나님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생겼죠. 여자가 ‘먹으면 죽을까 하노라’ 답했습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죽으리라’고 하셨어요. 불만과 불신이 있는 곳에 반드시 시험이 옵니다. 오늘날도 그래요. 많은 국민들에게 있는 불만과 불신, 한을 이용해요.
그렇게 선악과를 따 먹었더니, 하나님처럼 됐어요? 아니죠. 이게 공산주의이고, 마귀입니다. 공산주의의 조상은 마귀입니다. 마귀의 영은 거짓입니다. 요즘에도 거짓말 해놓고 책임지는 거 봤어요? 지금 국회에서 행정부 각료들 탄핵시키지만, 헌법재판소에서 다 기각되고 있죠. 그런데 그 의원들 미안하다는 말 들어봤어요?
탄핵으로 국가적 손실이 얼마나 많이 발생했어요? 의원들 변호인단 비용은 국비로 냈다면서요? 이런 도둑놈들이 어디 있어요? 거짓말을 떡 먹듯 해요. 미안한 말이지만 그 사람들, 반미 하고 미국 대사관에 불 지르다 아들 딸은 어디 보냈어요? 러시아? 중국? 미국에 보냈죠. 앞뒤가 안 맞잖아요. 이런 모순 속에 사는 사람들이에요.
공산주의는 자기 모순이에요. 국민들한테 25만 원씩 주자고 한다? 경쟁 사회인데, 사람들 거지 만드는 것 아닙니까. 공산주의죠. 자기 돈으로 줍니까? 웃기는 일이에요. 속아선 안 됩니다.”

-최근 목사님께서 이런 국가적 위기와 나라의 혼란 가운데 침묵하는 목회자들에게 호통을 치시는 영상이 화제가 됐습니다.
“목사님들이 들으시면 좀 섭섭하실 수 있지만, 우리가 이 때를 위해 목사 된 것 아닙니까? 목사들은 영혼의 파수꾼이잖아요. 파수꾼의 사명은 성 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생명을 책임지는 것입니다. 적이 쳐들어 오는지 감시해야죠. 적이 나타났을 때는 외쳐야겠죠. 파수꾼이 잠을 자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요? 역사적으로 난공불락의 성들이 함락된 이유는, 파수꾼들이 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성은 누구도 쳐들어오지 못한다, 안전하다’며 자고 있을 때를 노려서 적들은 넘어옵니다.
우리 영혼이 그래요. 저도 목사이지만, 목사들이 깨어나면 좋겠어요. ‘별일 없고 편안한데 왜들 그러냐’ 하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오죽하면 ‘우리 목사님이 바로 말씀해 주면 좋겠는데…’ 하고 교인들이 안타까워해요. 왜 못할까요? 교인들 중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이런 말을 하면 저 사람들 나갈 텐데 하기 때문이죠. 눈치 보느라 못 하잖아요.
또 어떤 목사님은 특정 교인들에게 꽉 잡혀 있어요. ‘이렇게 하면 나를 오른팔처럼 돕는 분이 안 좋아해서 못한다’고 하세요. 큰 교회 목사들도 그런 사람들에게 꽉 잡혀 있어요. 훌륭한 목사님들이 다른 말씀을 못 하고 그저 회개하라고 해요. 답답합니다.
어쨌든 큰 교회가 영향력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나서면 한국교회가 달라질 거예요. 작은 교회들은 그들대로 ‘큰 교회 목사님도 가만히 있는데, 내가 해서 뭐해’ 하고 가만히 있어요. 이걸 깨야 합니다. 벙어리가 돼선 안 됩니다. 한국 목회자가 10만 명이라는데, 10만 목회자가 일어나면 공산화는 어림도 없을 것입니다.”
목사들, 공의와 진리 편에 서야
예수님도 자기 대신 하나님 뜻
이해관계 얽매이면 장사꾼 불과
전한길 강사 감동, 틀린 말 있나
-그래도 최근 나라를 지키겠다고 나서는 사람들 중 기독교인들이 많습니다.
“그럼요. 본래 그렇습니다. 목사도 사람인지라 무언가의 영향을 안 받는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바울은 말씀했습니다. ‘내가 사람을 기쁘게 하랴, 하나님을 기쁘게 하랴? 내가 사람을 기쁘게 한다면 하나님의 종이 아니니라’.
우리는 하나님이 세우셨고, 하나님께서 시키신 심부름을 해야죠. 그것은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라는 거예요. 그러므로 우리는 공의와 상식, 진리의 편에 서야지, 그 반대에 서면 안 되잖아요. 그 반대를 보고도 가만히 있으면 동조하는 거예요. 과거 순교자들이 왜 순교했어요? 예수님께서는 왜 십자가에 못 박히셨어요? 바리새인들 옳다, 잘한다 그랬다면 예수님은 십자가 안 지셔도 됐을 것입니다.
예수님도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신 것을 기억하시죠? 하지만 그다음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하고 덧붙이셨죠. 기도라는 건 내 뜻이 아닌 하나님 뜻대로 이뤄지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뜻이 우리 삶의 목적이고 사명이지, 이해관계에 얽매이는 건 장사꾼에 불과해요. 손해가 되더라도 하나님의 뜻이면 나서야죠.
우리가 가는 길이 공의의 길이냐 사익과 잘못된 길이냐, 진실의 길이냐 거짓의 길이냐, 이걸 따져야 합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케 하지, 거짓이 자유케 하는 건 아닙니다. 거짓을 따라가면 죄의 노예가 될 뿐이에요.”

-그런 기독교인들 중 애정을 갖고 격려해 주고픈 후배들이 있으신가요.
“한국사를 가르치던 전한길 선생이 나선 것을 보고 감동받았어요. 그분도 신앙을 가졌다고 하죠? 목사가 볼 때도 나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목사 100명, 1000명보다 나아요. 들어 보니 그분 연봉이 60억 원이고 세금을 1년에 27억 5천만 원 내는데, 그걸 포기하고 나라 바로 세우겠다고 나섰잖아요. 꼴들 보니 돼먹지 않았겠죠.
그분이 그런 것들을 있는 그대로 지적하는데, 틀린 말이 있어요? 사실이 아닌 말이 있어요? 정확하지 않은 말이 있어요? 허튼 말이 있어요? 거짓말한 게 있어요? 그분이야말로 사명을 감당하고 있어요. 참 귀합니다. 우리 목사들이 그분의 10분의1이라도 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해요.
공격하자는 말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사실대로만 말하면 좋겠어요. 굳이 공격 안 해도 돼요. 선거관리위원회 보세요. 대법관 출신들이 다 맡는다는데, 더 이상 올라갈 데도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데 감사원에서 잠깐 감사했더니 규정 위반사항이 878건 나왔다면서요. 그래서 따졌더니 ‘우리는 과거부터 가족 회사입니다’라고 하잖아요.
저는 100번을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안 됐어요. 유식한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 건가요? 그게 말이 돼요? 더구나 국회에서 국민들 앞에서 한 말이잖아요. 저도 나라에 세금 내고 살지만, 국민 세금으로 그 따위 사람들 먹여서야 되겠어요?
선관위가 그러니 선거 관리도 부실했을 거 아닙니까? 조사해 봐야죠. 국민들 의심을 풀어주는 게 할 일 아니에요? 부끄러울 게 없으면 당당히 내놓으면 되잖아요. 표를 광주리에 담아 놓고, 어느 미개한 나라도 그렇게는 안 할 거예요. 그래서 조사해 보자고 하니 그런 일 없다고 믿어 달래요. 그걸 어떻게 믿어요?”
-집회에서 축도하고 말씀을 전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너무 감격스러워요. 더구나 젊은 학생들이 전에는 교수들이 가르치는 대로 들었는데, 대학생들이 다 똑똑하잖아요. 보니까 돼 가는 꼴이 이치에 맞지 않았죠. 우리가 속았구나 한 거죠. 깨닫고 지금 일어나는 거 아니에요?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이승만 대통령이 이기붕 씨 가족들 때문에 눈이 어두워지고 귀가 막혀서 독재를 하게 됐죠. 그분이 사실 독재할 사람은 아니었어요. 결국 4.19가 일어나서 대통령직을 자진 사임하면서 한 말씀이 있어요. ‘저항하는 국민을 가진 나라는 망하는 법이 없다’, 저는 이 말을 잊지 못해요. 비록 그만두면서도 바른 말씀을 하셨죠.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라요.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이 각하되겠지만, 만약 혹시나 인용이 되면 4.19 같은 일이 다시 안 일어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전한길 강사 말대로 ‘국민 저항권’을 막아서면 불행한 일이 생깁니다. 이 나라에서 자유민주주의는 살아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돼 윤 대통령이 복귀한다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윤 대통령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나요. 요즘 ‘계몽령’이라고 한다는데, 저도 그렇게 믿습니다. 정말 쿠데타 같은 걸 시도하려 했다면, 군인만 수만 명을 동원했어야죠. 150-200명만 보냈다는 건 알리려는 의도였던 거죠. 국회의원이 300명인데, 200여 명이 어떻게 끌어내겠어요?
오죽하면 그랬을까, 대통령 심정을 이해하죠. 정말 속이 답답할 거예요. 손발이 묶여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형편으로는 저 국회를 뒤집어 엎기 전에는 윤 대통령이 아무 일도 할 수 없어요. 어떻게 할 수 없죠. 그래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제안했지만, 국민의힘 의원들부터 총사퇴해서 국회의원들을 다시 뽑았으면 좋겠어요.
성경 말씀에 ‘묵은 땅을 기경하라’고 하신 것처럼, 다 갈아 엎어야 해요. 그래서 새 술은 새 부대에, 새 집을 지어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온 국민이 대통령 하시는 일을 전적으로 밀어주길 바라요. 그분이 자식이 있습니까?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기 목 내놓은 사람 아니에요. 제대로 세워주면 좋겠어요.”
-끝으로 한국교회 지도자들이나 성도들한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에스더가 왕후로서 편안히 있을 수 있었잖아요. 그러나 모르드개가 그를 일깨웠어요. ‘이때를 위해 왕후가 된 것을 모르느냐?’ 그래서 ‘죽으면 죽으리이다’는 각오로 함께 기도한 후 왕에게로 나아갔더니,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이려고 설치한 망대에서 결국 자신이 죽었잖아요. 그런 일이 생길 것입니다.
우리 목사님들이 일어나야 할 때입니다. 이때를 위함이 아닙니까? 꼭 부탁드리고 싶어요. 안 그러면 부끄러운 역사의 존재로 남을 것입니다.”
1934년 평남 강동에서 태어나 구순을 넘긴 박조준 목사는 해방 후 공산주의 치하에서 지내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했다. 서울대 문리대와 장로회신학대학교,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경직 목사에 이어 서울 영락교회를 담임했으며, 갈보리교회를 개척해 2003년까지 목회한 후 2013년 웨이크(국제독립교회연합회)를 설립했다. 웨이크사이버신학원 명예총장, 아주사퍼시픽대학교 명예박사다.
1980년대 서슬 퍼런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도 강단에서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했고, 이후 ‘교단 정치’의 폐해에도 맞서 왔다. 요즘도 직접 차량을 운전하는 박조준 목사는 매달 후배 목회자들을 위해 목회와 설교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곧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