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님들 생애와 사역, 열매가 이 길 위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총 4가지 코스 ‘신촌 순례길’ 지정

1코스: 양화진묘원-신촌성결-연세대
2코스: 신촌성결-이화여대-동막교회
3코스: 성결교회 역사 유적 찾는 길
4코스: 신촌-증도 이성봉 부흥의 길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 초기 선교사와 믿음의 선진들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는 총 4가지 코스의 ‘신촌 순례길’이 지정됐다.

순례길 1코스는 총 4.4km로,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출발해 극동방송과 서교동교회 언더우드기념관을 지나 노고산동 신촌성결교회를 거쳐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가 기념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2코스는 총 5.8km로, 이성봉 목사의 모노드라마를 관람하고 신촌성결교회를 출발해 연세대 언더우드가기념관을 지나 이화여자대학교를 거쳐 동막교회에서 종료된다.

3코스는 일명 ‘성결교회 역사의 길’로, 아현성결교회 경성성서학원을 출발해 황토현-무교동전도관-성결교회 설립지, 구리개전도관-체부동교회, 신수동교회를 지나 신촌성결교회로 도착하며 성결교회 주요 유적지들을 돌아보는 여정이다.

4코스는 ‘이성봉 목사 부흥의 길’로, 신촌성결교회를 출발해 임마누엘기도원, 수원교회와 목포북교동교회를 거쳐 땅끝 신안 암태교회와 임자도교회를 거쳐 증도까지 이어진다.

코스 중 신촌성결교회를 방문할 경우, 이성봉 목사 모노드라마와 역사관을 관람한 후 카페에서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신촌 순례길.

▲신촌 순례길.

전국 12곳 순례지 스토리·순례길 조성
전국 산재 유적지들 하나씩 꿰니 작품
사람들 힐링시키고, 영감 만드는 역할
영성 있는 순례길, 올레·관광지와 달라
엠마오 가던 두 제자처럼 가슴 뜨거워
걸으며 다시 소망과 생명 주님 만나길

‘신촌 순례길’ 출범 기자간담회는 3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개최됐다. 앞선 1부 감사예배에서는 박노훈 목사 인도로 권철 목사(서교동교회)의 기도에 이어 우영수 목사(서교동교회 원로)가 ‘역사의 향기 따라(사사기 21:19-21)’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축도했다.

2부 간담회에서는 한국순례길 상임이사 임병진 목사 사회로 소개 영상을 시청했다. 임 목사는 “설립된지 2년째로, 전국 12개 지구에서 순례지의 스토리와 순례길을 조성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문화를 만들고, 유네스코 근대문화유적 등록까지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임병진 목사는 “가톨릭에 비해 개신교 순례길은 늦은 감이 있지만, 힘을 합쳐서 새로운 순례 루트를 만들어낸다면 한국교회에 새로운 빛을 비출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서울 신촌 일대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지역이라 순례길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익 목사가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정익 목사가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인사말을 전한 한국순례길 고문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는 “전국적으로 기독교 유적지를 비롯해 역사와 숨결이 남은 곳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유적지가 구슬처럼 흩어져 있었는데, 하나씩 꿰어보니 작품이 되고 명승지가 됐다”며 “한국 기독교 순례길은 사람들을 힐링시키고 영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익 목사는 “지방에는 순례길이 활성화됐지만, 서울에는 아직 구슬만 많이 남아 있었는데 잘 꿰지 못해 그동안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이번에 마침내 좋은 작품을 만들게 됐다. 무지한 조선 여인들을 깨우치기 위해 설립된 이화학당과 연희학교, ‘한국의 무디’ 이성봉이 전국을 다니며 성령의 불을 일으킨 곳들, 그리고 양화진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역사와 흔적이다. 이러한 구슬들을 잘 꿰는 계기가 마련되어서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밝혔다.

한국순례길 전재규 이사장은 “대구 기독교 역사를 3년간 연구하면서, 성결교회 역사도 소상하게 기록했다. 대구에서 성결교회가 잘 알려져 있진 않은데, 순례길에 있는 봉산성결교회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순례길이 1년 만에 12개 지부가 생겼고 전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재규 이사장은 “순례길은 관광길이 아니다. 순례길에는 영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레길이나 관광지와 다르다. 관광은 한 번 가면 다시 오지는 않는 곳”이라며 “반면 영성이 있는 순례길은 어려운 일 있을 때마다 다시 찾게 된다. 복음으로 남북이 통일되면 이미 계획해 놓은 금강산 순례길을 함께 걸으며 가나안을 향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서울지부장 박옥배 장로는 4가지 코스의 신촌 순례길과 주요 거점들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선교 140주년에 왜 신촌 순례길인가”라며 “1885년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한국에 도착한 지 70년째 되는 1955년, 이성봉 목사 사택에서 창립예배를 드린 신촌성결교회가 올해 70년을 맞이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노훈 목사가 의의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박노훈 목사가 의의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순례길 출범에 대해 박노훈 목사는 “신촌 순례길은 잘 아시듯 선교사님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 연세대와 이화여대, 선교사님들이 안식하신 양화진선교사묘원, 그 사이사이 선교사님들의 열매인 한국교회 부흥 벨트가 이어지고 있다”며 “선교사님들의 생애와 사역, 열매가 길 위에 있다”고 했다.

박노훈 목사는 “어제 교단 목사님들과 많은 사람들이 무심히 오가는 이 상업화된 길을 걸으면서,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를 생각하며 가슴이 다시 뜨거워짐을 느꼈다”며 “이 길을 걸으면서 다시 소망과 생명의 주님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한국교회가 절망에서 소망으로, 사망으로 영생으로 변화를 경험하고 부활의 증인이 되길 기도하고 바란다”고 전했다.

축사도 이어졌다. 연세대학교 교목 김동환 교수는 “귀한 순례길 속에 연세대가 있고, 언더우드가기념관을 주요 지점으로 넣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도 학교를 다닐 때는 교내에 기념관이 있음을 잘 모르고 졸업했다가, 교목이 되고서야 뒤늦게 알게 돼 수업 중 학생들과 직접 기념관을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하 양화진) 담당 김호현 목사는 “양화진은 선교사들의 헌신과 눈물을 묵상하고, 그들을 보내주신 주님께 흐트러졌던 초점을 맞추게 하는 좋은 매듭짓기의 현장”이라며 “1백만 명이 찾아오는 명실상부한 기독교 성지가 된 요인을 생각해 보니, 조선 사회를 변화시킨 주님의 손길을 이 시대에도 경험하고 자신도 주님의 귀한 도구로 쓰임받겠노라 결단하기 위해서 아닐까”라고 전했다.

국회조찬기도회 지도위원 장헌일 목사는 “다음 세대들이 역사적 성지 순례의 길을 통해 차별과 아픔과 가난을 이겨낸 역사를 계승하길 바란다”며 “국가유산청이 5월 출범했다. 등록된 불교 사적은 970곳이나 되지만, 기독교는 3곳에 불과하다. 전통문화도 의미가 있지만, 근현대사의 주인공인 기독교 종교유산의 귀중함도 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순례길은 천혜의 자연 힐링 요소와 유서 깊은 종교 자원, 역사유적이 어우러지는 순례길을 조성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지속가능한 길을 유지 관리 및 활성화를 통해 국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힐링을 넘어 영성으로, 방랑자에서 순례자로’라는 슬로건으로 12개 지부가 조직돼 있다. 화진포 셔우드 홀 기념관을 중심으로 한 금강산 통일 순례길(강원고성), 배재학당 중심 정동 순례길(서울), 아펜젤러 중심 인천강화 순례길(인천강화), 물길 따라 충주 호수 순례길(충주), 금강 포구 순례길(충남), 예수병원 중심 전주 순례길(전주), 전킨·드류 선교사 중심 군산 성지 순례길(군산), 청라언덕 중심 순례길(대구), 양림 선교동산 중심 마룻바닥 부흥 체험길(광주), 손양원 목사 중심 감사 순례길(전남동부), 문준경 전도사 중심 12사도 순례길(목포신안), 이기풍 목사 중심 제주 순례길(제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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